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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리칼럼(48)] 안녕, 온더레코드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권기효 멘토리 대표 승인 2021.03.31 13:11 의견 0

‘실험’이라는 말만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단어도 없지만, 실험은 언젠간 끝나기 마련입니다. 그동안 그 끝은 대게 “원 없이 해봤다!”보다는 “조금만 더 해보고 싶은데…”라는 아쉬움과 욕심을 더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온더레코드>와의 이별은 조금 다른 기분입니다.

‘이게 될까?’, ‘어떻게 하지?’, ‘누구와 하지?’ 등 막연한 아이디어와 ‘하고 싶다’는 의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시절 막막함이 커질 때 찾아가면, 언제나 함께 고민해보자고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온더레코드>였습니다.

“이제는 밖에 내놔도 되겠다.”

3년 전 만나 첫 펠로우로 실험을 함께하고 마지막 컨퍼런스에 오기까지, 우리는 그동안 함께한 많은 고민 속에서 ‘첫 완성’을 이뤘습니다. 이 ‘첫 완성’을 통해 우리의 자산을 만들었고, 이 자산을 바탕으로 또다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벤처 필란트로피(Venture Philanthropy)의 마지막.”

<멘토리>가 <아산나눔재단>의 ‘파트너십 온’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면, <C Program>과 <온더레코드>를 통해서는 ‘멘토리다움’을 완성했습니다. ‘파트너십 온’의 마지막 기수였고, <러닝랩>의 처음이자 마지막 펠로우로, 우리나라의 두 개뿐이던 벤처 필란트로피 방식의 마지막을 모두 함께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나?” 싶을 정도로 슬프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런 실험을 함께 해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또 생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이 좋아 실험이지, 지원해주는 쪽에서는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을 테죠.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C Program>의 핵심은 ‘실험에 투자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이런 좋은 동료를 또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우리에겐 행운인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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