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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스가 총리의 시정방침 연설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승인 2021.01.22 22:15 | 최종 수정 2021.01.23 16:16 의견 0

◆ 2021년 스가정부의 핵심방침

‘시정방침연설’이란 정부의 장(총리)이 의회에서 1년 간의 정부의 기본방침 및 정책에 대한 자체를 나타내고자 하는 연설이다. 원칙적으로 통상국회 시작과 함께 내각총리대신이 본회의장에서 연설한다.

지난 1월 18일 스가총리는 ‘안심과 희망’을 핵심으로 시정방침 연설을 했다. ①코로나19대책, ②동일본대지진으로 부처의 부흥과 재해대책, ③일본의 오랜기간에 걸친 과제 해결(전례주의를 깨고 미래를 개척), ④지방 활성화 및 사회보장 개혁, ⑤외교안보 등 다양한 주제를 언급했다. 이 가운데 국민들이 관심있는 것은‘코로나19 종식과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완전한 복구(안심)’그리고‘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개최(희망)’일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D6jlGJSHjY&feature

◆ 지자체에서도 포기한 코로나19 대책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은데, ①작년 1월 15일 일본에서의 코로나19 환자가 최초로 식별된 이후 일본이 ‘긴급사태 선포’를 2번에 걸쳐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88일(10월 30일)만에 10만 명에 달했던 누적 확진자가, 20만 명 기준에는 51일(12월 21일)만에, 30만명은 23일 만에 도달했다.

②게다가 정부가 내세운 전략이라고는 건강관찰 및 외출 자숙을 요청하는 가운데, 적극적 역학조사 등에 의한 ‘클러스터(집단감염)’를 파악하는 것이 감염확대 방지책의 근간이었다. 그런데 도쿄인근의 가나가와현은 지난 1월 8일 코로나19의 감염경로와 밀접접촉자를 조사하는‘적극적 역학조사’ 대상을 1월 9일부터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보건소 업무를 조금이라도 감소시키기 위해 클러스터 대책을 포기하는 극단의 조치였던 것이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병원도 못가고 자택에서 요양하는 대기자가 3만 명에 이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PCR검사를 확충해야 한다는 등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이후 지금까지도 일본의 전략이 맞는지 토의만 계속하고 있다. 한편으로 담당 공무원들은 위양성(僞陽性)이 일정수 나오기 때문에 검사를 무질서하게 증가시키면‘병원 및 보건소가 폭발하고 의료붕괴를 초래한다’는 취지의 내부문서를 작성하여 관저 핵심요원 및 여야당 간부들에게 설명(문예춘추 2020년 12월호, 232쪽)하고 다녔다고 한다. 즉, 담당 공무원들은 검사를 확대하고 싶은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 지지율 급락 등 여론 향방

때문에 코로나19를 재해재난으로 보고 있는 국민들의 시선은 스가 정권에 대해 곱지 않다. 1월 16∼17일 진행된 ANN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내각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3.6%포인트 하락한 34.8%로 급락(불지지 42.5%)했다. 게다가 올림픽 개최관련 해서 국민 절반이 중지(48%) 혹은 연기(37%)를 원했으며, 현재의 코로나19도 2월 7일 까지 1개월 동안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예측이다. 즉, 스가정권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코로나19 대응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불신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ANN 여론조사 2021년 1월 16일∼17일 ANN 여론조사 결과 (정회주 번역)

◆ 향후 자민당 암반 지지층의 향방이 스가정권 존속여부를 결정

한편, 1월 13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긴급사태 선포' 대상 지역을 3대 도시권을 포함하면서 작년 10월 8일부터 시행했던 일본 기업 취업내정자 포함한 특별입국절차도 중단했다. 기업인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한국, 중국을 포함하는 11개국이 양국 간 합의된 특별 방역절차를 준수하면 일본 입국 후 격리조치 없이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다.

중단 이유에 일본정부는 특별입국 절차 중단이 코로나19 변종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른 외부차단(みずぎわ:水際) 대책 일환이라고 하지만, 배경에는‘자민당 외교부회’의 입김이 작용했다.

자민당 외교부회는 회장이 자위대 출신 사토 마사히사라는 전국구 참의원 의원이고, 그는 자위대와 예비역, 극우세력들의 후원으로 3선까지 당선되었다. 그의 주장은 자위대 홍보, 폄한·폄중, 센카쿠문제 등으로 특화되어 있고, 헌법개정, 자위대의 보통군대화 등을 주장하는데, 이번 긴급사태 선언을 틈타 평소 주장하던 외국인 입국중단을 관철시킨 것이다.

이밖에도 기자출신 임에도 역사 수정주의를 부르짖으며 비상식적인 극우활동을 전개중인 ‘아오야마 시게하루’와 그가 소속한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보호하는 모임(日本の尊厳と国益を護る会)’도 이같은 특별입국절차를 반대해 왔다.

사실 자민당의 암반 지지층은 이들과 같은 보수 및 극우세력이 핵심이다. 아베 정권시에도 지지율이 지지율이 20% 후반 ∼ 30% 초반까지 하락하였다가 회복하는 경우를 보였는데,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은 이유는 이들 세력이 지지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스가정권은 지지율이 하락하는 형세에서 암반지지층 마저 이탈하게 되면 정권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자위대 출신‘사토 마사하사’혹은‘아오야마 시게하루’와 같은 극우층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향후 스가정권은 전반기 백신접종 완료를 통해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 도쿄 올림픽을 성공한다는 전략이지만 ①긴급사태선언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월 17일 도쿄(긴자), 오오사카(난파)는 작년 긴급사태선언 때(4.19)와 비교해서 약 3배 이상 유동인구가 증가해 선언효과에 의문이 있으며, ②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마이넘버 카드’ 보급이 제대로 되지 못해 단기간 내 백신접종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없어 이같은 전략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결국 지금의 스가 정부는 극우세력까지 우려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정부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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