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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잡설] 국산 카메라에 대한 잡생각

이정환 기자 승인 2019.07.18 10:05 | 최종 수정 2019.07.18 18:34 의견 0
삼성 미러리스카메라 NX1. 좋은 카메라였다. 아쉽게도 이 카메라가 삼성의 마지막 카메라가 됐다.  (삼성카메라 제공)


요즘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뜨겁다. 일산불매운동은 예전에도 수 차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열기가 식으면 흐지부지되기 쉽상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대통령이 선전포고 수준의 발표를 했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본물건을 팔던 편의점 등 판매자들까지 불매운동에 나섰다.

대부분의 일본제품에는 대체상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을 거다. 다만 카메라처럼 대체물이 없는 경우는 정말 난감하다. 

일제카메라 외의 카메라는 독일제품이나 스위스, 스워덴 제품인데 일제카메라에 비해 열배 또는 수십배나 비싸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래전 모 온라인 사진동호회의 운영자 시절에 삼성의 카메라개발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의 초대를 받아서 자문을 해준 적이 있다.

그때 그들에게 한 얘기가 있다. "만약에 국산 디지털카메라가 출시되면 조금 성능이 떨어져도 그걸 사용하겠다"고 장담을 했다.

한참 후에 드디어 삼성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가 나왔다. 첫 카메라는 디자인이나 성능이 조잡했다. 전문가가 사용하기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꽤 쓸만한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소니가 미러리스카메라를 출시하니까 곧바로 삼성에서도 미러리스카메라를 출시했다. 물론 소니에 비해서는 약했지만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카메라였다.

나는 후속제품을 기대했다. 그때부터는 사진작업을 충분히 삼성카메라로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이재용 삼성부회장이 느닷없이 카메라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한 거다.  축척된 기술은 이미 다른 일본 카메라회사들에 견주어도 총분한 경쟁력을 가췄는데도 말이다.

만약에 지금까지 삼성에서 카메라가 출시하고 있다면 굉장한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거고 어쩌면 세계 카메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었을 거다.

광학카메라 시절, 삼성은 케녹스라는 필름카메라를 출시했었다. 롤라이라는 독일회사를 잠시 인수하기도 했고, 슈나이더렌즈의 노하우도 갖고 있었다.

일본의 미놀타와도 제휴해서 삼성미놀타라는 브랜드로 전문가용 카메라를 생산한 경험도 있다.

그 당시에는 코비카라는 브랜드로 필름카메라를 생산하던 대한광학이라는 필름카메라 제작회사도 있었다. 나름대로 우리나라 카메라의 전성기였다고나 할까?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아주 오래 전이지만 순천에서 원판카메라까지도 우리의 독자적인 힘으로 생산했었다고 한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삼양광학이라는 렌즈회사만 남아 수준 높은 렌즈를 생산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만약에 지금 삼성이 카메라사업을 접지 않고 삼양광학과 협업을 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헛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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