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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

월간 청소년문화발전소 Vol.03 11월호

윤준식 기자 승인 2021.11.29 02:07 의견 0

윤준식: 월간 청소년 문화발전소 11호로 돌아왔습니다. 9월에는 강남 청소년 쉼터 문제 그 다음에 10월 달에는 느린 학습자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었죠? 11월은 또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오경옥: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말들은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말에 의해서 서울시에는 혁신교육지구라고 하는 사업들이 진행이 되고 있는데요. 이 사업을 진행을 하고 있는 지금 큰 문제가 발생이 됐습니다. 서울시에서 예산을 절반 이상 삭감한다는 엄청난 이야기가 내려오면서, 서울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해서 애쓰고 있는 교육 현장과 복지 분야와 마을에서 열심히 우리 아이들을 지지하고 있는 주민들이 머리에 뿔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rXrilpjYoE

윤준식: 오마이뉴스 11월 4일자 기사를 보면요. “사교육 인강 예산 3배 올린 오세훈 마을 교육 60억 깎았다” 이런 제목으로 오세훈 시장의 공약 정책과 대비해서 지금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기사에서 딱 두 문장으로 전체적인 상황을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데 제가 읽어드리면, “11월 3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서 서울혁신교육지구 예산을 올해 예산 대비 48% 감액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산은 125억 원이었는데 내년 예산은 65억 원을 깎은 65억 원으로 편성한 것이다.”

예산이 반토막 났는데요. 재미있는 건 사교육 인강 서울런 예산은 원래 36억 편성되어 있었는데 113억 원으로 무려 77억 원 정도가 증액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혁신교육지구 예산 60억을 깎아서 서울로 사교육 인강 플랫폼 사업 쪽에 보태주게 된 셈인 거죠. 이게 서울시 예산 내에서는 수평 이동한 거기 때문에 예산 내부 안에서는 별 문제가 될 것 없어 보이지만 이 예산안 변경에 따라서 다양한 교육계에 계시는 분들이 반발하면서 나서기 시작을 했거든요.

우선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이게 혁신교육지구 예산이라고 지금 돼 있어요. 혁신교육지구 예산이란 무엇인가요? 왜냐하면 일반 교육 예산이 아니라 혁신교육지구 예산에 손을 댄 걸로 돼 있는 거잖아요? 이게 프레임이긴 한데, 지금 오세훈 시장이 국민의힘 쪽이고,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25개 구 전반이나 교육 관련되신 분들은 다른 쪽 정당 소속이시잖아요?

그러니까 정당이라든가 정책의 기조에 따라서 서로 프레임 씌우기 따라서 달라 보이는 거거든요. 많은 분들은 뉴스를 통해 “오세훈 시장이 교육 예산을 삭감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정확하게는 ‘혁신교육지구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되어 있는 거 거든요.

오경옥: 혁신교육지구는 경기도에서 먼저 진행을 했었어요. 그래서 경기도에서 교육에 대한 격차와 교육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의정부와 부천시 중심으로 먼저 1차적인 사업들을 추진을 했었는데 그 변화를 하면서 지역의 발전들을 지켜보고 서울시에서도 이걸 서울형 모형으로 도입을 하자고 해서 2013년에 처음에 이제 구로구와 금천구 구청장이 교육청을 방문해 상대적으로 25개의 자치구에 비해서 교육적인 소외, 그리고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이야기를 하며 도와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당시에 2013년에 시범 사업으로 구로구와 금천구를 시작으로 했었는데 이게 교육적인 효과가 나타난 거예요. 구로구와 금천구 외에도 이런 모형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해서 시작이 된 게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이고요. 현재는 25개 자치구가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포함이 돼 있었습니다. 구로구와 금천구가 스타트하고, 그 다음에는 5개 자치구가 시범으로 운영되고, 그다음에 7개 이런 식으로 이렇게 순차적으로 확대하면서 지역의 특성과 학습, 마을과 학교, 가정까지 함께 묶어갈 수 있는 상황들을 맞물리게 됐었는데요.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아이들이 취하게 되는 것들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 나를 돌보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큰 축입니다. 이 사업이 가지고 있던 목적은 서울시와 교육청, 자치구, 각 지역에 계시는 지역 주민이 서로 참여해서 지역사회가 학교와 협력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학교-마을 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VtAqG2jZDs

