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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신의 아들 #5. 마음의 상처 <상>

칼럼니스트 이민우 승인 2018.09.01 09:00 의견 0

“한정조 15... 김형통 12...”

정조는 떨고 있었다. 믿기지 않았다. 정조는 초등학교 입학한 후 처음으로 반장에 뽑혔다. 그것도 인기 많은 김형통을 이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어제 소견 발표 준비를 도와 준 누나 정혜의 덕이 컸다.

“축하해! 정조야. 그리고 형통이도. 둘이 이제 반장과 부반장이야. 둘이 힘을 합쳐서 우리 반을 아름답고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로 만들어 줄 수 있지선생님이 말했다.

“네! 선생님. 그럴게요.” 정조는 대답했으나 형통이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이 반장 사건은 정한의 교회에 큰 분란으로 이어졌다. 만수 장로의 손자 형통이가 정조에게 졌다는 이유였다. 만수 장로는 곧장 정혜 사모를 불렀다.

“저기... 정혜 사모... 지금 형통이가 매우 힘들어하네. 그리고 누가 소견 발표를 도와줬는지는 몰라도 반장감은 정조보단 형통이가 나을 거라 생각하네. 같은 반 아이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거야. 그렇게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 하면서 반장 엄마의 역할을 할 수 있겠어 반장 엄마는 학교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서야 하는데 말야...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제 교회도 어느 정도 월세를 내야할 거 같아... 남들 시선도 있고 해서...”

“네. 잘 알아들었어요. 장로님!” 노인네 만수 장로의 말에 정혜 사모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실은 정조가 반장 후보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정혜는 하루 종일 웃음을 띠고 있는 아들 정조를 불렀다.

[칼럼니스트 이민우 / 마곡 生글독서논술학원장 , 세상의벗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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