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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시작과 함께 문 열리는 변수 가득한 FA 시장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11.14 13:48 의견 0

한국시리즈가 끝난 2022 프로야구는 이제 2023 시즌을 위한 스토브리그에 들어간다. 당장 각 팀별로 시즌을 결산하는 마무리 훈련이 한창이고 시작할 예정이다. 그 한 편에서는 선수단 개편 작업도 진행중이다. 단장과 감독, 코치진 교체와 재정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방출 선수 명단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제 스토브리그는 매 시즌 가장 큰 행사로 할 수 있는 FA 시장에서 또 한 번 구단 간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 FA 시장은 FA 취득 연한 조정으로 인해 그 어떤 때보다 많은 선수들이 자격을 얻는다. KBO가 공시한 대상 선수 명단에는 40명이 넘는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 이미 FA 자격을 얻기 전 다년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이 있고 은퇴를 하거나 소속팀 방출된 선수들은 최종 명단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30명이 넘는 선수가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큰 폭의 선수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전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수들도 다수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포지션은 포수다. 이번 FA 시장에는 각 팀의 주전 포수 5명이 나설 예정이다. 두산, NC를 거치며 리그 최고 포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양의지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안정된 수비와 타격에서 한 방 능력이 있는 LG의 주전 포수 유강남과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이 가능한 공격형 포수인 KIA 박동원이 포수 보강이 필요한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양의지는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풍부한 경험과 안정감에서 여타 포수들을 압도한다. 여기에 어느 팀에서도 중심 타선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공격력도 여전히 강하다. 무엇보다 양의지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감이 매우 크다. 당장 성적이 필요한 팀에게 양의지는 그 목적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에 그의 시장가도 폭등 조짐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젊은 포수 유강남과 박동원의 가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결국은 양의지의 계약이 FA 시장에서 포수들의 연쇄 이동을 불어올 수 있다. 원 소속팀 NC는 양의지의 대안이 없고 그의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그를 잔류시켜야 하지만, 무려 8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NC가 양의지에 주력한다면 소속팀 선수 중 일부는 팀을 떠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NC로서는 양의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NC 이상으로 소속팀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LG 유강남과 큰 대가를 치르고 2022 시즌 도중 박동원을 트레이드 영입한 KIA 역시 박동원의 잔류가 중요하다. LG, KIA 역시 이번 FA 시장의 관심사는 소속팀 포수다.

이들 외에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은 프로 데뷔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고 SSG 포수 이재원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두 선수는 올 시즌 공. 수에서 무도 부진했다. 이에 두산과 SSG는 포수 보강이 필요한 팀으로 분류될 정도다. 이는 두 선수의 시장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다만, 포수가 이번 FA 시장의 큰 이슈가 되고 있고 그에 비례해 시장가가 크게 상승하는 상항에서 박세혁과 이재원이 재평가 받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현시점에서는 두 선수에게 잔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포수에 가려져 있지만, 삼성의 내야수 김상수와 NC 내야수 박민우도 주목받는 선수들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김상수는 성적 부진으로 인해 기대했던 계약을 하지 못했지만, 꾸준한 활약을 하며 시장 가치를 스스로 올렸다. 2루수 외에 유격수 수비가 가능하고 도루왕 출신 다운 빠른 발과 날카로운 타격 능력도 장점이다. 풍부한 경험은 덤이다. 큰 부상 이력도 없고 1990년 생으로 아직 에이징 커브 위험도 덜하다.

NC 주전 2루수 박민우는 2021 시즌 심야 술판 파동 속 선수로 출전 금지 징계를 받고 공백기를 가졌다. 올 시즌 복귀했지만, 경기 감각을 되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박민우는 시즌 중반까지 부진했고 FA 권리 행사도 어려운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 반등하며 시장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박민우는 아직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고 국가대표 2루수로 선발될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김상수와 함께 내야 센터 라임을 보강해야 하는 팀에 필요한 선수다. 이들과 함께 내야 FA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KT 유격수 심우준이 입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

