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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2024년 일본정부의 예산과 특징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4.01.10 16:50 | 최종 수정 2024.01.10 16:53 의견 0

2024년 일본의 예산 총액은 112조 717억 엔으로 2023년 당초예산보다 2조 3,095억 엔 적지만 2년 연속으로 110조 엔을 넘는 규모다.

2024년도 예산의 특징을 보면 첫째, 세출은 ①사회보장비가 전체의 1/3을 차지하는 37조 7,193억 엔으로 2023년보다 8,506억 엔 증가했다. ②하지만 예산 총액은 12년 만에 감소했는데, 이는 예비비를 줄였기 때문이다.(코로나19 대책비 : 5조 엔 ⇒ 1조 엔, 물가급증 대책 예비비 : 4조 엔 ⇒ 1조엔, 우크라이나 관련 예비비 : 1조 엔 ⇒ 0) ③이제까지 발행한 국채에 대한 상환 및 이자 지불액인 ‘국채비’도 27조 90억 엔으로 과거 최대 금액이 되었을 뿐 아니라 세출 전체의 약 1/4이 국가 빚에 대한 변제예산이다. ④종합적으로 사회보장비와 지방교부세 교부금, 국채비의 3개 경비가 세출 전체의 73.6%을 차지하고 있어 고령화 및 국채발행 증가로 인해 다른 정책을 수행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 일본 예산의 특징이다.

세입을 보면, 세수는 69조 6,080억 엔으로, ①법인세가 전년대비 2조 3,840억 엔 증가한 17조 460억 엔이었고, 소비세도 8,310억 엔 증가한 23조 8,230억 엔으로 증가했다. ②하지만 소득세는 3조 3,900억 엔 감소한 17조 9,050억 엔이고, ③세외 수입은 7조 5,147억 엔임에 따라 ⑤부족한 34조 9,490억 엔은 신규 국채로 채워질 예정이다.

2024년 예산:세출 (출처:NHK)
2024년 예산:세입 (출처:NHK)


둘째, 2024년 외무성 예산의 ‘5대 핵심’을 살펴보면 ①법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 유지·강화, '인간 존엄' 확보('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 엄중한 안보·경제 환경에 대처, 법의 지배에 기초한 국제질서의 유지·강화), ②정보력의 근본적 강화(가짜 정보 대책, 전략적 대외 발신 강화, 정보보안 기반 구축 및 강화), ③국제 경제질서의 유지·강화, 일본의 경제성장 촉진, ④안전보장 추진, 글로벌 과제 추진 강화, ⑤근본적인 외교·영사 실시체제 강화 등이다.

2024년 일본 외무성 예산 (출처: 일본 외무성)

정보력 발본적 강화를 위한 일본 외무성 예산 현황 (출처: 일본 외무성)


크게 보면 국방·외교·ODA를 전략적으로 실시하고, 국제기구나 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발언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정보력 강화 부분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짜 정보 대책 강화, 전략적 대외 발신 강화, 정보보안 기반 구축 및 강화, 대일 이해촉진 등을 추진한다는 것인데, 정보력 수집을 바탕으로 외교력을 강화하며, 일본에게 불리한 역사문제 및 방사능 유출문제 등은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셋째, 방위예산의 대폭적인 증가다. 일본은 그들의 대외 환경이 2차대전 종전 이후 가장 엄중하고 복잡한 안보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2023∼2027년 방위비를 43조 엔 규모로 증가한다고 결정했고, 2024년 방위비는 2023년보다 1조 1,277억 엔을 늘려 7조 9,496억 엔(미군재편관계경비 포함)으로 대폭 증가했다.

2023년 4월 방위성은 방위력 발본적 강화 실현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철저한 사업추진관리 및 조달절차, 회계업무 조기화·합리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①방위비 대폭 증가 원인은 아베 정권 당시의 정치적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예를 들면 2023년 FMS 조달요구액이 1조 4,768억 엔에 달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엔저로 인한 예산상의 압박도 가중되었다. 구체적으로는 2011년 F-35로 기종 결정한 후 예산 반영을 시작한 2012년의 당시의 달러당 환율을 2022년의 환율과 비교하면 달러 가치는 약 4할 이상 상승(2012:79.79엔 → 2022:116.19엔)했다. ②또한 적 기지 공격능력(반격능력) 보유를 위한 공격무기 관련 예산을 대폭 증가하였으며, 여기에는 사거리 1,000km가 넘는 국산 순항미사일과 신형 국산 지대함 및 지대지 정밀유도탄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③무엇보다도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을 추진 중인데 이는 미국 이외의 국가와 맺은 첫 번째 전투기 개발이다.

일본 방위비 증가 추세 (출처: 일본 방위성)

연도별 FMS 조달액 (출처 : 日本経済団体連合会(2022,4,12.) 및 立法と調査((No.453, 2023.2.))


결론적으로 2024년 예산을 통해 본 일본은 미국이 중국의 패권주의적 세계진출을 봉쇄하는 대중국 대결노선으로 전환한 이후 타이완 유사시 미군과 공동 행동이 가능토록 군비확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전수방위에서 적기지(선제) 공격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유사시 사용할 민간공항·항만에 대한 공사비를 국가에서 부담하면서 평시부터 자위대가 사용토록 추진하도록 조치하는 가운데, 자위대 기지 및 미군기지 주변을 ‘주시구역’, ‘특별주시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인근 주민을 감시토록 하는 등 ‘쿠우키’(분위기)가 급격하게 변화중이다.

이처럼 일본의 변화하는 모습은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대외 정세와 지역 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하지만 이같은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최근 미국과 타이완에 대한 가짜뉴스를 해외에서 발신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변화시키려는 타국의 정보전 사례가 있었다. 이를 통해 볼 때 해외 정보력 부재는 불필요한 국내 갈등을 초래하며 국력의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정보 파악을 위한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재외공관 수를 보면 우리의 수준은 너무 열악하다.

또한 현지상황을 파악해서 본국으로 생생한 정보를 송출하는 방송사의 해외파견 기자를 보더라도 NHK는 29개의 취재거점에 81명의 특파원(2021.8.4., NHK PR, NHK)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 통신사인 교도통신도 해외 41개 도시에 총지국을 설치하고, 10개소에 통신원을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KBS는 5개 지역 총 25명, MBC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현재 3개 지역 4명으로 축소(2020년 KBS·EBS에 대한 국정감사 결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과만 보더라도 정부와 민간분야의 대표격인 방송사의 의지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우물 안 개구리’란 표현을 일본에서는 ‘우물 안 개구리 큰 바다를 모른다(井の中の蛙大海を知らず)’고 표현한다. 일본이 “큰 바다를 모른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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