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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리제너레이션(10)] 문화예술공간 홍대거리의 성장과 쇠퇴

문화적 도시재생 1번지-홍대 ③편

김동복 기자 승인 2020.08.30 23:33 의견 0
(픽사베이)

홍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홍대 공간을 상업적이지 않은 순수한 예술가들의 경험을 담은 곳이자 한국의 인디 문화 발전 역사가 담긴 곳이라고 정의한다.

홍대 공간은 각각의 인디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공간, 클럽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예술 문화 공간, 다양한 카페가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홍대는 변화됐다. 기존의 소규모 카페 자리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대체하고,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판매하던 소규모 공간들은 대형 숍으로 바뀌었다.

◇‘홍대앞’의 성장과 쇠퇴

1990년 이후 댄스클럽과 라이브클럽이 홍대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획일화된 대중문화가 아닌 새롭고 대안적인 놀이문화를 찾던 이들의 문화해방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홍대 앞에 자리 잡은 독특한 카페, 대규모 클럽 등이 상업 자본과 결합하면서 소비위주의 상업문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의 변화를 이끈 것은 댄스 클럽의 형성이었다.

처음 홍대 인근에 형성된 댄스 클럽은 미술 작업실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작업, 술, 춤이 어우러지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초기 댄스 클럽은 외환위기 이후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 유학생들과 자본의 유입으로 성격이 달라졌다. 1990년대 말부터는 일렉트로닉과 테크노 음악 중심의 클럽에서 힙합 음악 중심의 클럽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홍대 상업화 과정 초기인 1990년대에는 상업과 문화가 함께 발전하는 형태를 보인다. 고급카페와 음식점, 세련된 프랜차이즈 점포 등이 홍대의 장소성을 형성하는 시기였고 독립문화, 대안 공간, 인디레이블 등이 더불어 성장하는 시기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클럽문화는 외국인들을 위한 관광 상품으로 선정됐고 2001년부터 개최된 클럽데이 행사는 유래 없는 성황을 이루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홍대 인근의 지대 상승과 상업화 논란은 2000년대 후반 가속화됐고, 지역 개발의 속도도 확연히 빨라졌다. 홍대 공간을 점유하는 상업 자본에 대한 저항이 부분적으로 지속되기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공의 지원이 증가한 이 시기가 ‘홍대앞’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부터 홍대앞 장소의 성격은 인디문화 공간에서 상업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홍대앞 상업화는 지속됐다. 지하철 6호선 및 경의 중앙선, 공항철도의 개통으로 유동인구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공항철도가 개통된 2010년 이후로는 홍대앞 유동인구가 더욱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며 상업화와 자본화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이 시기는 그나마 남아있던 홍대앞 예술문화와 인디문화까지 가파르게 위축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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