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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7. 웰빙-포용 도시 (Wellbing ? Inclusive City)로 나가자(2)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73)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5.14 11:56 의견 0

정치학을 전공한 필자는 보수의 개념을 에드먼드 버크에 두고 있다. 그의 사상을 우리나라 말로 바꾼다면, ‘온고지신(溫故知新)’(직역하면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다.’로 풀이할 수 있다)이다. 보수는 그대로 지킴이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지킬 것은 지키되 서서히 발적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의미로 볼 때 현재의 대구는 ‘보수(保守)’라고 하기보다는 ‘수구(守舊)’라고 할 수 있다.

‘대구 경북의 이해’에서는 현재 대구 사람들을 대상으로 통용하고 있는 보수적, 배타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수구적, 폐쇄적, 국수주의적 사고라는 뜻과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필자는 이러한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대구의 구호는 ‘창조’이지만, 창조를 위한 변화는 없다. 한 번은 동대구역에서 공유, 소통, 개방 등 좋은 단어로 구성한 선전 게시판을 봤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참 좋았다. 그러나 동시에 현재 부족한 부분을 드러낸 단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대로 된 소통 창구가 없으며,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폐쇄적인 현 상황을 보여주는 자기비판인 셈이다. 외지인이라는 그 자체만으로 대구에서 생활하기 힘들다면, 좋은 도시가 될 수 없고 발전 가능성도 없을 것이다. 좀 더 큰 맥락이긴 하지만, 에이미 추아의 ‘제국의 미래’에서도 과거 거대한 제국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관용’이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관용은 포용과 비슷한 의미이며, 둘 다 다양성과 개방성을 강조한다.

포용과 관용은 국가나 제국뿐만 아니라, 도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성장하는 도시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는 ‘뜨는 도시 지는 국가’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지역 정서가 강해서 외지인들이 그 정서로 파고들기도 어렵고 융합하기 쉽지 않다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이자 비트의 시대인데, 대구는 획일적이면서 원자의 시대를 고수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에 빨리 따라가고 전환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과 ‘관용’을 선행해야 한다. 이러한 포용을 바탕으로 모든 시민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웰빙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국가가 싱가포르다. 그 면적은 대구보다 작으나, 인구는 500만 명이 넘는다. 대구의 2배가 넘는다. 그리고 그중 30%가 넘는 사람이 외국인이다. 앞으로 600만 명 수준으로 인구를 늘리려는 계획인데, 당연히 외국 이민자들이 그 늘어나는 수를 차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싱가포르도 출산에 있어서 세계적인 초저출산 국가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초저출산 국가이며, 대구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대구의 인구는 2012년부터 조금씩 줄고 있다(대구시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2020년까지 260만 명 수준으로 늘리 기 위한 계획은 현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실적인 방법은 결국, 외지인들의 전입과 외국인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이민자를 꺼리는 이유는 이민자들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테러, 경제적인 악영향, 특히 취업과 관련해서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1975~2015년 미국에서 외국인이나 이민자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할 확률은 3,609,709분의 1이었고, 41년 중 30년 동안에는 사망자가 없었다. 이민은 테러 감소에 관계가 있으며, 세계은행은 선진국이 이민자 수를 3%만 늘려도 세계 빈곤층에게 추가로 3,050억 달러가 돌아간다 고 추산한다. ‘예정된 전쟁’에서는 문화적 공통성이 갈등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 ‘포용’과 ‘관용’의 마음이 더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때 ‘웰빙’도시가 될 수 있다. 대구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웰빙-포용 도시’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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