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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리칼럼(35)] 멘토리 10주년 기념일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권기효 멘토리 대표 승인 2020.12.23 14:05 의견 0

멘토리가 드디어 10년차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지만 그래도 이제는 오랜 시간 해온 일의 진정성을 조금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매 순간이 도전이기도 했지만, 항상 10년 주기로 크게 새로운 도전을 해왔어요.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도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도전이 가능한 이유는 그렇게 기다리던 주니어 멘토리들이 나온 덕분입니다. 그동안 만나왔던 친구들도 훌륭했지만, 청소년시절부터 멘토리의 구성원으로 함께 미션을 공유하면서 청년으로 성장한 동료들이 생겼기에 다음 스텝을 고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농산어촌 청소년들에게 대학이란 가장 안전하게 지역을 떠날 수 있는 선택지이기 때문에 우리를 활용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괜찮습니다. 오히려 지역을 떠나려고 했던 청소년들이 우리와 함께한 지역에서의 긍정적이 경험을 가지고 대학에 가서도 지역과 계속 이어지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지역에 남기에는 너무 고되니까요. 이 친구들과 토대를 닦으면서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저희의 방향입니다.

10년차를 맞아 한 해를 돌아보면, 행복한 일들도 많았지만 힘든 일들도 있었어요.

“혁신적이지 않아도 필요한 일”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은 혁신적인 일이 아닙니다. 멘토리의 미션은 누구나가 동의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불쌍하니까 도와주세요”가 아니라 누구보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계속 이어가는 것 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를 지탱하는 중심 가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우리가 즐겁지 않은 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청소년 수준이라는 인식을 뛰어넘는 일”

청소년들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져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청소년들과 무언가를 한다고 하면 여전히 학예회나 동아리 수준의 결과를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청소년들이 만들어내는 변화의 수준을 높이고, ‘아이들’이 아닌 ‘인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단순히 재능을 빌리거나 보람으로 갚기보다 서로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디, ‘도와주기’보다 ‘함께’ 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딴 짓을 통한 배움”

여전히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로 먹고사니즘을 해결하는 것이 저희에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답을 찾기 위해서는 창업이 아니라, 끊임없이 딴 짓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 문제는 모두가 고민하면서도 누구도 답을 내지 못하지만 그러면서도 모두 ‘답인 것 같은 말’을 던집니다. 우리는 그럴싸한 답보다 탐험하고 실험하며 경험하는, 험한 일을 바탕으로 하는 딴 짓을 통해 ‘맷집’이 탄탄한 청년으로 성장하며 답을 찾겠습니다.

“오프라인의 중요성”

온라인 전환이라는 말, 지긋지긋 합니다. 멘토리에게는 온라인을 활용하는 일은 있어도 전환은 없을 것입니다. 지역의 청소년들에게는 ‘관계’라는 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오프라인이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온라인의 파이가 커지는 만큼 오프라인의 파이가 줄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온/오프라인을 활용하면서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힘을 유지해볼게요.

코로나로 인해서 올 한 해가 쉽지 않았던 것은 맞지만, 무리하지 않고 재정비를 했기에 개인적으로도 10년차를 차분히 준비 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차. 두 자릿수가 되면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는데 별거 없네요. 앞으로도 묵묵히 제가 해온 일을 계속 하면 될 것 같아요.

한 해 한 해 지날 때마다 감사한 분들이 한가득 떠오르는 걸 보면 참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응원 받으며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감사한 멘토리들 덕분에 오늘도 더 나은 다음을 꿈꿉니다.

“앞으로도 잘 해보자, 요녀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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