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2021 프로야구] 롯데, 가까스로 지킨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의 희망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1.09.13 13:40 의견 0

지난주 프로야구 중위권 판도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부지런히 승수를 쌓은 키움은 5위권과 차이를 두고 2.5경기 차 4위로 올라섰다. 그 뒤를 추격하는 5위권 NC와 SSG는 승패를 함께 쌓으며 5할 승률에 턱걸이했다. 그 틈에 두산이 치고 올라왔다. 두산은 순위는 7위에 머물렀지만, 6연승과 함께 5위권에 반 경기 차로 다가섰다.

두산은 후반기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고전했지만, 지난주 부진했던 타선이 되살아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두산은 지난 한 주 5승 1무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주말 LG와의 더블헤더 포함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팀 분위기를 떠 끌어올렸다. 잠실 라이벌의 엇갈리 희비로 두산은 그들 특유의 가을 DNA를 회복했고 두산에 고전한 LG는 3위로 밀리며 선두권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고 말았다.

이런 변화 속에 5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는 8위 롯데는 그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주 롯데는 7경기에서 4승 3패의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5위권 팀 SSG, 키움과의 대결에서 승차를 더 줄일 수 있는 기회를 확실히 잡지 못했다. 특히, 주말 키움과의 3경기에서 1승 2패의 결과는 아쉬움이 있었다. 롯데는 주중 삼성과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SSG 전부터 롯데는 투·타의 균형이 어긋나는 경기를 했다. 마운드가 쉽게 허물어지는 경기가 있었고 타선은 경기별로 공격력의 편차가 컸다. 이는 롯데에 필요한 연승을 막는 이유가 됐다. 키움과의 주말 경기에서는 수비마저 흔들리며 후반기 내내 유지되던 경기 집중력마저 떨어지는 모습도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출처: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9월 11일 토요일 경기에서 롯데는 에이스 스트레일리를 선발 등판시켰지만, 7 : 13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 시즌 삼진왕의 위용을 잃은 스트레일리는 후반기 반전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키움전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스트레일리는 5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해 7안타를 허용했고 3실점했다.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지만, 제구가 가운데 몰리면서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투구 수가 초반부터 많았고 이닝 소화가 제약이 발생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3실점만 한 게 다행일 정도의 투구였다.

타자들과 수비 지원도 부족했다. 롯데 타자들은 그동안 강점이 있었던 키움 선발 투수 최원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가 마운드에 있었던 6이닝 동안 롯데는 1득점에 머물렀다. 득점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좀처럼 득점과 연결하지 못했다. 타자들의 부진에 수비도 흔들렸다.

그동안 롯데전 특히 사직 야구장에서 약점이 있었던 최원태는 기존의 주무기 투심 계열의 공에 느린 커브를 추가해 롯데 타자들이 그에게 가지고 있었던 데이터를 흔들었다. 이런 선발 투수들의 힘 대결에서 밀린 롯데는 그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들이 매 이닝 실점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뒤늦게 타선이 힘을 냈지만, 경기 결과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그 패배의 흐름은 일요일 더블헤더로 이어졌다. 일요일 경기는 10년 전 이맘때였던 9월 14일 세상을 떠난 롯데의 레전드 투수 최동원을 주모하는 경기였다. 그와 관련한 행사가 있었고 그를 기억하는 영상도 경기전 나왔다. 선수들은 최동원이 활약하던 당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롯데로서는 상징성이 큰 경기였다. 하지만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롯데 타자들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 키움 선발 투수 김선기에 고전했다.

롯데가 6회까지 김선기로부터 때려낸 안타는 1개와 불과했다. 김선기는 키움의 선발 투수 부재 속에 이를 대체하는 투수였고 선발 투수 경험도 많은 투수가 아니었다. 성적도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평소보다 나은 구위와 제구력을 선보였지만, 롯데 타선의 올 시즌 능력치를 고려하면 충분히 공략이 가능한 투수였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롯데는 제5 선발 투수인 서준원이 선발 투수로 나선 만큼 타선이 지원이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 사이 서준원은 3회 초 집중 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다시 한번 롯데가 크게 밀리는 흐름이었지만, 3점 차는 경기 후반 반등이 가능한 차이였다. 이 점수 차를 유지해야 하는 전제가 있었지만, 롯데는 5회 초 결정적인 내야 실책이 함께 하며 추가 3실점 했다. 경기 추가 완전히 키움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전날에 이어 다음 경기에서도 수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수비가 흔들렸다. 키움은 단단한 수비로 롯데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가 애매한 타구를 아웃으로 연결하며 대조를 보였다. 수비의 차이는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줬다. 키움의 선발 투수 김선기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와 함께 필요할 때 타선이 득점을 쌓으며 8 : 3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7회 말 3득점하며 역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불펜진이 흐름을 이어주지 못하고 연이어 실점했다.