윤준식: 굉장히 거시적으로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한 건지? 왜냐하면 ‘혁신교육지구’라고 하면은 뭔가 특구 느낌이 나는 건데... 그러니까 “서울 25개 자치구가 다 하고 있다”고 하면 혁신교육지구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서울 전체가 혁신교육지구가 되어 있는 상태인 거잖아요? “서울시-교육청-자치구-지역 주민, 소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서 교육한다”는 건데 구체적으로 기존 시스템과 어떤 차이가 있기에 혁신교육지구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건가요?

오경옥: 제가 서두에 이야기 드린 것처럼 금천구와 구로구가 다른 자치구에 비해서 지역 내에 대학이라든가, 아이들의 학력에 관한 것들, 빈부의 차이, 타 지역보다 지방세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들이었던 거죠.

예전에 제가 금천구에 가봤더니, 금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중학생들이 금천구 관내에 있는 고등학교 가는 것을 거부하더라고요. “자기는 이 금천구를 벗어나서 관악구나 멀리 이제 동작구에 있는 학교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들을 하는 거죠. 내가 살고 있는 지역들에 대해서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지역들을 피하고 싶은 피해의식들이 강했었던 거죠.

그래서 교장 선생님들이 해결 방법을 찾았던 것이 지역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생각들과 아이들이 내가 나고 잘하는 지역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들, 거기서 더 나아가 이 지역을 골자로 해서 지역 주민으로서의 성장할 수 있는 균형잡힌 기회들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가 첫 번째 스타트였고요.

2014년 11월에 서울시장과 서울시 교육감이 협약을 맺은 게 있어요. 20대 협력사업으로 혁신교육지구라고 하는 이 사업을 같이 하게 됐던 거고, 2015년부터는 11개의 자치구를 지정해 추진하면서 ‘혁신지구형’ 사업과 ‘우선지구형’ 사업으로 구분했어요.

혁신지구형은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끔 교육에 대한 마을 사업 등을 재구성했었던 거고요. 우선지구형은... 혁신 교육을 준비를 하기 위해 마을과 같이 거버넌스 형태를 이끌어가야 되잖아요? 그런 것들을 준비하는 단계였어요. 그 결과 2016년에는 11개에서 16개 지구로 확대를 하게 됐죠. 그러면서 5개 지구가 확대되면서 변화가 일어났고, 2017~2018년까지는 22개의 자치구에서 운영했고요. 그러면 나머지 참여하지 않은 우리가 강남 3구라고 했었던 그 지역도 포함돼야 되지 않은가 해서 2019년부터는 전체 25개 자치구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이 사업들이 추진이 됐던 겁니다.

사업 속에서는 마을을 기반으로 해서 아이들이 성장을 할 수 있는 교육 과정들과 그리고 마을 안에서의 지원 체계를 구축을 해주고 그리고 방과 후에 그 마을에서의 그 아이들의 다양한 기회들을 주고 그리고 쉽게 말하면 청소년 자치라든가 청소년 성장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기회를 제공을 해주는 거였죠.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힘을 기울이는 것을 지켜봤었던 그런 사업이기도 합니다.

윤준식: 최근 오세훈 시장이 도시재생 예산, 시민단체 관련 예산, 마을 만들기 사업 예산 등등을 지금 대폭 삭감을 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판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직전 시장이었던 박원순 시장의 업적으로 보여줬던 것들이 예산 삭감에 들어가고 있는 거거든요.

각 정당끼리 각축하고 승자 독식의 구조로 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으니까 굉장히 거세게 비판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일자리와 관련된 게 있다 보니 생계가 달려 있으신 분들 같은 경우는 굉장히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예를 들면 도시재생 같은 경우는 예산 삭감하게 되면서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에서 코디네이터들을 내보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든가...

