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竹鄕)의 소풍] 아이슬란드 여행 13회차(14) 2015년 9월 11일 사진 일기
눈과 화산, 푸른 바다의 나라 아이슬란드 16박 17일 일주기
장욱 작가
승인
2018.12.07 10:15
의견
0
하루를 더 있다가 가자~ 아니다~
마지막 배를 타면
하루 종일 시간이 있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
- 아하!
그러니까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그때 어떤 지혜를 얻었겠군요.
그쵸 대일아빠
노르웨이가 아이슬란드 해역에 와서
정어리를 싹쓸이해서 씨를 말려버린 이야기를 형수님이 다시 시작한다.
- 맞아요, 형수님!
뭐든지 싹쓸이 하면 안된다.
내가 배부르면 옆사람은 배고프다, 뭐 그런 거죠~
바로 그때 아내가,
- 하나 더 있겠네.
내 행복을 위해서 다른 사람 행복을 짖밟지 말자!
- 뉴욕/뉴저지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사람들을 풀어놓아 펜실바니아 고사리를 싹쓸이하는 거 그만 하자!
형님도 한마디.
- 바로 저 절벽 아래예요, 형님.
1627년에 알제리 해적들에게 안잡혀가려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곳이.
- 아니, 알제리는 아프리카 북쪽에 있는 나라잖아
이집트 옆에 있는.
- 네. 거기서 해적들이 여기까지 왔는데
섬 주민 75퍼센트에 달하는 242명을 잡아갔어요.
저항하는 36명은 그 자리에서 죽였고요.
- 절벽에서 뛰어내린 몇 사람은 겨우 목숨은 건졌는데,
기막힌 건 노예로 잡혀간 242명 중에
27명이 나중에 살아서 돌아 온거에요!
37년 지나서라던가.
- 어머나! 어쩜!
- 와!
그럼 우리가 지금 그 현장에 와 있는 거네!
- 당신은 참 기억력도 좋다.
어떻게 그런 걸 숫자까지 다 기억하고 있어
- 알면서 그래.
난 내가 재미없는 건 아예 기억 안하지.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저장할 기억 창고는 아직도 빈 공간이 많아.
왼쪽에 우리 텐트 두개가 점처럼 보이고
그 위에 있는 건물이 야영장 사무실 겸 취사장이다.
우리가 지금있는 곳이 오로라가 뜬 봉우리다.
오른쪽에 불룩한 무덤처럼 보이는 건
바이킹 건물이고, 길 건너서는 골프장이라고 한다.
- 형님.
이 우주에서 태양이 참 크죠
- 크지.
-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세요
- 글쎄
무척 클 걸
- 만약에 우주에서 제일 큰 별 하나가 이 지구만하다면
태양은 저 야영장 사무실 크기래요.
- 잉 정말이야
장서방,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 거 아니지
- 농담이라뇨~
태양이 저 건물만하다면 지구는 우리 주먹 크기가 될까말까 하대요.
[죽향(竹鄕)의 소풍]
죽향(竹鄕)이라는 아호를 가진 장욱은
1986년 재학 중 먹고살기 위해 도미,
30여년 이민 생활을 지내며 한시를 써온 시인이다.
[죽향의 소풍]은 우주의 수많은 별 중
지구라는 초록별의 방문객이라는
그의 소풍(삶)을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