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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2. '로컬 거버넌스'를 구성하자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66)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5.02 12:50 의견 0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당선한 자는 주요 요직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울 가능성이 큰데, 이러한 주기적인 변화와 상관없이 항시적으로 존재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민관학이 참여하는 ‘로컬 거버넌스’를 조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 차원에서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조직해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시 차원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관련 부서를 만들고 준비한다고 하지만, 공무원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학계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과정 중에 지역만의 자원으로 부족한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지역 인재가 부족하고 고갈한 상황이라면 외부 자원이라도 적극적으로 유입해야 한다.

로컬 거버넌스는 지역 문제를 당사자들과 지역주민이 해결하는 구성체이다. 로컬이라고 해서 폐쇄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투리가 아니면, 듣기를 꺼려 하는 폐쇄성은 빨리 극복해야 한다. 따라서 대구 거버넌스는 다양성과 개방성을 지향해야 한다.

‘혐오 사회’에서는 종교, 정치, 성 등의 다양한 양상들이 자유롭게 번영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사회를 수호할 의무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한다. 다양성은 거버넌스 참여 대상을 지역 차원에 국한하지 말자는 의미다. 대구에 거주하는 다양한 시민, 유학생, 근로자 등을 포함해야 한다.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팀이 많은 장점을 보여준다고 한다.

필요하다면, 다른 지역의 구성원도 포함해야 한다. 대구에 현존하는 문제점은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사람 보다 외부에서 유입한 사람들을 통해 많이 찾을 수 있다.

개방성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녀노소, 전문가, 아마추어 등을 구별하지 말고, 최대한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귀담아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전문가는 전공분야에서 많은 전문지식을 담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역량을 존중해줘야 하지만, 그 존중을 권위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 집단은 폐쇄적인 골방이 된다(이런 이유로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는 전문가들을 존중하는 것은 좋지만, 그들을 숭배하는 것은 잘 못 됐다고 말한다). 다양하고 생생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든, 지방분권이든, 아니면 새로운 창조 도시를 지향하든 간에 지역 문제를 논의하고 토론하고 해결안을 제시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항시적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대구광역시, 지역 대학과 학계, 기업, 대구 시민, 대구 지역 외 시민 등이 모여서 기록을 남길 '사진 한 컷' 촬영을 위한 회의는 그만하고,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행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회의를 수 백 번 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비용 낭비 일뿐이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현안 문제를 판단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만들 수 있는 로컬 거버넌스 ‘대구(大構)’를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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