지금 말씀해 주신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어떤 면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과 같은 축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지워지지 않아요.

오경옥: 이 사업의 주체는 아동과 청소년이죠. 그들이 마을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준비를 하면서 청소년 성장에 필요한 자치적인 그런 활동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것들을 통해서 민주시민으로서의 그런 역할들을 수행하는 것들을 좀 더 더 포커스를 잡았죠. 그리고 문화 활동을 통해서도 직업이라든가 자신의 강점을 찾는다든가 이런 것들을 하고 있어요.

구로구나 금천구 사례를 잠시 얘기드리면 구로구에서 혁신지구 사업으로 아이들이 뮤지컬을 만든 적이 있어요. 학교 안에서는 이렇게 쭈뼛거리고 발표도 못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이 었었던 친구들이 변화된 거에요. 왜냐하면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는 기회가 없잖아요. 근데 마을에서 뮤지컬을 만들었을 때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이 맡은 소소한 역할들을 적극적이고 충실히 했었고, 이전에 발표를 못했던 친구들이 자기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게 됐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던 거죠.

그러면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했던 초반에 무표정했던 아이들이 말이 많은 친구가 됐고, 자기가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하는 아이로 변모했다는 거죠. 아이들에게 대학을 목적으로 하고, 좋은 대학에 가야된다고 하는 관점이 아니라 온전히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기회를 줬던 것들이 혁신교육지구 사업이기도 합니다.

이 사업의 예산안에 대해서 우리 청소년들도 분노해서 직접 마이크를 잡았죠. “우리의 예산을 빼지 말아라” 학교에서도 이렇게 활동하지 못했었던 그 친구들에게 마을을 중심으로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기회들을 줬고, 서울시 앞에서도 우리 친구들이 기자회견을 하거나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거죠. 만약에 이게 큰 문제가 없다고 하면 이 사업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침묵하고 움직이지 않았겠죠.

어떤 정책이 정치에 의해 움직이는 것들은 분명히 있어요. 예산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예산이 사용되고 있거나 이런 것들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근데 사업이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효과성을 얻은 사업의 예산이 갑자기 반토막이 나는 명분이 뭐냐는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TYNLj-UC2i4

윤준식: 지난 11월 16일 서울시의회 정례회의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현 서울시교육감이 출석했는데 동아일보가 이렇게 헤드라인을 잡았습니다. “오세훈 혁신교육지구 예산 절반 삭감, 조의연 동의 어려워 전액 복원해야” 이런 식으로 상반된 의견을 내는 두 지도자의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사진까지 기가 막히게 게재됐거든요.

기사 중에 보면 이런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익명의 관계자의 입을 빌어서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마을 공동체 사업을 축소하면서 혁신교육지구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혁신교육지구는 마을 공동체 사업과 다르게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활동을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금 얘기를 하고 있단 말이에요.

근데 이게 언론이 씌우는 프레임일 수 있는 건데, 지금 현재 많은 사람들이 행간을 읽으며 주목하고 있는 게... 박원순 시장도 유력한 대선 후보였잖아요? 박원순 시장이 대권 가도를 가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시 조직 내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을 참여시키고 그렇게 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민주당 현 민주당의 세포 조직 혹은 박원순 라인을 가동하는 데 서울시의 다양한 사업들을 동원했다라고 보는 그런 프레임이 있습니다. 거기에 맞춰갖고 지금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가 되고 있는 거거든요.

상대적으로는 국민의힘 쪽이라든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분 입장에서는 그게 공평하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현재 오 시장이 하고 있는 이런 예산 삭감 움직임에 대해서 굉장히 찬성하고 지지하고 나서고 있는 상황인 거거든요. 어떤 면에서는 언론사들이 이런 프레임을 이용해서 더 자세한 진실을 알리지 않으면서 싸움을 부추기고 있는 건 아닌가...

