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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국가론(5)] 블록체인과 민주주의, 투명성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3.25 09:00 | 최종 수정 2019.07.16 18:30 의견 0

지난 회에서는 “작기에 강한 블록체인 국가”를 언급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앙집권 시스템이 유리했으며 그 규모가 국가의 힘이었고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아주 오랜 역사를 거쳐 중앙집권적 사회와 국가가 형성되었기에 이런 경향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한순간에 변화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탈중앙을 외치며 등장한 블록체인은 규모가 큰 사회나 국가가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과거에는 유리한 힘이 되었던 원인이 이제는 오히려 장애가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회는 지난 회에서 예고한 것 같이 블록체인 강국 6개국의 민주주의와 투명성을 살펴보고, 과연 이들 블록체인 국가에는 민주주의와 투명성이 잘 자리 잡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블록체인 강국과 민주주의의 관계

앞서도 설명했듯이 2017년 민주주의 지수를 볼 때 형식적으로나마 문제가 없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0여 개국에 불과합니다. 측정 대상국이 167개국이나 되는데 이 중 140여 개국은 기본적인 민주주의 제도조차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6개국의 민주주의 수준은 어떨까요

▲2017년 전세계 민주주의 지수 ⓒ 편집부


2017년의 민주주의 지수(참고로 한국은 20위)를 살펴보면, 블록체인 6개국 중 스위스가 9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몰타가 17위로 높은 순위에 있습니다. 이어서 에스토니아(30위), 리투아니아(37위), 싱가포르(69위), 홍콩(71위) 순입니다.

전체 167개국을 놓고 보면 압도적이진 않지만 6개국 모두 상위권에 속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결코 낮은 순위가 아닙니다. 그리고 특징이 하나 있다면, 아시아의 블록체인 국가들(싱가포르, 홍콩)이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에 있다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언론의 통제 등이 심한 국가로 사실상 독재국가입니다. 그런데도 상위권에 있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습니다. 홍콩도 중국으로 이양돼 20년 정도 지났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홍콩은 현재 중국의 통제를 받고 있고, 중국의 민주화 지수 순위가 136위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홍콩의 순위도 결코 낮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홍콩을 이전에 할양했던 영국의 순위가 14위라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토대로 볼 때 민주주의 지수가 높은 국가에서 블록체인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심증을 굳힙니다. 이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민주주의 순위가 높은 국가에서 꽃피울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 블록체인 강국과 투명성과의 관계

다음으로 투명성은 어떨까 각 국가의 투명성을 측정하기 위해 부패지수를 살펴보았습니다.

▲ 2017년 전세계 부패인식지수 ⓒ 편집부


2007~2017년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블록체인 6개국 중 스위스가 3위로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싱가포르(6위), 홍콩(13위), 에스토니아(21위), 리투아니아(38위), 몰타(46위) 순입니다.

우리나라는 51위인데,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보아도 모든 국가의 부패지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민주주의 지수에서는 여러 상황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차지했던 싱가포르(6위)와 홍콩(13위)이 부패지수 순위에서는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 상대적으로 낮은 민주주의 지수로 인한 감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위치에 있습니다.

민주주의 지수에 이어 국가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부패지수에서도 블록체인 6개국이 상위권이라는 점을 볼 때 투명성과 블록체인 발전국가 간의 상관관계도 성립한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소결론 : 블록체인은 민주적이고 투명한 국가에서 발전할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탈중앙화와 관련된 블록체인의 특성(민주주의, 투명성)이 발달된 국가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이 더 빨리 도입되고 발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예를 통해 알아볼까요

현재 비트코인 채굴 최대강국은 중국입니다. 채굴 강국이라고 해서 중국이 블록체인 강국은 아닙니다. 중국은 블록체인을 거부하고 통제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런 중국에 지난 회부터 이야기하고 있는 3가지 요소-탈중앙, 민주주의, 투명성-를 적용해보면 지금까지의 논의가 확실해 집니다.


첫째로 탈중앙입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큰 국가이면서, 공산당 1당 독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중앙집권 국가입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독립을 외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탄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국가가 탈중앙화 정신을 가진 블록체인을 국가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다음으로 민주주의 지수입니다. 중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136위로 최하위권에 위치합니다. 이 또한 블록체인 특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투명성을 말해주는 부패지수에선 77위로 블록체인 6개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합니다. 어떤 분들은 77위라는 순위는 167개국 중 중위권이므로, 생각보다 높은 순위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모든 인민이 평등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음을 전제한다면, 이 정도의 투명성 수준은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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