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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세일즈_톺아보기_번외(1)] 제약주권 다시보기

(팟캐스트: 제약세일즈 톺아보기) 제약세일즈 20년 경력자의 경험을 통해 제약세일즈 전반을 살펴보는 특별기획

윤준식 기자 승인 2020.08.31 00:00 | 최종 수정 2021.10.06 18:08 의견 0

제약세일즈 톺아보기는 제약세일즈 분야 20년 경력의 김부장님과 지난 3월부터 15회 이상 진행된 인터뷰를 사전제작 형식의 팟캐스트로 만든 방송입니다. 이번에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이야기들을 번외편 형식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톺아보다’란 ‘샅샅이 더듬어 뒤진다’는 의미입니다. 톺아보기 시리즈는 현업에서 오랫동안 종사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정리해 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제공하고, 업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돕는 시사N라이프의 실험적 프로젝트입니다. 특정 제약회사와의 관련성을 배제하기 위해 인터뷰 대상자의 소속과 실명을 밝히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시사N라이프 윤준식 기자(이하 ‘윤’): 저희가 처음 녹음하고 나서 지금 이 시기까지 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잖아요? 그러다 보니 김 부장님이 말씀하셨던 것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코로나 임상 들어갔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는데, 제약 주권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제약 세일즈 김부장(이하 ‘김’): 신약 개발에 대해 제약회사들이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야 된다면서 ‘제약 주권’ 관점에서 ‘제약 자국화’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했었습니다. 당시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지금 보니까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치료제로 쓰이고 있잖습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쓰이고 있고... 그런데 결국 당시 백신을 어느 나라가, 그리고 어떤 회사가 성공적으로 먼저 만드느냐에 따라 단순히 코로나 바이러스 질환 치료 목적뿐 아니라 국가의 정치경제적 경쟁 우위 관점에서도 생각을 확대해 볼 수 있어요.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어떤 그런 상황이 될 수 있다고도 제가 언급을 했었는데요...

최근 들어보니까 미국의 ‘화이자’에서 개발되는 백신이 좋은 임상결과를 보였고, 또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뉴스도 발표되었더라고요. 큰 회사들이 백신의 성공을 코앞에 앞두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국가들도 백신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함께 코워크(co-work)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백신개발에 협력했다는 기사도 본 기억이 있어요.

또 임상에 성공한 백신을 공급받기 위해서 많은 동남아 국가가 개발국에게 정치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뉴스에서 보니까 미국은 자국민들을 위해서 먼저 백신을 자기들이 확보하겠다는 뉴스를 봤어요. 바로 이런 점에서 백신의 주도권을 가진 국가와 아닌 국가 사이에 어떤 국가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미국의 어느 회사에서 백신을 개발했다면 미국 자국민을 우선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게 당연지사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백신을 개발할 수 없는 동남아 국가라든가, 특히 남미 브라질처럼 지금 굉장히 코로나가 굉장히 급격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국가에서는 효과가 입증된 백신을 국민들이 접종할 수 있을 만큼충분한 양을 받을 수 있기엔 만만치가 않은 거예요.

결국 ‘제약 주권’ 문제가 국가 간 경쟁과 공급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고. 나중에 정치·경제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신약의 중요성을 코로나 백신 사례를 들어 우회적으로 말씀을 드렸던 것이고요.

최근 동남아 국가, 특히 필리핀이 코로나 발생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러시아 정부 푸틴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을 자체 개발해 세계 최초로 공식 등록했다고 매스컴을 통해서 발표를 했더라고요? ‘스푸트니크V’ 라 이름붙였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소련 인공위성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거 원숭이한테도 못 맞출 것 같은데?”라고 했어요. 왜냐면 3상 임상이 진행되지도 않았고. 1상, 2상도 100명 이하의 사람에게만 진행됐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어요. 게다가 이 백신이 메르스 당시에 사용했던 메르스 치료제를 약간 변형해서 만들었다고 하기 때문에 현재 백신개발에 성공적인 미국 전문가 입장에서는 “정말 백신 맞나? 잘 만들어진 것인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필리핀에 백신 공급하고 약3상 임상을 필리핀에서 하겠다고 지금 필리핀 대통령하고, 러시아하고 얘기가 된 걸로 기사가 난 걸 봤거든요.

◇윤: 그만큼 필리핀은 절박하다는?

◆김: 정말 최악의 경우 백신의 효과를 못 볼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큰 결심을 한 거죠.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신약을 만들고, 새로운 질환 이라든가,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왔을 때 신약개발이 어려운 국가에서는 백신을 만드는 과정들이 굉장히 힘들고 어렵잖아요? 기술력도 필요하고. 연구 인력도, 의료 시스템도 지원이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브라질,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직은 선진화 되지 않은, 특히 제약산업 쪽에서 선진화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발전된 기술을 가진 국가에 어느 정도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결국은 그런 문제가 제약 자국화 관점에서 이슈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윤: 코로나19 같은 경우에는 전염성도 그렇고 여러 가지 복잡한 게 많아서요. 우리나라도 보면 “방역이 성공했다. 이제 한풀 꺾였다.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이런 순간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몇 달 걸려서 잡고 이런 것들이 지금 반복되어 왔거든요? 만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 저는 의사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지만 제가 만나는 교수님들, 특히 호흡기내과 교수님이라든가, 감염내과 교수님들 말씀으로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합니다. 방역을 잘 해서 한 자리 수, 심지어는 하루에 6명까지 내려간, 정말 좀 있으면 코로나가 잡힐 수 있겠다고 생각 했었는데 말이죠.