문제의 서울런 사업은 어떤 건가요? 오세훈 시장이 공약 사항으로 내어놓았고, 그렇게 가면서 무리하게 예산을 증액한 거잖아요?

오경옥: 서울시가 전체 예산 편성에 대해 “서울의 도약 그리고 성장을 위해서 미래 투자”라는 이름으로 예산을 설명을 했었어요. 미래의 투자에 대한 비용인데 혁신교육지구 예산은 반토막났다는 게 의문점이 된 거죠.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던 평생교육의 플랫폼 안에서 퀄리티 높은 교육들을 주고 타겟을 잡았던 존재가 우리 아이들인 거죠. 어떤 측면에서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가 그러면 서울런 형태로 바뀌는 것인가라고 볼 수도 있는데, 서울런이 인강이라고 하는 거죠. 그 인터넷 강의를 누가 하느냐 1타 강사가 간다는 거죠.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양적이고 질적인 교육을 주는 것들은 동의한다. 근데 주체가 누구냐?” 그 주체가 사교육 시장이라는 거예요. 반대로 혁신교육지구를 이끌고 있던 주체가 누구냐? 지역 주민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마을 사람들이었고, 우리 옆집에 계시는 아주머니의 아저씨가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었었는데...

서울런 사업들이 진행이 된다고 하면 범접하지 못한 유명한 사람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괜찮을 수 있어요. 근데 그분들의 강의를 위해 이 많은 예산들이 쏠린다, 그 강의들에 대해서 아이들이 듣고 이게 성장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무엇을 위한 성장인가 질문을 던지게 되는 거죠.

윤준식: 지난 8월 말 서울시가 내어놓은 보도 자료에 따르면 초등 과정 같은 경우는 아이스크림 홈런, 엘리하이, 중등과정은 수박씨와 엠베스트, 고등과정은 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이투스, 검정고시는 에듀윌... 텔레비전을 틀면 광고로 많이 보던 교육 업체들이 서울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좋은 걸 수도 있고요 나쁜 걸 수도 있고요

오경옥: 최종 목표가 뭐냐는 거예요. 혁신교육지구에서 말하는 교육의 목표는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자기가 자기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그리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터전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건강하게 자신의 꿈을 꿈꾸는 것들이거든요. 근데, 서울런의 경우, 질적인 교육으로 아이들이 학업을 성취하고 뭔가 목표하는 것까지는 좋다 이거죠. 그럼 최종 목표는 대학인가요? 이 생각밖에 들지가 않는다는 거죠.

아이들에게 학습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교육의 격차를 줄인다고 하는 것은 동의해요. 그런데 그 교육을 이끄는 것을 사교육 기업들에게 맡겼고, 다시 말해서 지금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을 서울시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살짝 들기는 하거든요.
물론 국가가 교육에 대해서 철저히 고민하고 있고, 국가 교육을 위해서 지금 위원회도 조직하고 국민들이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들에 있기는 하지만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을 바라보고 있는 시각이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이 문제가 좌지우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울런이 가지고 있는 목적이 나쁘지는 않거든요.

윤준식: 실제로 서울런을 오픈한 취지는 저소득층 초중고생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 가정 청소년 무려 11만 명의 청소년들에게 유명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학습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굉장히 좋은 취지거든요.

오경옥: 근데 인강 사업이 예산을 3배나 올릴 수 있을 만큼의 효과성이 있는가? 거기 들어오는 강사가 만든 콘텐츠에 대해 저작권 등 때문에 요금이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인강을 트는 콘텐츠 비용이 사람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렇게 많이 발생이 될까요?

그동안 자치구에서도 인터넷 강의 사업들을 하고 있었어요. 강남구에서 만들고 있는 인터넷 강의를 다른 자치구에서도 공유하기도 했었는데... 서울시에서 대규모로 지원해주고 교육 격차를 좁히겠다는 건 환영한다는 거죠. 근데 당초에 설립했던 예산이 어느 순간 세 배가 됐다고 하는 것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윤준식: 이게 오세훈 시장이 가지고 있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서 하겠다던 서울형 교육 플랫폼하고도 관련이 있거든요? 이것 때문에 또 중앙정부하고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중앙정부에서도 K-에듀통합플랫폼을 만든다고 해서 행안부와 서울시의 갈등, 또 교육부와 서울시의 갈등으로 비춰지기도 했는데요.

