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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大?FREE?KA)’ (1)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42)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3.26 11:40 의견 0

이제 본격적으로 ‘대프리카’를 새롭게 써보자. 그저 더위만을 상징하는 ‘대구 + 아프리카’의 수준을 넘어서서 새로운 대구를 상징할 수 있는 언어로 정의해 보자.

‘대프리카(大FREEKA)’

대(大) : 크다

대구는 기본적으로 '크다'라는 이미지가 있다. ‘크다’는 물리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측면에서도 큼을 의미한다.

먼저, 물리적인 규모에 있어서 대구는 서울, 부산에 이은 대한민국 3대 도시이며, 인구도 광역시 수준에서는 서울, 부산 다음으로 많다. 면적은 오히려 서울(605.2km²), 부산(767.4km²)보다 넓다. 면적은 가장 넓지만, 인구는 제일 적다.(면적의 역순으로 인구가 많다) 그래도 대구는 대한민국에서 큰 도시이다.

다음으로는 정치적으로 ‘크다’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통령을 가장 많이 배출시킨 지역이며, 보수정치의 성지라고 할 정도이다. 대구는 대한민국 정치지형에서 큰 산맥이라고 할만하다.

현재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정치적 다양성이 공존해서 긴장감이 있는 편이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지만, 긴장관계가 심해지면 정치적 안정은 요원해질 수도 있다.

먼저, 단점을 생각해 보자. 단점은 구태의연함이다. 변화를 거부한다. 새로운 물결이 사방을 에워싸도 사람들은 급류에 휩쓸릴 때까지 자신의 터전에서 떠날 줄 모른다. 새로운 변화에 민감하지 못해서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선도하기는 힘들다(현재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래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크 아탈리는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에서 미래 예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새로운 세상에 대해 예측하고, 변화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예로, 대구는 단 한 번도 지방선거에서 다른 정당 후보가 단체장으로 선출하지 않았다(현재 자유한국당이 모든 단체장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 민주당 후보 1명이 당선했지만, 큰 변화라고 한다면, 섣부른 판단이다. 강남좌파라는 말이 있듯이 대구 수성구가 대구 강남좌파라는 별칭으로 통한다. 그렇다고 수성구 사람들을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유권자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단지, 20대 총선에서 일회적으로 더불어 민주당 후보를 더 지지했을 뿐이다.

2017년 대선 기간에 보수 정당이 분열해서 선거가 치러졌지만, 신생 정당인 바른 정당의 지지율은 높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 대통령(문재인)을 지지한 층이 더 많았다. 자유한국당은 그동안의 압도적인 지지율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지를 받아지만, 당시 대통령 탄핵, 여당 분열 등을 생각해 보면, 지지율이 낮다고만 할 수도 없다(자유한국당과 바른 정당의 합은 57%를 넘어선다). 지방선거를 앞두고서는 많은 경쟁을 예상케 하는 내용을 각 언론이 보도했었다.

다양한 정치적 색깔로 대구를 채색하는 일은 의미 있다.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는 가운데 발생하는 긴장, 그리고 긴장을 해결하기 위해 벌어지는 토론을 통해 사회는 성숙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도시의 특성이기도 하다. 도시는 사람을 끌어모아 밀도 높은 공동체를 만들고, 열린 공간, 광장이 있다면 거리 정치와 자유로운 발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후보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다. 물론, 대부분 유권자는 선거공약이나 유세 현장을 눈여겨보지 않을 것이다. 혹은 자신이 살고 있는 대구보다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을 수도 있고, 더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구청장 선거보다 대구시장 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정보가 정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현재,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하면서, 본인이 속한 작은 단위의 지역에 더 관심 갖기를 호소하기도 한다. 구글의 대표 에릭 슈미트는 이틀마다 문명의 발달 초기부터 2003년까지 인류가 생산한 것만큼의 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세대는 극도의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시대이면서 동시에 무한 연결의 시대이다. 새로운 연결은 새로운 공동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개인과 공동체 간의 긴장을 어떻게 상호보완적으로 유지할지가 중요하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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