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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 켜진 홈런 주의보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1.04.08 14:05 의견 0
롯데 자이언츠 (사진 출처: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초반 연일 홈런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롯데는 4월 7일 NC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경기 초반 6 : 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 : 10으로 역전패 당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이 5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고 4회 초 상대 실책이 겹치며 잡은 득점 기회에서 4득점의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6회 말 박세웅이 흔들리며 3실점 했고 이후 불펜진이 연달아 실점하면서 승리 홈팀 NC에 극적인 역전승을 헌납했다.

NC는 전날 마무리 원종현이 무너지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고 경기 과정에서 선발 투수 송명기가 헤드샷 퇴장을 당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NC는 초반 전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선발 투수 이재학은 초반 부터 흔들렸고 전날에 이어 예상보다 일찍 불펜진을 가동해야 했다. 수비 역시 전날에 이어 불안했다. 타선은 포수 양의지가 전날 몸 맞는 공으로 수비를 할 수 없어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무게감이 떨어졌다. 이대로 패했다면 개막 3연패와 함께 팀 전체 분위기가 떨어질 수 있었다.

NC는 좌완 에이스 구창모가 긴 재활에 들어가며 합류 일정이 불투명하고 주전 유격수 노진혁이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역시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다. 이는 선발 로테이션 구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마무리 원종현마저 무너지면서 시즌 초반이 그들 계획과 달리 흘러가는 NC였다.

위기의 NC를 구한 선수는 중심 타자 나성범이었다. 나성범은 7회 말 4 : 6의 열세를 7 : 6으로 뒤집는 3점 홈런에 이어 8회 말 승리를 굳히는 3타점 2루타로 팀의 10 : 6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더해 NC는 4번 타자 양의지의 솔로 홈런, 5번 타자 알테어의 2점 홈런까지 중심 타자 3인의 3개 홈런으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바꿔 말하면 롯데는 상대 홈런포에 무너지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SSG와의 개막전부터 상대 홈런포에 쉽게 실점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개막전에서 롯데는 SSG의 중심 타자 최정, 최주환에게 각각 2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패했다. 4월 6일 경기에서도 초반 5 : 1로 무난히 앞서가던 경기를 중반 이후 상대 추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5 : 5 동점을 허용했다. 그 과정에서 상대 중심 타자 알테어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이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9회 초 한동희, 안치홍의 홈런포가 폭발하며 10 : 5 승리를 했지만, 지키는 야구에서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4월 7일 경기에서는 상대 홈런포에 무너지며 경기를 그르쳤다.

롯데 마운드의 피홈런에 대한 문제는 지난 시즌에도 지적됐다. 롯데는 2019 시즌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을 당시 많은 볼넷 허용과 폭투 등으로 고심했다. 취약한 포수 포지션의 문제가 크게 영향을 주었지만, 마운드의 난맥상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2020 시즌 롯데 마운드는 볼넷 허용수를 크게 줄이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 피홈런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 피홈런은 특히, 승부처 고비에서 자주 나왔다. 이는 허망한 패배의 수를 늘리며 팀의 상승 동력을 떨어뜨렸다.

2021 시즌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지나치게 많은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3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롯데의 피홈런은 8개가 된다. 경기당 2개 이상이다. 더 큰 문제는 피홈런은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4월 7일 경기에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구승민이 나성범에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에 이어 구승민을 6회부터 빠르게 마운드에 올려 리드를 지키려 했지만, 구승민은 기대와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구승민 전에는 올 시즌 가장 기대하는 불펜 투수 최준용이 홈런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에이스 스트레일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아직 3경기 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롯데는 피홈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경기 후반 불펜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볼 배합이나 구종 선택이 읽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롯데 불펜진은 뛰어난 구위의 투수들이 많지만, 다양성 부족이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롯데 필승 불펜 조를 구성하는 구승민, 박진형, 최준용은 모두 우완 투수들이다. 구승민과 박진형은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고 있고 최준용은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한다. 강약을 조절하는 투구 유형이 아니다. 이는 구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통타 당할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들에 대한 상대 팀의 분석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투구의 패턴도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들을 뒷받침하는 불펜 투수들 역시 비슷한 투구 패턴이다. 좌완 김유영이 있지만, 제구의 불안으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4월 7일 경기에서도 김유영은 상대 좌 타선을 막아내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 NC 나성범에 8회 말 3타점 2루타를 허용한 것도 김유영이었다. 김유영을 앞으로 경기에서도 박빙의 순간 좌타자 상대로 마운드에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하는 결과였다. 김유영을 배제한다면 롯데는 우투수만으로 불펜진을 구성해야 한다. 이는 승부처에서 마운드 운영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만약, 피홈런으로 인한 마운드 불안이 계속된다면 시즌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2021 시즌전 전망에서 롯데는 마운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다. 선발 마운드는 5인 로테이션에 더해 김진욱, 서준원이라는 선발 투수 자원이 더해졌다. 불펜진 역시 많은 자원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마운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포수진 역시 내부 경쟁으로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시즌 시작 후 롯데 마운드는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타선은 이대호, 전준우, 정훈의 중심 타선이 활약하면서 높은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백업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눈에 띈다. 달라진 경기력이 기대되는 롯데였지만, 초반 마운드는 애초 구상도 다른 흐름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는 모드 팀들의 공통적인 문제다. 시범경기 기간 롯데 마운드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피홈런이 많아진다는 건 상대가 그만큼 잘 대비를 한다는 점이기도 하고 기술적인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코칭이나 경기 운영 등에 대해서도 한 번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롯데로서는 빠른 시일 내 피홈런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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