K-에듀통합플랫폼은 뭐고, 이게 서울평생학습포털 서울런이 가동되고 있는 플랫폼은 또 뭐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오경옥: K-에듀통합플랫폼은 초등에서부터 고등학교 취학 연령의 대상들을 학습에 대해서 집중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에듀테크 기술을 통해 이제 도와주는 방법인 거죠. 서울형 교육 플랫폼의 목적 자체는 평생 교육이기도 해요. 자치구나 서울시 풀뿌리 조직에서 건드릴 수 있는 교육 분야는 평생 교육이거든요.

일반 학교 교육을 건드릴 수 있는 거는 교육부 영역인 거죠. 그러면 그 사업에 대한 소관은 교육청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접근하는 대상 자체가 일부 제한될 수도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크게 넓어질 수가 있는데...

서울런에서 접근하는 부분은 교육부가 각각의 시도 교육청과 함께 K-에듀통합플랫폼을 통해 교육 격차를 줄이고 실제적인 미래 교육을 위해 투자하고... 정보화 전략 등의 계획을 통해 오랫동안 사용자에 대한 욕구 조사들을 해서 클라우드 서비스나 이런 것들을 칸칸이 올려왔던 거라는 거죠. 근데 그거와 대비되게 서울에서는 독자적으로 서울런을 하겠다고 했으니 교육부에서 이 정보화 전략 계획과 함께 17개 시도가 같이 가려고 했던 부분이 충돌하는 지점들이 발생을 했으니까 교육부에서는 서울시에게 이 사업에 대해 걸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는 거죠.

윤준식: 서울시에서 내놓은 해명 자료들을 보면, “행안부랑 충돌하지 않는다”, “교육부랑 충돌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고, “서울 평생학습 포털을 통해서 추진되고 있는 서울런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단 말이죠. 오세훈 시장 입장에서는 서울 런을 관철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오경옥: 왜냐면 공약이거든요. 제대로 운영된다고 하면 실제적인 학습에 대한 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건 공감하죠. 근데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느냐, 차려진 밥상에 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느냐... 여태까지 혁신 교육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욕구와 취향과 그리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게 소소하게 아이들이 마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줬었다는 거죠. 근데 서울런에서는 고급지고 영양가가 충분하고 잘 차라리 지금 밥상만 준 거죠.

여기에 대해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고,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가 주체가 돼서 내가 움직이고, 나의 목소리가 되고, 내가 참여자가 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는 건데 그 기회들이 예산 삭감으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 반발이 나오는 거고, 이걸 바라보고 있는 시민 활동가들 입장에서는 단지 예산이나 이론적인 상황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동안 투입 대비 변화들을 측정했었던 그 결과로 봐야 되는 것이 아니냐? 근데 이거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 하나 얘기하지 않았고, 예산이 공개되면서 큰 문제가 됐던 거죠.

사실 이미 서울시 교육청과 혁신교육지구 예산에 대해 조례도 제정되어 있고 지급하는 기준도 다 세워졌었는데, 지금 현재의 예산 편성을 보면 지금의 시장이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시장의 이름으로 협약을 체결했던 부분을 수정하거나 변화를 줄 때는 협의가 있어야 되는데, 그 협의 과정도 없었다는 거죠.

윤준식: 오마이뉴스 11월 1일자 기사를 참고하면 “오세훈 인강 가입률 6.2%, 계속 듣는 학생 별로 없어요”라고 돼 있는데 “서울런 가입 초중고 학생들은 7,118명이다” 이게 11월 1일자 얘기거든요. 원래 이 인터넷 강의는 “11만 명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말이 좋아서 6.2%다 이렇게 얘기하지 실제는 7,118명이면, 같은 예산을 7118명에게 나눠주는 걸로 따져 본다면 효과나 효율 면에서는 굉장한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결과라고 볼 수 있거든요?

