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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부상 복귀 이정후 효과, 중위권 경쟁 한발 앞서가는 키움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1.09.14 12:34 의견 0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프로야구 중위권 경쟁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키움은 지난 주말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후반기 롯데는 순위는 8위지만,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유지하며 중위권 경쟁에 큰 변수가 되는 팀이었다. 상대 전적도 키움과 롯데는 호각세였다.

여기에 키움은 원정이라는 불리함도 있었고 선발 마운드 역시 후반기 선발 원투펀치라 할 수 있는 요키시, 정찬헌이 등판할 수 없었다. 더블헤더가 있는 3경기에서 키움은 2경기를 대체 선발 투수를 내세워야 했다. 토요일 선발 등판하는 최원태도 그동안 롯데전에 어려움이 있었다. 필승 불펜진의 핵심인 조상우, 김태훈도 주중 잦은 등판으로 주말 경기 등판에 제약이 있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 키움은 2승 1패의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타선의 폭발했고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뛰어났다. 최원태가 롯데전 약세를 극복하는 호투를 했고 기대가 크지 않았던 선발 투수 김선기의 깜짝 호투도 있었다. 일요일 더블헤더 2차전 아쉬운 수비 실책만 없었다면 3경기를 모두 가져올 수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한 경기를 아쉽게 내줬지만, 키움은 최근 10경기 7승 3패의 상승세를 유지하며 4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5위권에 자리한 NC, SSG가 승패를 함께 쌓으며 정체하고 그 사이 7위 두산이 6연승으로 5위권으로 올라선 혼전 속에 키움은 이들과의 격차를 3.5경기 차로 늘리며 다소 여유를 가지게 됐다.

이정후 (사진 출처= 키움 히어로즈)

이런 키움의 상승세에는 부상에서 돌아온 중심 타자 이정후가 있다. 이정후는 키움에게 매우 중요했던 롯데와의 주말 3경기에서 9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타선을 이끌었다. 그 안타에는 홈런도 하나 포함되어 있었다. 이정후가 3번 타순에서 폭발하면서 키움 타선은 전체적으로 큰 탄력을 받았다. 롯데 투수들의 부진도 있었지만, 키움 타선은 집중력과 폭발력이 있었다. 이는 마운드 운영의 어려움에도 3경기 중 2경기를 승리하는 요인이 됐다. 이정후 효과가 분명히 드러난 롯데와의 주말 경기였다.

이정후는 키움은 물론이고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그 위상이 매우 크다. 당연히 키움 타선에서 그가 타선에 있는 것과 없는 타이가 매우 크다. 이정후는 전반기 잠시 주춤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최고 타자의 면모를 다시 되찾았고 올림픽에서도 큰 활약을 하며 대표팀 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림픽 후 이정후는 부상으로 한 달여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웬만한 부상에서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던 이정후였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동안 팀 중심 타자로 거의 매 시즌 전 경기를 소화했던 이정후였다. 그 과정에서 쌓은 피로가 터져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의 공백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키움에 큰 악재였다. 키움은 이미 전반기 심야 술자리 파문으로 중징계를 받은 선발 투수 한현희, 안우진을 전력에서 제외했다. 외국인 투수 브리검은 불행한 가정사가 겹치며 시즌 중 팀을 떠났다. 졸지에 선발 투수 3명이 사라진 키움은 LG의 선발 투수 정찬헌을 프랜차이즈 스타 서건창까지 내주며 영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선발 투수 2자리를 임기응변으로 메워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림픽에서 투혼을 발휘했던 마무리 투수 조상우마저 피로 누적으로 후반기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불펜진의 과부하도 심화됐다.

키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타선이 힘이 필요했지만, 올 시즌 키움은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타선이 아니다. 키움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 못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 박병호는 노쇠화가 급격히 찾아왔다. 외국인 타자 역시 기대와 달리 제 역할을 못하면서 시즌 중 교체 카드를 사용해야 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발전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키움 타선은 홈런 수가 급감했고 공격 생산력도 크게 감소했다. 전반기 마운드의 선전으로 버티긴 했지만, 그 마운드에 누수가 발생했다.

키움은 과감한 변화로 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우선 주장을 베테랑 박병호에서 20대 초반의 내야수 김혜성으로 교체했다. 기존 프로야구 구단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이었다. 보다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실제 야수진 곳곳에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했다. 마운드 운영도 마무리 조상우를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용하고 김태훈은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큰 승부처에서 가장 확실한 불펜 카드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런 변화를 성공적이었다. 키움은 각종 악재에도 하위권으로 밀려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중위권 경쟁을 유지했다. 하지만 야수진의 허전함을 막을 수 없었다. 이정후의 존재감을 대신할 선수는 없었다. 문제는 이정후의 부상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는 점이다. 자칫 시즌 아웃의 우려도 있었다. 한 달 정도로는 회복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후 9월 10이 KIA 전을 통해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였다. 이정후는 경기 감각의 문제를 쉽게 극복하며 롯데와의 주말 3경기에서 맹활약하며 그의 남다른 클래스를 과시했다. 롯데 투수들은 대부분 이정후와 어려운 승부를 했고 결정적인 순간 안타를 허용했다. 이정후의 안타를 대부분 중요한 시점에 터져 나왔다. 이정후를 막지 못한 롯데는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이정후 효과와 함께 키움은 중위권 경쟁의 중요한 고비를 무난히 넘겼다.

키움은 이정후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남은 경기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할 수 있었다. 키움은 박병호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주전과 백업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하면서 득점력을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주장 김혜성도 무난히 팀을 이끌고 있다. 김혜성은 최근 유격수에서 2루수로 수비를 변경하며 수비 부담을 덜었다.

그 효과는 타격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혜성은 도루와 경쟁을 할 정도의 빠른 발로 키움의 공격의 다양성을 더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크레익도 점점 장타 능력과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베테랑 이용규도 1번 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하는 중이고 이들은 타선의 구심점이 되면서 여러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정후 가세는 팀 타선에 큰 플러스 요소가 되고 있고 지난 주말 롯데와의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정후는 대부분 야구팬들이 알고 있듯 과거 프로야구의 레전드 이종범의 아들로 입단 당시 큰 화재를 모았다. 이후 그는 빠르게 프로에 적응했고 팀 중심 타자로 자리했다. 이에 야구팬들은 이종범의 별명이 바람의 아들에서 따온 바람의 손자라를 별명을 붙여줬다.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아버지 이종범의 그늘이 이정후에 존재함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프로선수로서의 이력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야구 스타일을 만들었고 이정후 그 자체로 실력을 인정받고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제 이정후를 말하면서 그의 아버지 이종범을 함께 언급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만큼 이정후의 존재감을 매우 커졌다. 이정후는 스타 선수로서 그에 상응하는 무게감을 짊어져야 했지만, 이를 잘 극복하며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잇따른 악재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팀을 이끌어 가는 리더 역할까지 하고 있다. 팀 주장은 김혜성이지만, 이정후의 팀 내 존재감을 주장 그 이상이다. 그가 복귀한 이후 키움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건 의미가 크다. 마운드에 어려움이 있는 키움으로서는 포스트시즌에 간다 해도 가장한 높은 순위가 절실하다.

이런 키움이 이정후 복귀를 계기로 찾아온 상승세를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키움의 남은 경기가 궁금해진다. 또한, 그의 건강이 키움에게는 남은 시즌 중요한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 (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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