롯데는 키움과의 주말 3경기에서 2승 1패 이상을 기대했지만, 2경기를 먼저 내주며 스윕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더블헤더 2차전은 롯데에 중요했다. 만약 그 경기를 내주고 연패로 들어간다면 5위권과 격차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바로 앞 7위 두산도 6연승으로 롯데와의 격차를 크게 늘리고 있었다.

키움은 내친김에 연승으로 4위 자리를 더 확고히 할 기회였다. 키움은 1, 2차전에 낙승으로 아낀 불펜진을 적극 활용하는 경기를 했다. 선발 투수는 오프너 성격의 장재영을 마운드에 올렸고 불펜 투수들을 빠르게 마운드에 올리는 불펜 야구로 롯데에 맞섰다. 이런 키움의 마운드 운영에 롯데 타선은 해법을 찾지 못했다. 롯데는 1회 말 키움 선발 투수 장재영의 제구 난조로 안타 없이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병살타와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장재영의 폭투로 한 점을 선취득점 하기는 했지만, 1회 말 1득점은 불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후 롯데 타선은 거듭된 키움 불펜 투수들에 5회까지 단 1안타로 묶였다. 이대로라면 또 한 번의 패배 가능성이 컸다.

롯데는 버티게 한 건 선발 투수 이인복이었다. 올 시즌 불펜 투수로 시작했던 이인복은 후반기 빡빡한 일정 속 선발 마운드의 과부하를 막는 대체 선발 투수로 기용되는 중이었다. 키움전 선발 등판도 비어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채우는 목적이 있었고 긴 이닝을 기대하기 어려운 마운드 운영이었다. 하지만 이인복은 롯데와의 주말 경기를 통해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던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빠른 공은 아니지만, 공끝의 움직임이 좋은 투심과 슬라이더 스플리터 조합으로 마운드에서 버텼다. 2회 초 한 개의 실투로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나무랄 때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이인복은 타선의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이인복은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5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롯데에 승리 가능성을 유지토록 했다. 롯데는 6회 말 키움 마운드로부터 볼넷 3개를 얻어내며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이대호를 대타 카드로 꺼내들었다. 상대를 압박하기에 충분한 대타였다. 하지만 이대호는 3루 땅볼을 때려냈다. 그 타구는 키움 3루수 송성문의 정면으로 향했다.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되는 순간이었지만, 송성문이 그 타구를 잡지 못했고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롯데의 3 : 2 역전이었다. 롯데는 적시 안타나 홈런 없이 상대 폭투와 실책으로 3득점했다. 주말 경기에서 호수비를 연달아 보여주며 키움의 3루를 단단히 지켜냈던 송성문은 결정적인 순간 크 실책을 했다.

이렇게 행운이 더해진 득점으로 리드를 잡은 롯데는 6회부터 가동된 필승 불펜진을 모두 활용해 승리를 지켜냈다. 김진욱, 구승민, 최준용, 마무리 김원중까지 롯데의 필승 불펜진은 실점 없이 키움 타선을 막아냈다. 김원중은 후반기 세이브 실패 기억 없이 시즌 24세이브를 기록했다. 불펜진의 활약으로 롯데는 후반기 선취 득점은 승리가 되는 그들의 기분 좋은 공식도 함께 지킬 수 있었다. 길어질 수 있는 연패로 끊어냈다. 이인복이라는 새로운 선발 투수 자원을 발견했다는 성과도 있었다.

힘겨운 주말이었다. 후반기 내내 유지되던 상승세가 한 풀 꺾이기도 했고 팀 타율 1위 타선도 주춤했다. 그동안 수비 불안이 패배와 직결되기도 했다. 선발 마운드의 투수별 편차는 여전했고 불펜진도 필승 불펜진 외 추격조 쪽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시즌 초반 불안정했던 경기력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가지게 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중위권 팀들을 향해 앞만 보며 달렸던 롯데 선수들의 페이스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롯데는 이번 주 9위 KIA와의 더블헤더 포함 3경기에 이어 선두 KT, 순위에 상관없이 올 시즌 가장 까다로운 상대 중 하나인 한화와 대결한다. 이 경기들은 모두 원정이고 이동 거리도 길다.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힘겨운 일정이다. 지난주 7경기 결과에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어려운 상대들을 상대로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지난주말 경기력이라면 승리보다 패배가 더 쌓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롯데의 포스트시즌 희망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롯데로서는 떨어진 경기력을 회복하는 일이 급하다.

다만, 일요일 경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어려운 경기를 승리하면서 희망을 불씨를 지켜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이번 주 롯데가 일요일 경기를 기점으로 어렵게 잡고 있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다시 크게 할 수 있을지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방향으로 팀 운영이 변화하게 될지 한가위 연휴를 앞둔 시점에 롯데가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 (https://gimpoman.tistory.com/)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