물론 이게 지난 8월에 시작했고 이제 11월이니까 3개월도 되지 않는 사이의 성과라 무조건 폄하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지금과 같이 비대면이 중요해지고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해 기초학력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일타 강사들이 강의하는 거라면 부모님들부터 챙겨서 학생들한테 학습을 시킬 수 있는 그런 거란 말이죠?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게 우리가 보통 생각하고 있는 일반적인 안정적인 가정에 있는 학생들이 아니라는 거죠. 취약계층 부모님들이 학생들의 학습을 돌봐줄 수 없거나, 한쪽 부모가 우리나라 말에 익숙하지 않은 가정이거나, 아니면 학교 밖 청소년이라서 부모님의 돌봄이나 사회적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라고 하면 이게 단기간 쉽게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 학생들에게 이런 것을 안내하고 공부하는 자리에 앉히기 위해서는 유명한 강사가 강의하는 강의 콘텐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들을 돌보고 지도할 수 있는 좀 더 직접적인 돌봄, 멘토링 시스템 이런 것들이 중요한데 서울시에서도 그걸 염두해선지 멘토링 조직을 운영한다고 돼 있어요.

이게 청년 일자리 창출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대학생, 대학원생 500명을 멘토로 쓰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500명 갖고 11만 명을 커버할 수 있느냐 따져본다면 조금 애로가 있고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런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이런 내용도 홍보하고 멘토들을 짝 지워주기 위해서라면 결국 혁신교육지구의 조직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왜 이게 같이 맞물려 돌아가지 못하고 따로따로 돌아가게 되는 걸까요?

오경옥: 서울런 사업에서 충돌이 나는 아동청소년의 파트 부분에서 보면 그럴 수 있고요... 근데 서울형 교육 플랫폼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건 평생교육의 일환이기 때문에 서울 시민까지 간다는 거죠. 그러면 다양한 콘텐츠나 다양한 것들로 가는데,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평생교육 플랫폼에 있는 내용들이 서울형 교육 플랫폼 안으로 흡수된다는 걸로 보여지기도 하고...

콘텐츠나 이런 것들이 개편되고 있는데, 숫자 부분에서 500명의 멘토가 만날 수 있는 대상들을 2명, 3명으로 늘린다 하더라도 제한적인 건 사실이죠. 그리고 저소득층 친구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노출을 시킨다고 해서 그 친구들이 꼬박꼬박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아무도 알 수가 없거든요.

지금 코로나로 인해 재택학습을 할 때 가장 학습에 대한 격차나 우려가 나왔었던 게 바로 저소득층 친구들이었고요. 학습을 하는 부분들에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거나 학습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들은 그게 크게 없었다라는 거죠.

아무리 1차 강사가 오고 잘 설명하는 사람이 온다 하더라도 이 아이가 어떤 지점에 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양질의 콘텐츠만 준다고 해서 과연 그게 이쪽으로 먹힐 수 있는 건지... 근데 혁신교육지구 사업들을 통해서는 아이들에게 성공의 경험을 줬고 그리고 아이가 그다음에 단계를 갈 수 있는 것들을 경험을 시켰다는 거죠. 경험 학습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혁신교육지구를 통해 “내가 필요한 존재구나”하는 인식을 가질 수 있었는데, 우려가 되는 건 서울런을 통해 양질의 학습을 받았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그 부분들을 수용하고 그 부분들을 통해서 성공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얼마나 될 수 있을지...