◇윤: 그렇죠. 5천만 인구에서 6명이면 어마어마하게 적은 숫자니까.

◆김: 갑자기 또 3자리수로 올라가기 시작하고. 빨리 백신이 접종돼서 대처를 해야 되는 상황이 온 것 같아요.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금 셀트리온이라든가 SK바이오팜 등 많은 회사들이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줄 압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술력 있는 회사들이 많고. 그 다음에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진출 되어 있는 상태이고.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굉장히 이런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데 협조적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백신 접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필리핀이라든가, 남미 쪽이라든가, 개발도상국이라든가 이런 나라에서는 굉장히 고민이 많을 것 같고. 결국 그래서 러시아를 잡은 것 같아요.

◇윤: 중국도 첨단산업에 있어서는 투자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어떤 산업에서도 밀리지 않는 다크호스가 되고 있잖아요? 이건 가상 시나리오인데 희박하지만 사실 중국 우한발 폐렴이기 때문에 먼저 많은 환자들의 임상을 갖고 있어 좋은 백신이 나올 수도 있단 말이죠?

이건 진짜 가상 시나리오인데, 예를 들어 중국에서 좋은 백신이 나와 다른 국가가 수입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강대국끼리 경쟁 상황 속에서 함부로 그것을 수입을 하겠다고 결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지금은 싸움입니다, 싸움! 경제 싸움, 군사력 싸움, 또 무역 싸움이잖아요?

중국도 국영제약사 ‘시노팜’이 백신개발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런 소식에 개발도상국은 벌써부터 구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에 손을 벌렸는데, 중국에도 우선적으로 코로나 백신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고 해요. 중국과 영토 분쟁이 있어 껄그러울 텐데 말입니다. 국민의 생명은 두테르테의 자존심도 꺽지 못한 모양입니다.

근데 더 웃긴 기사를 보았는데 만일 중국이 필리핀 영토를 다시 침범할 경우는 바로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중국을 겨냥했다는 거죠. 백신은 백신이고 중국과의 영토분쟁은 미국과 함께하는 뭐 전략적 투 트랙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백신개발 국가와 회사는 돈 참 많이 벌 거예요. 예전에 인도에 결핵 사례도 말씀 한번 드렸지만 결국은 이런 값비싼 약들은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한테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고. 또 많은 사람들한테 혜택이 갈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 신약을 개발하고 또 신약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걸 또 임상을 잘해서 제품화시킬 수 있는 그런 것들 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큰 회사들이 노력을 해야지만 우리나라의 ‘제약 주권’ 자체도 강해지고.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장기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윤: 제가 조금 전에 제약 주권 얘기하면서 국가간 갈등 문제 말씀 드렸는데요. 사실 미국 드라마 중에 ‘라스트 쉽’이라고 하는 드라마가 있어요. 시즌 4탄까지 나왔나 그런데...

어느 날 팬데믹이 돌아 사람들이 괴질, 질병으로 다 이제 죽어나가고 이런 상황이 된 거에요. 그런 상황 속에서 바다 한 가운데 있었던 생존한 군함을 중심으로 치료약을 찾아 나서고, 그 다음에 배가 가는 곳에서 사람들을 치료해 다시 국가를 재건한다는 내용인데... 그 안에도 정치적인 얘기들이 있고, 외교나 군사적 갈등이 나옵니다. 바이러스 발병 원인을 잡으면 치료약이 나올 수 있잖아요? 그것 때문에 국가 간에 갈등이 일어나고, 전쟁이 벌어지고... 이런 것들이 묘사가 되고 있어요.

그래서 코로나 사태 속에서 국가들 간의 상황도 좀 예의주시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김: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변이되고 있다고 하니까 국민 입장에서는 크게 걱정이 되는 거예요. 이게 변이가 되면 백신을 또 다시 만들어야 되고 또 다른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또 만들어야 되고... 결국 기술력이 축적되어 있는 회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잖습니까? 그러면 제약 후진국들은 계속해서 선진국을 쫓아갈 수밖에 없고, 어떻게 보면 보이지 않는 종속관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잖아요?

◇윤: 그런 위험성도 있고요.

◆김: 바이러스가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고, 지구 온난화 이후부터... 장마도 지금 50일 이상 지내면서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단순히 우리가 불확실성 얘기하면 경제파트에서만 불확실성을 얘기하지만, 지금 이런 질병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제약 경쟁력을 가지려면 회사는 지금처럼 신약 개발에 노력해야 하고. 또 그 회사는 거기서 또 경쟁 우위를 가지려고 계속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이익을 얻어 또 개발하고 이런 선순환이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거기서 일하는 담당자들이나, 회사의 어떤 마케터들 또한 함께 맞물려서 발전해야 하고 성장할 수밖에 없고, 기업의 경쟁력에 맞게 회사가 비전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일선에서 일하는 담당자들 또한 하이퀄리티 마인드를 가지고 업무에 임할 필요가 있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윤: 자본의 논리에 의해 사람의 생명이 경시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될 수 있도록 제약산업도 발전해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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