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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청소년들의 장래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글쓰기-3편]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0.03.19 13:22 의견 0

인공지능이 비서가 되면, 인간은 삶의 여유를 더 많이 즐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자리 경쟁 상황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삶을 위해서 인공지능을 개발한 것이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많은 여가가 주어지고 그 시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면 인류의 삶은 분명히 더 좋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미래의 모습은 많은 책과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합니다. 자동차는 운전자 없이 운행되고, 하늘에도 비행기 자동차가 다닙니다. 그리고 모든 사물은 연결돼 있어서 음성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우유가 떨어졌네. 우유 주문해 줘!”라고 말하면, 냉장고는 알아서 음성을 인식하고 주문합니다. 보안 시스템도 철저해서 주인의 음성, 홍채 인식 등으로 주인을 식별하고 안전하게 지켜줍니다.

이런 세상이면, 도둑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의식주 문제가 없고 원하는 물품은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유토피아의 도래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혹, 반대로 디스토피아가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해서 실업률이 오르고, 아무리 똑똑한 인간도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으니 모든 지적 활동도 인공지능이 대체합니다. 인간들은 뇌를 사용하지 않아 지능이 퇴보하고, 인공지능에 더 의존합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른 아이” 같은 인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조금 먼 미래를 상상해 봤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전문가들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항상 최악의 순간을 대비하는 법입니다. 청소년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다가올 미래는 현재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더 자동화될 것입니다. 즉,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대학교 졸업 이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서 “림보 족”, “부메랑 족” 등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제 직장을 찾는 게 아니라, 직업을 만들어서 취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결국, 인공지능을 비롯한 로봇의 역할이 더 증가될 때쯤이면 현재 인간이 일하고 있는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시대를 살아가야 할 주역이 바로 현재 청소년들입니다.

현재도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상황에서 미래의 청년이 되고 가족을 꾸려야 할 지금 청소년들의 장래는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 해결? 탄성 회복력?

현재 청소년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과잉보호 속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 가정에 자녀가 한 명이나 둘밖에 되지 않으니 부모의 무한 애정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건 당연합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출산율이 0.92% 이어서 다음 해(2021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국가적인 문제입니다. 자애(慈愛)는 부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좋지 않습니다. 그 사랑이 과해서 문제가 됐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NO 키즈존” 입니다. 아동은 입장 금지하겠다는 표시입니다.

현재 청소년들의 성장은 역설적이게도 과잉보호와 더불어 위탁 보육을 받으면서 성장한 세대입니다. 물론, 현실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일 경우,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 위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간은 유치원까지 연장됩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돌봄 교실이 마련될 정도입니다. 물론, 가정에 부모님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대부분 엄마). 그러나 이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부분은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를 데리고 학원에 간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조금만 신경 쓰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위탁 교육으로 채웁니다. 아이가 좋아해서, 그리고 성장하는 데 중요해서 보내는 학원이라면 괜찮은데, 실제로는 유행처럼 보냅니다. 가끔은 아이 돌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일부러 힘든 학원을 보내는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위탁 돌봄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특징에 맞춘 차별성 있는 학습과 돌봄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천편일률적인 시스템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의 편리와 만족을 위해 보내는 학원 시스템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고, 이후 성인이 되면 당연히 자립심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회복 탄성력도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고등 교육을 받으면, 취업할 수 있었고 인생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어느 정도 위치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때가 되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내 집을 장만하는 등의 일들이 보장됐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에는 에스컬레이터 효과를 보편적으로 누리기 힘들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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