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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사진따라-광주기행]치평동 - '빽바지집포차'

이정환 기자 승인 2019.04.04 15:44 의견 0

인터뷰를 하러 만날 지인이 광주의 명물 맛집을 예약했대서 약속 장소로 갔다. 그런데 이게 왠 일 겉모습이나 상호가 너무 별로인 거다.

동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실내포차의 모습이고 상호는 <빽바지집포차>라니 상호가 너무 유치하고 장난스러운 게 아닌가

▲ 외관은 여느 실내포차와 비슷하다. ⓒ 이정환 기자


안으로 들어서니 실내는 이미 손님들로 꽉 차있다. 주변 테이블의 안주를 훑어봤다. 그리고 메뉴판을 보니 남도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들이다.

▲ 메뉴판 ⓒ 이정환 기자


"이 집 음식들이 전부 간이 잘 맞고 주방 솜씨가 보통이 아니에요."라며 삼합을 주문한다. '역시 남도는 홍어삼합이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예상은 멋쩍게 깨졌다.

▲ 전라도의 여느 음식점에 비해 반찬이 많은 편은 아니다. 메인메뉴가 나오기 전에 서비스로 나오는 청국장이 맛있다. ⓒ 이정환 기자

이 집의 삼합은 소고기 차돌박이, 전복, 키조개 관자를 볶아내는 음식이다. 그 세가지를 잘 삭힌 깻잎에 얹고 마늘 한 조각을 막장에 찍어서 싸서 먹는데 식감이 훌륭할 뿐 아니라 고소하고 새콤하면서 전복의 풍미가 입안에서 확 풍긴다.


장흥 삼합은 소고기, 키조개관자, 표고버섯인데 이 집은 표고버섯 대신에 전복을 넣었다.

▲ 차돌박이 키조개관자 전복 삼합 ⓒ 이정환 기자

▲ 깻잎장아치를 깔고 삼합을 올린 후 마늘에 막장을 올려 싸 먹는다. ⓒ 이정환 기자


그 다음으로 주문한 안주는 바지락탕이다. 마침 요즘이 바지락이 제철이라 그런지 알이 실하고 탱탱하다.

다른 곳과 차이가 있는데 애호박과 홍당무가 듬뿍 들어가 있다. 함께 자리한 부부는 음식맛이라면 어디에 비해도 떨어지지 않는 정읍 사람들인데 국물은 마시며 연신 감탄을 한다.

나 또한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조개탕이나 바지락탕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다. 변산 바닷가가 바지락죽과 바지락탕이 유명한데 거기보다도 나으면 나았지 결코 쳐지지 않는 맛이다.

▲ 바지락탕은 지금까지 먹어 본 중에 최고였다. ⓒ 이정환 기자


물론 나물류와 몇 가지 반찬들도 간이 적당하고 입에 착착 감겼다. 입맛이 없을 땐 나물들을 넣고 비벼먹는 비빔밥이 입맛을 돋군다고 한다.

입담이 좋은 젊은 여사장이 빽바지를 입고 있다는 걸 나오면서 알게 됐다. 김두관 의원의 싸인이 벽에 있고 "빽바지를 거치지 않으면 정치인이 못 된다."라는 낙서를 보니 유명 정치인들이 자주 오는 집인가 보다.

김정숙 여사에게 여러번 음식을 보내드렸으며, 대통령 후보 시절의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청와대에 두어 번 초대받았다는 소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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