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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 In 호주(2)] 호주 워킹홀리데이 준비하기

칼럼니스트 레이첼 승인 2019.01.17 13:20 의견 0

"응 나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했는데"

얼떨결에 호주를 가게 됐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느긋하게 유학원을 통해 상담도 하고 예산을 짜며 준비하려던 것과 달리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여전히 용기는 안 났지만, 이쯤 되니 판단은 확실히 섰다. 지금이 기회라는 것.

설렘보다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일까 준비하는 과정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같이 워킹홀리데이 가기로 했던 친구는 나중에 갈 거라며 살짝 발을 뺐다. 그래도 어쩌겠나. 결정을 했으니 나 혼자라도 가는 수밖에.

세상 참 좋아졌다. 준비는 유학원에서 다 해주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입금할 금액을 어머니께 말씀드려 학비를 납부하고 짬날 때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를 찾아보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한껏 키우는 것뿐이었다. 그 와중에도 남들 앞에서는 당당해보이고 싶어서 이렇게 속 타는 마음은 나와 내 일기장만이 간직하기로 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설명회도 들으러갔다. ‘어학원에서는 인풋을, 그 외 시간에는 아웃풋을 해라’, ‘해외에서 한국인들끼리 연애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공원에 혼자 앉아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공략해라’ 등등 소소하지만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까짓 거 나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용기도 충전했다. 이만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깊어질수록 고민만 늘지.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최종적으로 내가 할 일은 주위 사람들에게 워킹홀리데이 가는 사실을 알리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비자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세컨비자를 딸 계획도 있으니 짧으면 1년, 길면 2년을 못 볼 텐데 호주가기 전에 얼굴 한 번씩은 봐야지.

이때의 상황은 꽤 재미있게 기억에 남았다. 몇 년 전부터 워킹홀리데이 갈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는걸 보다 못한 한 친구가 이렇게 대꾸했다. "야 일단 비행기 티켓 끊고 얘기해."

그럴까 그러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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