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프로야구 시즌 중 큰 관심사였던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 조상우의 트레이드가 마침내 성사됐다. KIA는 조상우의 소속팀 키움에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와의 4라운드 지명권 현금 10억 원을 내주고, 조상우를 받았다.
KIA는 조상우 영입으로 FA 시장에서 LG로 떠난 불펜 투수 장현식의 빈자리를 메우고 불펜진을 강화했다. KIA의 이번 영입은 커진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상우 트레이드 영입전 승자는 KIA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내부 FA 중 꼭 잡고자 했던 장현식을 머니게임에서 밀려 떠나보냈다. 장현식은 필승 불펜진의 한 축으로 이닝 소화능력과 풍부한 경험, 아직 전성기의 나이로 3~4년 충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 KIA는 이런 장현식의 빈자리를 메워야 했다. 다만, FA 시장에서 대안을 찾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심지어 내부 FA 투수인 임기영에게도 미온적 자세를 보였던 KIA였다.
그 사이 올 시즌 상위권에 있었던 삼성과 LG가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LG는 약화된 불펜진 강화를 위해 FA 시장에서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했다. 선발 투수 최원태가 FA 계약으로 팀을 떠났지만, 애초 LG는 최원태를 잡을 마음이 없었다.
삼성은 최원태의 보상 선수로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좌완 투수 최채흥을 삼성으로부터 보상 선수로 영입했다. 여기에 방출 선수인 베테랑 사이드암 심창민을 더해 불펜 뎁스를 더했다.
삼성은 LG 선발 투수 최원태를 FA 영입했고 키움에서 풀린 외국인 투수 후라도를 영입해 선발 마운드를 강화했다. 원태인과 최원태, 후라도와 레예스까지 삼성은 리그에게 가장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구성했다. 비록, 불펜진 강화를 이루지 못했지만, 이닝 소화능력이 뛰어난 선발 투수진을 통해 불펜진의 부담을 덜고 마운드를 강화했다.
◆KIA에 자극제 된 삼성과 LG의 스토브리그
내년 시즌에도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할 KIA로서는 분명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KIA는 확실한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이에 내부 FA들 보다 먼저 외부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조상우에 대한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KIA는 올 시즌 중 우승을 위한 카드로 조상우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컸던 팀들도 마찬가지였다. 영입 경쟁이 붙었다. 키움 역시 조상우가 핵심 전력이었지만, 리빌딩을 강력히 추진하는 상황에서 FA 권리 행사 시점이 인접한 조상우를 계속 붙잡아 두려 하지 않았다. 적당한 조건이면 트레이드로 그를 떠나보낼 가능성이 컸다. 이에 트레이드 마감시한까지 조상우의 트레이드는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조상우가 부상으로 트레이드 마감 시점에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그의 트레이드는 없던 일이 됐다. 시즌 후 조상우의 트레이드는 큰 현안이 아니었다. 다만, 키움과 조상우가 내년 시즌을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리빌딩 키움, 조상우와의 동행 포기
키움은 여전히 리빌딩 중이고 대형 FA 계약에는 소극적이다. 조상우에 대한 관심은 KIA 말고 복수의 팀들도 있었다. 이에 조상우의 트레이드는 2024 시즌 중 프로야구의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조상우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부상으로 엔트리 말소되면서 그의 트레이드는 없던 일이 됐다. 그렇게 조상우는 키움 선수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후 조상우 트레이드는 스토브리그 기간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키움이 조상우와 2025 시즌을 함께 할지는 미지수였다. 2025 시즌 후 FA가 되는 조상우를 키움이 잡기는 어려웠다. 키움은 재정적 문제도 있지만, 대형 FA 계약에는 소극적이다. 조상우는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2025 시즌 평균 성적만 유지한다면 그 가치가 커질 수 있다. 최근 KBO 리그에서 불펜 투수에 대한 가치가 크게 올라간 상황과 조상우가 30대 초반으로 나이가 많지 않다는 점도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키움은 그를 잡을 수 없다면 최대한의 가치에 있을 때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게 더 이익이 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조상우가 2020 시즌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보였고 병역 의무 이행 후 첫 시즌은 2024 시즌에 아직 완전히 기량을 회복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도 키움은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조상우는 부상으로 이닝 소화에도 제한이 있었다.
키움은 국내 에이스 안우진이 부상에서 돌아오는 2026 시즌 윈나우 체제로 돌아설 계획이다. 조상우는 그 점에서 2025 시즌 내부 FA로 잔류시키는 것도 전력 유지의 방안이었다. 키움은 그의 잔류보다 트레이드 카드 활용이 팀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은 최근 그들의 트레이드 방식대로 신인 지명권을 매게로 다시 조상우 트레이드를 했다. 키움은 조상우가 FA 자격을 얻고 타 팀과 계약 후 발생하는 보상 선수와 보상금액이 KIA와의 트레이드 그 이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KIA는 키움의 기호에 맞는 제안을 했다. 1라운드와 4라운드 신인 지명권은 분명 키움이 관심을 가질만 했다. KIA는 2026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가장 뒤 순위다. 1라운드 신인이라 해도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 KIA에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 해도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건 부담이 된다. KIA는 이런 출혈을 하면서도 조상우를 영입했다는 건 우승에 대한 열망의 반영이다.
◆디팬딩 챔피언 미래를 포기한 선택
2025 시즌 후 팀 주력 선수인 유격수 박찬호와 외야수 최원준 베테랑 투수 양현종이 FA 자격을 가진다. 샐러리 캡 등을 고려하면 KIA가 이들과 다 계약을 하기는 어렵다. 즉, 2025 시즌이 KIA에는 지금의 전력을 유지하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다. KIA는 우승이라는 목표만 보고 미래를 포기한 셈이다.
조상우가 2024 시즌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KIA는 투수 관리에 강점이 있다. 조상우와 KIA의 만남은 그의 반등에 있어 큰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조상우는 등장 장현식을 대신할 수 있고 필요할 때는 마무리 정해영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조상우가 순조롭게 몸을 만들고 시즌을 준비한다면 2024 시즌 6세이브 9홀드 이상의 성적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평소의 조상우라면 LG로 떠난 장현식의 2024 시즌 5승 4패 16홀드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조상우가 평년의 성적만 유지한다면 상당한 전력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는 KIA다.
◆우승 위한 새로운 퍼즐
조상우 역시 하위권 팀보다는 우승후보 팀에서 이력을 쌓는다면 더 나은 성적과 동기부여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조상우로서도 KIA 행은 긍정 요소가 많다. KIA 역시 조상우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이고 가치가 높아져 FA 시장에서 그를 떠나보낸다 해도 보상 선수가 보상금으로 트레이드 과정에서 내준 선수와 금액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
KIA의 조상우 영입은 2025 시즌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그 이상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분명한 전력 보강을 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2024 시즌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조상우와 KIA의 만남이 불러올 효과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