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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계속되는 영입, 뎁스 채우기 계속하는 롯데의 스토브리그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12.12 12:18 의견 0

프로스포츠에서 각 구단들의 전력을 평가할 때 뎁스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 말은 영어로 깊이를 뜻한다. 스포츠에서는 선수층을 뜻합니다. 선수층이 두껍다는 건 주전과 비 주전의 실력차가 덜하고 주전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도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 자원을 많음을 의미한다.

프로야구에서는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두산이 대표적으로 뎁스가 두꺼운 팀이었고 2022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LG 역시 10개 구단 중 뎁스가 두꺼운 팀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상위권에 자리한 팀들은 상대적으로 선수 뎁스가 두껍다는 점이 성적에 크게 반영됐다. 이에 최근 프로야구 구단들은 선수 뎁스를 두껍게 하기 위해 선수 육성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 육성은 그 결과가 빠르게 나오기 어렵고 강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런 내부 육성과 함께 프로야구 구단들은 외부 선수 영입을 전력을 강화하고 선수 뎁스를 두껍게 한다. FA 선수 영입과 타 구단에서 방출되는 선수를 영입하기도 한다. FA 선수는 당장 성적을 위한 선택이고 방출 선수 영입은 가용 선수 자원을 확보하는 성격이 강하다. 외부 선수 영입은 당장의 성적이 필요한 팀들이 주도하게 된다.

2023 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에서 롯데가 이런 선수 뎁스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강하게 하고 있다. 우선, 롯데는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롯데는 강민호 이후 채우지 못한 확실한 주전 포수 자리를 채웠다. 롯데는 LG의 프랜차이즈 포수 유강남을 4년간 80억원의 대형 계약으로 영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롯데는 주전 유격수 자리를 채우기 위해 4년간 50억원의 계약으로 영입했다. 이로써 롯데는 최근 수년간 큰 고민거리였던 포수와 유격수의 약점을 확실히 보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롯데는 타 구단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방출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이었다. 롯데는 베테랑 투수들을 대거 영입해 마운드의 높이를 더했다 한화의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 SSG의 마무리 투수를 하기도 했던 김상수, 두산의 주력 불펜 투수였던 윤명준, 부상 재활 중인 베테랑 좌완 차우찬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 중 차우찬은 제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지만, 롯데는 부족한 좌완 불펜진을 보강이 절실했다. 차우찬이 1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되고 그의 경험과 노하우가 젊은 투수들이 전달되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침 롯데에는 아직 가지고 있는 재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는 좌완 유망주 김진욱이 있다. 차우찬이라면 김진욱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롯데는 이런 베테랑 투수들의 영입으로 마운드의 가용자원을 더했다. 롯데에는 타 구단이 관심을 가지는 유망주 투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의 육성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 그들이 자리를 잡을 동안 누군가가 버팀목이 돼야 한다. 이번에 영입한 베테랑 투수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아직 병역 이행이 필요한 유망주 투수들이다. 당장 1군에서 활용 가능한 투수 자원의 확보는 롯데에 필요한 일이었다.

롯데는 투수 보강에 이어 방출된 야수 중 외야수 안권수와 이정우, 포수 이정훈을 영입했다. 이 중 이정우는 군필 유망주로 아직 1군 전력이 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안권수와 이정훈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2022 시즌 두산에서 주전급 외야수로 도약한 안권수는 재일 동포 출신으로 일본에서 야구를 배웠고 늦은 나이에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해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뤘다.

그는 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99순위로 입단했지만, 준수한 타격과 수비 능력으로 백업 외야수로 쏠쏠한 활약을 했고 2022 시즌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2023 시즌 두산의 주전 외야수로 도약할 시점이었지만, 재일 동포로 병역의무 이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안권수는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지만, 그의 가족과 생활기반이 모두 일본에 있고 내년이면 30살이 된다. 군 입대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안권수는 내년 시즌까지만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다.

이에 두산은 2시즌만 활용할 수 있는 안권수보다는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선택을 했다. 안권수로서는 일본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었지만, 롯데가 빠르게 움직여 그를 영입했다. 롯데는 조세진과 추재현 등 외야 유망주들의 군 입대로 헐거워진 외야의 선수층을 더했다.

KIA에서 공격력을 갖춘 포수 유망주였던 이정훈은 20대 선수에 군필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KIA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방출됐다. 롯데는 이정훈의 타격 능력에 주목했다. 이정훈은 보기 드문 우투좌타의 선수고 퓨처스 리그에서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였다. 다만, 포수로서 수비에 약점이 있어 1군 콜업의 기회를 잡지 못한 점이 있었다.

롯데에서 이정훈은 다방면에 활용이 가능하다. 롯데에 부족한 좌타 대타 요원이 될 수 있고 공격형 포수로 백업 포수 자리를 놓고 올 시즌 1군에서 활약한 지시완, 정보근 등과 경쟁할 수 있다. 마침 롯데의 1군 포수로 활약했던 안중열이 FA 보상 선수로 NC로 떠난 상황에서 이정훈은 포수진의 뎁스를 더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롯데는 수년간 이어진 뺄셈의 스토브리그를 끝내고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스토브리그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팀을 슬림하게 젊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는 롯데의 모습이다. 앞으로도 필요한 자원이 있다면 추가 영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드 역시 고려될 수 있다.


이런 롯데의 움직임은 내년 시즌 성적을 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롯데는 수년간 지속한 리툴링의 성과가 필요하다. 이는 현 성민규 단장 체제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일이다. 또한, 팬들의 성적에 대한강한 열망을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롯데는 모기업 차원에서 상당한 자금 지원이 이루어졌고 과감한 FA 선수 영입을 할 수 있었다.

그에 앞서 국내 에이스 투수 박세웅에게 최대 5년간 90억원의 다년 계약을 하며 투자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상무 입대를 신청했던 박세웅은 이 계약과 함께 상무 입대를 포기하고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내년으로 예정된 아시안 게임 대표 선수 선발과 금메달 멤버가 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과감한 계약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박세웅의 현역 임대가 현실이 된다면 실패한 계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와 박세웅은 도전을 택했다. 이 또한 내년 시즌에 얼마나 롯데가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일이다.

또한, 롯데는 올 시즌 활약한 외국인 선수 3인을 모두 재계약하며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외국인 타자 렉스와 투수 스트레일리, 반즈는 모두 올 시즌 그 실력을 입증했다. 롯데는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유지하는 결정을 했고 후한 조건으로 이들과 계약했다. 이로 인해 타 구단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 조건이 상향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만큼 2023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강구하고 있다. 선수 영입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런 롯데와 한화까지 하위권 팀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하고 있다. 이는 프로야구 순위 경쟁에 변수가 될 수 있고 프로야구를 보다 흥미롭게 할 수 있다.

폭풍 영입을 한 롯데가 남은 스토브리그 기간 뎁스 강화를 위한 또 다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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