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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블 작가 냥이야기(27)] "하늘로 날아간 나비"

나블 작가 승인 2021.08.05 09:00 의견 3

"나블 작가 냥이야기"
사진에서 느껴지는 고양이 감정을 1인칭 시점으로 재미있게 풀어보았습니다.

"하늘로 날아간 나비" (일러스트=나블 작가)

자네, 오랜만이네.
떠나기 전에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구먼.

내가 많이 흐릿해졌지?
별이 될 채비를 하는 거라네...

자네를 처음 만났던 날이 기억나는군.

회사 사람들과 쭈뼛쭈뼛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길바닥의 나를 보고선 환하게 웃던 그 모습 말이야.

그 후로 가끔 간식도 가져다주고 한 번씩 만났지, 자네와 나는.

그날은 자네가 늦은 퇴근을 하고 간식을 가져와
길바닥에 퍼져 앉아서 한참을 나와 시간을 보냈다네.

지나가던 늙은 회사원이 말했지.
더럽게 그런 걸 만진다고...

그래..
난 길바닥에 오래 살아서 구내염에 걸려 침은 흐르고,
어떤 이가 던지고 잡아돌린 탓에 다리도 절뚝거렸지.

더럽게 보이기도 했을 거야.
털도 흰색인지 노란색인지 구정물 덩어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으니..

고양이가 어떻게 하늘의 별이 되는 줄 아나?

서서히 풍경에 녹아드는 거야.
희미해지는 거지.

점점 옅어지면서 이렇게 하늘이 아름다운 날,
한 마리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나풀나풀 날아오르지.

그러다가 반짝! 하는 별이 되어 하늘의 보석이 된다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길바닥의 날 보아주어 고맙네.
맛없는 사료라도 몸에 좋은 거라고 가져다준 그 작은 정성도 내 가슴에 있다네.

잘 있게...
내가 떠나도 아파하지 말고 언젠가 어디선가 다른 인연으로 만나세.

짧은 시간이었지만 길바닥의 날 보아주어 고맙네.
(사진 출처=https://www.instagram.com/dt_ray/)

[나블 작가]
https://www.instagram.com/dt_ray/

※ 지구별에서 3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 집사.
※ 나블은 나불나불거리다는 뜻으로, 고양이와 사람의 교감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린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필자와의 협의 하에 본명 대신 필명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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