이들 외에 유격수 자원인 노진혁은 유격수와 3루수가 모두 가능하고 두 자릿수 이상의 홈런 생산이 가능한 매력적인 내야수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가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연차를 더할수록 기량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내야수 보강이 필요한 팀에게는 김상수, 박민우 외에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의 전천후 내야수 오선진은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백업으로 활용가치가 있고 C 등급으로 보상 선수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외야수로는 LG의 채은성이 주목할만하다. 채은성은 우타자로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20홈런 이상 80타점 이상의 타격 생산력이 있다. 만약, 그가 잠실 홈구장을 벗어난다면 그 파괴력이 더할 수 있다. 2022 시즌에는 1루수로 변신해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였다. 외야와 1루수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도 또 다른 장점이 될 수 있다. 다만,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와 A등급으로 보상 선수 출현이 크다는 점은 과감한 베팅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채은성을 제외하면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이 가능한 SSG 오태곤, KIA의 고종욱, NC의 권희동과 이명기, 삼성의 김헌곤 등이 있지만, 올 시즌 성적 등을 고려하면 현 소속팀 잔류가 가장 우선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중 보상 선수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 오태곤, 고종욱, 이명기 등이 이외로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야수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투수들도 구단들의 관심을 가질만한 자원이 있다. 키움의 선발 투수 한현희와 정찬헌은 충분히 실력을 검증받은 투수들이다. 한현희는 국가대표로서 선발된 이력이 있고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 1993년생으로 나이도 비교적 젊다.

하지만 2021 시즌 심야 술판 파동 시 연루되어 징계를 받았고 이로 인한 이미지 하락의 리스크가 있다. 최근 2시즌 동안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2 한국시리즈에서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최근 한현희의 잔부상이 점점 많아지는 점도 리스크다. FA A등급으로 20인 보호 선수 외 한 명을 내주고 영입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FA 시장 분위기가 가열되고 선수 영입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현희에 대한 가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정찬헌은 이닝 소화에 제한이 있고 기량이 내림세에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큰 관심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상대적으로 젊고 LG의 선발 투수로 수년간 활약한 임찬규가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이들과 함께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SSG 이태양과 한화 장시환, NC 이재학도 선택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 중 이태양과 장시환은 C 등급으로 보상 선수가 없다는 장점에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아 영입에 부담이 덜하다. 올 시즌 LG에서 큰 역할을 한 베테랑 불펜 투수 김진성도 C등급이 장점이 될 수 있다. 베테랑 좌완 불펜 투수인 롯데 강윤구는 좌완 투수라는 희소성에 C 등급의 장점이 있지만, 최근 성적이 부진이 가치 평가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자원이 쏟아져 나오는 FA 시장 이면에 또 다른 FA 시장이 열린다. 올 시즌 후 폐지가 확정된 퓨처스 리그 FA 시장이 함께 열린다. 퓨처스 FA 시장은 현실과의 괴리와 제도의 미비함, 부정적 여론으로 폐지되지만, 폐지를 앞둔 시점에 관심이 가는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LG 외야수 이형종이 그 대상이다.

이형종은 LG의 겹겹이 쌓인 외야 뎁스로 인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한방 능력이 있는 귀한 우타자다. 상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타격에서 상당한 성적이 기대된다. 보상 선수가 없고 높지 않은 연봉은 영입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준다. 벌써 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형종 또한, LG 잔류에 대한 의지를 접고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흥미요소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복잡한 셈법과 변수가 존재하는 FA 시장이다. 이미 시장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구단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고 특정 선수가 대한 관심이 공공연히 보도되고 있다. 다만, 내년 시즌부터 시행되는 연봉 총액 제한제, 샐러리 캡 제도로 인해 구단의 영입에 제한 사항이 발생했다는 점이 또 다른 변수다. 구단들에게는 또 하나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생겼다.

상대적으로 샐러리캡에 여유가 많은 롯데와 한화의 FA 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두 팀은 내년 시즌 성적이 필요한 팀이고 자금력도 있기 때문이다. 두 팀 외에 하위권 팀들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시장이 열리면 치열한 영입 경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와 동시에 트레이드도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선수 이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이번 FA 시장은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질지 또 어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날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11월이다.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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