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2019년, 출판 트렌드를 이끈 키워드는?

김승리 기자 승인 2019.12.03 10:35 의견 0
(픽사베이)

예스24가 2019년 국내 사회의 다양한 변화와 도서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출판 트렌드 키워드를 꼽았다. 키워드는 △유튜버셀러로 옮겨가는 미디어셀러 △작가들의 에세이 △갈등vs갈등vs갈등 △실용교양서 △독서교육열풍 등이다.

◇유튜브 방송 통해 화제 된 ‘유튜버셀러’, 베스트셀러 순위 역주행 하며 열풍

책의 내용을 쉽고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유튜브 영상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의 흐름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채널의 주 구독자 층에 따라 도서의 구매자 층이 변화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른바 유튜버셀러(유튜버+베스트셀러)를 만들고 있는 대표적인 유튜브 채널은 ‘김미경TV’, ‘라이프해커자청’ 등이다. ‘김미경TV’에서 소개된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포노 사피엔스>,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한 단어의 힘>,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등의 도서는 방송일 직후 일주일 간의 판매량이 직전 동기와 비교했을 때 475%에서 최대 5360%까지 증가했고,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2019년 종합 베스트셀러 4위를 차지했다. 또한, ‘라이프해커자청’에 노출된 <정리하는 뇌>는 방송 노출 직후 순위 역주행을 시작하며 7월 3주 종합 베스트셀러 5위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인 유튜버셀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도서 출간 후 한 달과 방송 노출 후 한 달의 구매자 성연령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나타났다. 출간 후 한 달 간의 구매자는 30대가 40.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가운데, 방송 후 한 달 간은 40대 비율이 44.3%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도, 유튜브 관련 도서들은 에세이, 어린이 등의 분야로 확장되며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는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제 인생에 답이 없어요> 등 유튜버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가 다수 출간됐으며,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책으로 옮겨온 <쓰레기처럼 사랑하라>, <1년 만에 교포로 오해받은 김아란의 영어 정복기>, <올리버쌤의 영어 꿀팁>, <맛불리 다이어트 연구소>, <네모아저씨의 페이퍼 블레이드>, <퐁당보들젤리 뿌직 슬라임> 등의 도서들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유튜브 콘텐츠를 만화로 풀어낸 어린이 만화 시리즈 <흔한 남매>는 출간 직후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어린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유튜브 구독자 110만여 명을 보유한 EBS 캐릭터 ‘펭수’의 귀여운 모습과 감동 멘트를 모은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예약판매 3시간 만에 판매량 1만부를 돌파하며 2019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3위에 등극했다.

한편, 책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들이 신설되면서 방송을 통해 소개된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유튜버셀러 못지 않다. 매회 스테디셀러 책 1종을 선정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tvN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에 소개된 <사피엔스>, <멋진 신세계>, <총, 균, 쇠>, <넛지>, <백범일지> 등의 도서 판매량은 방송 노출 이후 296%에서 522%까지 증가했다.

또한, 배우 유인나의 오디오북 제작 프로젝트를 다룬 MBC 예능 프로그램 ‘같이펀딩’에서 오디오북 제작 도서로 최종 선정된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방송 이후 일주일간 판매량이 직전 동기 대비 13배 증가했고, 예스24 소설·시·희곡 분야에서 11월 베스트셀러 10위에 등극했다.

방송 노출 도서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사피엔스>의 경우, 출간 후 한 달 간의 구매자는 남녀 7대 3의 비율로 남성 독자의 비율이 높았던 반면, 방송 후 한 달 간은 남녀 3대 7의 비율로 여성 독자의 비율이 확연히 상승하는 변화를 보였다.

◇김영하 에세이 <여행의 이유> 2019년 최다 판매 도서 등극

에세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세이 출간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소설가와 시인이 늘어나고 있다. 2019년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를 비롯해, 이병률 <혼자가 혼자에게>, 류시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김훈 <연필로 쓰기>, 김애란 <잊기 좋은 이름>, 김연수 <시절일기> 등 올해 출간된 작품들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김소연 <마음사전> 등 작가 개인의 삶과 감정을 담은 에세이들이 2019년 예스24 에세이 베스트셀러 50위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배우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법륜 스님의 <지금 이대로 좋다>, 손흥민 선수의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등 명사들의 에세이와 글배우의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손힘찬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태희 <마음의 결> 등 SNS 작가들의 에세이도 2019년 예스24 에세이 베스트셀러 50위에 다수 모습을 드러냈다.

