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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채식주의자⑬] 몽고반점 4

(연재)꼬리에꼬리를무는예술 - '한강-채식주의자' 편

블루노트 승인 2018.09.18 11:01 의견 0

형부는 베란다 난간을 뛰어넘어 날아오를 수 있기를 바라지만, 실행하지는 못합니다.

지금 베란다로 달려가, 그녀가 기대 서 있는 난간을 뛰어넘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 그것만이 깨끗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인 듯, 활활 타오르는 꽃 같은 그녀의 육체, 밤 사이 그가 찍은 어떤 장면보다 강렬한 이미지로 번쩍이는 육체, 밤사이 그가 찍은 어떤 장면보다 강렬한 이미지로 번쩍이는 육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 이상은 일제 강점기의 시인, 작가,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이다. ⓒ블루노트

이 부분은 이상의 날개마지막 부분을 연상시킵니다. 날개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로 끝나죠. 이 부분 보면 투신했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 요새는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나서서 나는 또 문득 생각하야 보았다. 이 발길이 지금 어디로 향하야 가는 것인가를이 부분에 보면 나서서라는 말이 있죠. “나서서때문에 어떤 이들은 백화점 밖으로 나가서 날고 싶다고 말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와 함께 2014년 영화 버드맨도 떠오릅니다. 지금은 노년의 배우이며 연극 무대를 연줄하며 재기에 도전하는 리건 톰슨은 왕년에 버드맨을 연기했던 톱스타입니다. 이 영화 마지막에 리건 톰슨은 병실 창문을 열고 날아가는 새를 보다가 자신도 날아갑니다.

이들에게 난다는 것은 출구, 비상구를 말한다고 봅니다. 세상에는 달리 출구가 없으므로 난다는 것은 결국 죽음을 의미합니다. 여기까지 말이 나오니까 꼬리를 물고 고흐와 어린왕자가 떠오릅니다. 고흐는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서 별은 죽어서 가는 곳입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도 자신의 소행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독사에게 발을 물려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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