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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일본에서 유행하는 K-드라마·한류드라마 속에 나타난 양국의 차이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4.04.13 14:52 의견 0

K-드라마와 한류드라마의 구분을 명확하게 정의한 것을 찾기가 어려워 일본에서 구분하는 방법을 찾아 보니, “①K-드라마는 한국에서 생산하고 시기적으로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비교적 2010년 이후 제작된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지칭한다. ②반면에, 한류드라마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전반에 걸쳐 한국 대중문화 붐을 타고 확산된 것을 말한다”고 한다.(Gemini)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본에서는 tvN ‘눈물의 여왕’이 화제가 되고 있다.(https://www.netflix.com/kr/title/81707950) 과거 전통적인 한류 드라마의 특징인 ①재벌 이야기, ②불치병과 기억상실, ③잘생긴 남성 배우가 주연인 로맨틱 코미디 등 아주 보편적인 형식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④‘별에서 온 그대’로 일본에서도 크게 알려진 배우 김수현이 나오므로 이 또한 주목할 요소다.

그런데 일본에서 유행하는 K-드라마 특징을 보면 첫째, 다양한 소재에 있다. 일본 드라마는 크게 연애와 형사 드라마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K-드라마의 경우에는 ‘도깨비’, ‘별에서 온 그대’처럼 소재가 다양하다.

둘째,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연약한 여성을 지키는 지고지순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다. 이번 ‘눈물의 여왕’에서도 술에 취하면 귀여운 모습을 연기하면서 한편으로는 재벌집 상속녀 홍해인(김지원)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남성 백현우(김수현)의 일편단심을 보여준다. 일본 여성들이 한국 남성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소소함에 있다. 드라마에서도 백현우는 비에 젖으면서도 정작 홍해인에게 우산 씌워주는 모습이 일본 젊은 여성들이 환호하는 점이다. 드라마를 벗어나 현실에서도 돈도 없고 시간적 여유도 없는 한국 유학생이 데이트 비용을 와리캉(割り勘, Dutch treat)을 하지 않는 그런 모습을 일본 여성들은 좋아하는 것이다.

셋째, 일본 드라마의 경우 TV 방송국 주도로 제작되기 때문에 쟈니즈와 같은 대형기획사와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자신들의 소속사 출연자들로 결정한다. 당연히 드라마 내용에 부합하는 연기력보다 배우의 지명도를 우선시하게 되고, 결국 배우 선택폭이 줄어든다.

한편, 최근 유행한 한류드라마는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라는 드라마다.(https://channelj.co.kr/program/view/?drama&bsID=2&pro=479)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자 주인공이 연하의 한국인 유학생과 사랑에 빠진다는 판타지 러브스토리이데, 과거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처럼 한류 드라마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본 방송국(TBS)에서 제작하였다. 관동지방에서는 평균 시청율 5.9%이었고, 무엇보다 한국어 번역 부분 때문에 재방 시청률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꽤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한국과 일본 남녀간의 연애 생활을 비교해 보면 첫째, 한국인 남성이 상대적으로 자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 태오(채종협)가 상대 여성인 유리(니카이도 후미)를 만날 때 마다 밥을 먹었는지를 물어보며,‘에너지 충전’이라면서 순두부, 잡채 등 간단한 한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죠시료쿠’(女子力)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여성스러움(요리, 배려, 몸매 등 외형을 갖추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며, 이와는 반대로 남자는 ‘테이슈 간빠쿠’(亭主関白)라는 말도 있다. 즉, 남성은 절대적 권위를 가진 권력자처럼 행동면서 ‘죠시료쿠’가 높은 여성을 선호하므로 일본 여성들이 상대적을 자상한 이미지를 가진 한국 남성에게 빠지기 쉽다.

둘째, 일본에서는 연애할 때 남녀간의 대화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우리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LINE을 이용하는데 이를 이용한 상대방에 대한 연락과 표현이 부족한 것이 일상이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일본의 소설가인 나츠메 소세키(夏目 漱石)가 영어교사 시절 “I LOVE YOU”를 일본인들의 감성으로 번역한다면 “달이 참 이쁘네요”(月が綺麗ですね)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처럼 사랑한다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인 일본인 감성이다. 물론 오래된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이런 내용이 최근 한일 커플이 증가하는 것을 두고 화제가 될 정도다.

셋째, 한국 남성은 일본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넘친다. 20대의 58%가 ‘초식계’라는 여론조사도 있듯이 일본 남성은 소극적이다. 반면에 한국 남성은 성인이 되어서 군대를 다녀온다. 군대에서는 매주 수요일 마다 정신교육을 받을 뿐 아니라 그들이 받는 군대 훈련은 위험한 상황 속에서 여성을 지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효과적인 대화를 갖는 법과 능력을 배운다. 일종의 처세술에 우위를 점한다고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 종식과 OTT의 한계에 따라 K-드라마가 다소 침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본 내 의견도 있으며, K-Culture를 좋아하는 층이 일부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지만 ‘눈물의 여왕’과 ‘EYE LOVE YOU’와 같은 K-드라마/한류 드라마가 계속되는 한, 일본으로의 한국 기저문화 확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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