에세이 베스트셀러 50위권에 올라온 소설가 및 시인이 쓴 에세이 8종에 대한 구매자는 남녀 3대 7로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30대, 40대 여성의 비율이 각각 22.9%, 28%로 비율의 합이 50.9%에 달하며, 전체 구독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다양한 사회 이슈와 발 맞춰 역사관, 젠더, 세대 간의 담론 형성하는 도서 인기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발표, 영화 ‘82년생 김지영’ 개봉, 90년대생의 사회 진출 등의 다양한 사회 이슈들이 역사관, 젠더, 세대 간의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며 관련 도서들의 인기를 이끌었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해였고,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이슈가 발발하며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보는 도서와 일본의 정치, 문화, 왜곡된 역사 인식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담은 도서들이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상반기에는 도올 김영옥 선생이 해방정국과 제주4·3, 여순민중항쟁에 대해 다룬 <우린 너무 몰랐다>가 출간 직후부터 9주 연속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1919>, <35년>, <만세열전> 등의 도서가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이슈가 발발된 7월 1일부터는 <국화와 칼>, <속국 민주주의론>, <아베는 누구인가>, <영속패전론>, <일본회의의 정체> 등 일본 관련 도서의 한 달 간 판매량이 직전 동기간 대비 1466%가량 상승했다. 한편, 한일 관계에 대한 한국인의 기성 통념을 부정한 <반일 종족주의>는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예스24 9월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보여준 <일본회의의 정체>, <반일 종족주의> 도서 구매자를 살펴보면, 두 도서 모두 남녀 7대 3의 비율로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일본회의의 정체>의 경우 40대, 50대 독자의 비율이 각각 33.6%, 32.8%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반일 종족주의>는 40대, 50대, 30대가 각각 26.5%, 25.8%, 23.1%의 비슷한 비율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한, 30대 한국 여성들의 삶을 재현하며 한국 사회에 성평등 문제를 환기시킨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올해 10월 동명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고 올해 초 남성의 시각으로 성평등 문제를 바라본 <82년생 김진우의 변명>이 출간되면서 여성과 남성 간 젠더 갈등 이슈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영화 개봉 이후 일주일 간 판매량이 직전 동기간 대비 99% 증가하며 순위 역주행을 시작해 10월 4주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고, 2019년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7위에, 2019년 소설 분야 1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90년대생들이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기성 세대와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진 이들에 대한 이해를 통해 조직 내 세대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관련 도서 <90년생이 온다>, <포노 사피엔스>는 올 한 해 동안 큰 관심을 받았고, 2019년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각각 3위, 34위를 차지했다.

<90년생이 온다>의 구매자는 30대와 40대가 각각 33.7%, 33.6%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고, 50대가 16.7%로 그 뒤를 이었다. <포노 사피엔스>의 구매자는 40대가 42.9%로 가장 많았고, 24.6%의 30대와 21.6%의 50대 순이었다.

◇현실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인문 교양서 활약

현실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지식을 전하는 인문 교양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50가지의 철학 사상을 담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와 고된 삶에 무너지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12가지의 지혜를 전하는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각각 2019년 종합 베스트셀러 5위, 20위를 차지했다.

또한, 일상에서 스스로 마음의 허기를 치유할 수 있는 ‘집밥 같은 심리학’을 표방한 <당신이 옳다>는 9위,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장 실용적인 역사 사용 설명서 <역사의 쓸모>는 33위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12가지 인생의 법칙> 도서의 구매자는 남녀 5대 5의 비율을 보였고, 30대, 40대 독자층의 비율이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당신이 옳다>와 <역사의 쓸모>는 각각 남녀 3대 7, 4대 6의 비율로 여성의 비율이 높았고, 40대 독자의 비율이 각각 41.2%, 44.6%로 나타났다.

또한, 지식과 정보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다 알기 쉽게 전하는 스타 작가들의 시도도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2019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19위를 기록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비롯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유시민 <유럽 도시 기행 1>, 설민석 <설민석의 삼국지 1,2>, 정재승 <열두 발자국> 등은 2019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영향으로 어린이 및 청소년 문학 도서 판매량 증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매 학기마다 국어 시간에 한 권의 책을 읽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이 초중고 교과과정에 순차적으로 적용되면서, 어린이 및 청소년 문학 도서를 찾는 독자들이 증가했다.

올해 어린이 및 청소년 문학 도서 판매량은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육 방침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전년 대비 각각 23.9%, 18.2% 증가했다.

효과적인 독서법을 일러주는 자녀 교육서들 또한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독서 교육 전문가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공부머리 독서법>은 2019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고,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을 비롯해 <말하기 독서법>, <공부연결 독서법>, <신개념 독서교육 그림책놀이> 등 독서 교육 관련 도서의 출간이 잇달아 이어졌다.

또한, <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엄마의 말하기 연습>,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아이 마음에 상처 주지 않는 습관>, <엄마 심리 수업> 등 부모가 자신의 심리와 감정, 말들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다잡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통해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부모 교육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