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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알자] 선거 앞둔 자민당 내부의 세력다툼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승인 2021.08.05 14:21 의견 0

◆ 올림픽 실패로 스가 정권 지지율 하락

‘닛케이’와 ‘테레비 도쿄’ 7월 공동 여론조사(7월 23~25일) 결과를 보면 내각 지지율은 스가 취임 이후 최저인 34%(불지지 57%)였다. 가장 호재가 되어야 할 올림픽이 악재가 되었고, 승부수를 걸었던 백신도 공급지연으로 지지부진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일본에서는 ‘아오키율(青木率)’란 용어가 있는데, 내각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을 합한 것을 말한다. 합한 수치가 ‘50’을 넘지 못하면 정권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아오키율’만이 아니라 정권 지지율이 2할대로 하락하면 위태롭다고도 한다.

자민당 총재임기는 9월 30일, 중의원 의원임기를 10월 21일까지 남기고 있는 가운데 가장 낮은 아오키율은 ‘50.7’까지 하락하였고, 7월초 조사한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29.3%까지 하락하였다. 결국 스가 정권이 불안한 상태, 즉 리더십 붕괴가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 Collateral Damage(부수적 피해)로 단순하게 생각한 스가 정권

또한 스가 정권은 이번 도쿄 올림픽 코로나19 확산을 Collateral Damage(부수적 피해)로 생각하는 듯하다. 7월 25일에는 전국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5,017명이었고, 올림픽 개최중인 도쿄도 일요일에 감염자가 1,763명이었다.

게다가 지금 긴급사태선언이라는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개최기간이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 스가 정권은 코로나19 관련해서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적어도 코로나19는 올림픽 끝날 때까지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나마 스가 정권을 도와주는 이슈는 7월 26일 기준으로 일본이 획득한 금메달 개수가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 12개의 절반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자민당 세력들은 일본의 올림픽 성적만 좋으면 모든 불상사는 다 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선거를 앞둔 당내 주요 파벌들의 세력다툼

이제 올림픽이 끝나면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가장 이목을 받는 것은 아베 전 총리와 니카이 간사장간의 세력다툼이다.

올림픽 끝나면 자민당 총재선거와 이어서 중의원선거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를 앞두고 아베 전 총리는 최근의 행보를 보면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 그리고 아마리 자민당 세제조사회장 등 ‘3A’의 모임이 두드러진다. 이들 3명은 아베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으며 이를 견제하는 것이 현재 스가를 지원하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이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마리 아키라는 니카이에 이은 자민당 간사장을 노리고 있지만 일본판 ‘양파’ 정치인이라며 권력형 부패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그가 자민당 내에서 진출할 수 있을지는 아무리 아베와 아소가 뒤에서 민다고 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82세의 니카이 간사장도 자신의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 은퇴할 생각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권력투쟁 기간중 그만두게 되면 아들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할 것이므로 정계은퇴는 적어도 이번 선거 때까지는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 고이케 도쿄도 지사가 변수

한때 자민당을 나와 도쿄도 선거를 목표로 하는 ‘도민 퍼스트’를 창당하여 자민당과 대결했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니카이 간사장의 회동이 잦다. 니카이 입장에서는 보험 성격이겠지만, 고이케가 도쿄도를 넘어 그녀의 장기인 극장형 정치를 국정까지 손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편, 주목할 부분중 하나가 최근 고이케 도지사의 움직임이 갑자기 적어졌다는 것이다. 전에는 도쿄올림픽과 코로나19 때문에 무대의 주인공처럼 매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언론에 나서면 나설수록 실패한 이벤트(도쿄올림픽, 코로나19)로 인해 고이케에게는 부정적 이미지가 증가할 것이므로 전략적 판단에 의해 한발 물러서 있다는 것이다.

선거를 앞둔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지지세 확장을 위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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