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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SSG, 그 자리 지킬 수 있을까?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3.01.04 13:44 의견 0

2022 시즌 개막 10연승을 시작으로 프로야구 역사에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더해 통합 챔피언에 올랐던 SSG의 2023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지난 시즌 우승 멤버로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불안함이 노출되고 있는 SSG다.

우선 구단 운영과 관련해 이해할 수 없는 인사로 구설수가 있었다. SSG는 시즌 종료 후 우승을 이끌었던 단장을 돌연 교체했다. SSG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에 SSG의 팬들이 크게 반발했다. 구단주에게 이와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구단주는 소통의 문을 닫아버리며 침묵했다.

SSG 구단주는 대중과의 소통을 즐기고 야구단에 대해 넘치는 애정을 과시했다. 구단주의 관심과 지원은 SSG에 우승에 분명 큰 밑거름이 됐다. SSG는 프로야구 구단 중 최고의 시설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다방면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이는 구단주에 대한 긍정 이미지를 더 크게 했지만, 단장 교체와 관련한 구단주의 모습은 독단적이고 권위적이기까지 했다. 여기에 비선 실세의 구단 운영 개입설이 더해지며 우승의 영광이 퇴색되고 말았다.

팀 전력 면에서도 스토브리그 기간 보강을 하지 못했다. 샐러리 캡 제도 시행으로 인해 팀 연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SSG는 전력의 약점인 포수 보강에 관심이 있었고 마침 2022 시즌 후 FA 시장에서 양의지를 포함해 우수한 포수들이 다수 나와 있었다. 하지만 SSG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오퍼를 보낼 수 없었다. 총 연봉 기준을 넘어서면 발생하는 사치세와 신인 선수 지명권 박탈의 불이익이 너무 컸다.

결국, SSG는 극심한 부진으로 두 번째 FA 권리 행사를 포기한 주전 포수 이재원과 2022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식 두 베테랑을 중심으로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포수 유망주들의 성장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베테랑들의 반전과 조화가 절실한 SSG다.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SSG는 기존 전력의 이탈도 막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을 했던 베테랑 우완 투수 이태양과의 FA 계약이 실패하며 그의 한화행을 지켜봐야 했다. 이태양은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주력 투수로 활약했지만, 기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트레이드로 SSG와 함께 하게 됐다.

SSG에서 이태양은 반등했다. 2022 시즌 이태양은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을 노경은과 함께 훌륭히 메웠고 후반기에는 불펜 투수로 큰 역할을 했다. 30경기 8승 3패 1홀드에 방어율 3.62를 기록한 이태양은 2023 시즌에도 당연히 1군 전력에 포함되어야 했지만, SSG가 FA 시장에서 제한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항이 문제였다.

이태양을 잃었지만, SSG는 부상 재활을 마친 10승 이상이 보장된 선발 투수 박종훈, 문승원이 올 시즌 정상 가동된다는 점에서 마운드의 전력 누수가 크지는 않다. 다만, 외국인 투수의 변화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SSG는 2022 시즌 후 선발 마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폰트와 모리만도 두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다.

2022 시즌 개막전에서 비공인 퍼펙트 경기를 하는 등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폰트는 재계약 대상이었지만,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꺾을 수 없었다. 시즌 도중 교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돼 SSG의 우승에 큰 힘이 됐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모리만도는 포스트시즌에서 부진이 재계약의 걸림돌이 되면서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SSG는 대신 두 명의 좌완 투수 맥카티와 로메로를 새롭게 영입했다. 맥카티는 오랜 선발 투수 경험과 이닝 소화 능력이 강점이고 로메로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리그를 두로 경험했다. 특히,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로 김광현과 함께 원투 펀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KBO 리그를 처음 접하는 투수들이라는 점에서 리그 적응의 문제가 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에게 상존하는 실패의 가능성을 부담해야 한다.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로메로는 부상 이력에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가 마음에 걸린다. SSG는 김광현을 시작으로 박종훈, 문승원과 오원석까지 풍부한 국내 선발 투수진이 있어 든든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면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 여부는 SSG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SSG 마운드에서 더 고민되는 지점은 불펜진이다. SSG는 지난 시즌에서 강력한 선발진에 비례하지 못하는 불펜진이 불안 요소였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었고 불펜진이 기복이 컸다. 이에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 자원인 박종훈과 문승원이 불펜으로 나섰다. 선발 투수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던 베테랑 노경은도 후반기 불펜 투수로 나서야 했다. 이는 2023 시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필요한 부분이다.

타선은 여전히 막강하다. 리그 최고 3루수로 SSG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최정을 포함해 외야수 한유섬,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올라선 박성한과 함께 센테 라인의 핵심인 중견수 최지훈 등의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 SSG에서 선수 커리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메이저리거 추신수도 은퇴 가능성을 일축하고 세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추신수와 함께 팀의 정신적 지주로 필요할 때 한 방을 때려내는 결정력으로 우승에 힘을 더해준 베테랑 김강민의 존재도 든든하다.

이 밖에 SSG는 야수진에서 지난 시즌 우승 멤버를 그대로 유지했다. 당장은 에이징 커브를 걱정할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호주 윈터 리그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고 있는 늦깎이 유망주 하재훈의 활약도 기대된다. 하재훈은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 후 국내로 돌아와 SSG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지만, 부상으로 투수의 꿈을 접고 지난 시즌부터 타자로 나섰다. 호주 리그에서 하재훈은 타자로서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40살이 넘은 추신수, 김강민 은퇴를 앞둔 시점에 하재훈의 등장은 SSG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SSG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에레디아의 활약이 더해 저야 타선의 폭발력을 더할 수 있다. 에레디아는 SSG가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 한도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영입한 선수다. 쿠바 대표팀 출신의 이력에 호타 준족형의 우타자다. 타자 친화 구장인 홈구장에서 장타력을 더 발휘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수년간 SSG는 홈런 타자로 활약했던 로맥 이후 중심 타선에서 활약할 외국인 타자가 없었다.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강력한 타선이지만, 외국인 타자의 갈증이 있었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외국인 타자가 중심 타선에서 역할을 한다면 SSG의 타선은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다.

몇 가지 변수가 있지만, SSG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전력이다. 장기 레이스에서 꼭 필요한 선발 마운드가 리그 최상위급이고 국내 선발 투수진이 두껍다는 건 최고의 강점이다. 타선 역시 외국인 타자 없이고 강하다. 이는 전력의 안정감을 더할 수 있고 기복을 줄일 수 있다. 김원형 감독을 포함해 팀 역사를 함께 한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진이 다수를 이룬다는 점도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함이 있다.

2023 시즌도 이런 안정감 속에 SSG는 충분히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타 구단들의 전력이 보강이 이루어졌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팀인 LG의 전력이 약화됐고 키움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지 않았다. 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강화되면서 전력 평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지난 우승 전력을 대부분 유지한 SSG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어쩌면 디팬딩 챔피언으로서 그 자리를 지키려 하는 SSG의 가장 큰 변수는 구단 수뇌부가 지속성과 한결같은 방향성을 유지할 있을지가 될 수 있다. 앞선 언급한 단장의 돌연 교체 과정에서 드러난 윗 분의 의중이 구단 운영 전반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면 SSG의 안정감이 깨질 수 있다. 구단 운영의 독립성과 지속성 유지가 SSG의 2023 시즌에는 중요해 보인다.



사진 :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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