그리고 보완재로 멘토를 통해 아이들과 가치있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있지만 –물론 멘토링과 관련된 사업들 되게 많습니다. 서울런이 아니더라도 국가장학금을 통해서 제공받고 있는 멘토 참여도 있고, 각 시민단체나 그리고 공공 시설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멘토들까지 합치면 엄청 많죠- 그런데 그 멘토의 역할들에서 직접적으로 내가 마을의 구성원이 되고, 공동체가 되서 내가 제안했던 사업들을 통해 내가 이끌어가고, 실패도 경험하고, 거기에서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혁신교육지구의 모형들이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상자 중심으로 봐주면 어떻겠는가하는 지점인 것 같아요.

제가 이 화두를 들고 왔었던 것 역시 우리 지역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이 마을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경험하고, 성장하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교육이 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근데 잘 차려진 밥상에서 내가 먹으려고 했을 때 단 한 번도 기름진 음식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처음에 밥상 위에 있는 고기를 먹으면 탈이 나는 거죠. 그것 때문에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그 다음 번 기회로 갈 수 없다는 거죠. 나의 상황에 맞게끔 단계적으로 맞춰간다면, 그 다음에 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예산 부분에 대해서 서울시 교육청과 혁신교육지구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과의 협의가 있었다고 하면, 좋은 교육적 장치일 수도 있는 서울러에 대해 반발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예산의 편성이나 이런 방향이나 정책을 유지하는 방법적인 면에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거죠.

윤준식: 지금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내 주체인 서울시-서울시 교육청-서울시의 25개 자치구- 25개 자치구의 지역 주민이라고 하는 사각 구도에서 서울시가 이탈하는 형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남는 3개 주체인 서울시 교육청-각 자치구-지역 주민 이 셋만 남게 되는 건데... 이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2022년도에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난맥이 있을까요? 예상되시는 바가 있으면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경옥: 현재 24개의 구청장님들이 협의하신 걸로 알고 있고요. 그중에서 일단은 뜻을 완곡하게 표현해 주셨던 곳들이 도봉구와 노원구인데... 서울시에서의 예산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이 사업들을 구비 안에서 끌어간다는 목소리를 내주셨다는 거죠.

그건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고, 우리 지역 아이의 그런 성장들을 경험을 했고, 혁신교육이 무엇인지 이해하셨기 때문에 자치구 예산을 활용하겠다는 걸로 보여지고요. 정확하게 얘기하지 못했던 자치구들도 있지만 현재 예산이 축소가 된다 하더라도 마을과 그리고 마을 안에서의 기반으로 두고 있는 이 사업들은 이끌어 갈 것입니다.

지금 시점인 11월부터 내년 12월까지 2022년에 혁신교육에 관한 세부적인 사업들과 그리고 공모 사업들이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그런 기관들이 되거든요. 그러면 기존에 있었던 사업들 중에서 가장 성과가 높았던 사업들 중심으로 가거나, 아니면 아이들이 제시했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개편되는 부분들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교육에 관해서 주민들이 계속해서 생각을 하고 있고, 아이들의 성장들이 이 혁신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것들을 지켜봤기 때문에, 만약 예산이 없어져서 사업을 전혀 못한다기보다는 예산이 사라지더라도 마을 안에서 이 아이들을 계속 품어왔던 것처럼 규모는 작아지고, 비용은 줄어들지언정 마을에서의 움직임들은 계속 진행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윤준식: 이제 마쳐야 될 시간이 다 되었는데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놓고 이제 목소리를 내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해프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미래 지향적으로 청소년들의 참정권 운동으로 전환이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도 좀 조심스럽게 들기는 하고요. 청소년들이 예전부터 해오던 목소리가 그거잖아요. “우리가 투표권이 없다보니까 우리들에 대해서 어른들이 마음대로 한다”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거권 투표 연령을 낮추자는 움직임 그리고 청소년 참정권 움직임들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딥니다.

그리고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 그리고 각 자치구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이야말로 진짜 진정한 의미의 거버넌스인데...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의 거버넌스가 좀 부족하다는 점도 이번 사건을 통해, 서울시와 각 시민단체, 각종 중간지원조직들과의 관계성 속에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방자치에 맞는 시민 정치 이런 것들은 아직도 더 가야 될 길이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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