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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아빠! 그냥아빠?(30)] 다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조연호 작가 승인 2021.07.05 13:2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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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은 계획이 있을까?

현대의 문제점은 참 많습니다. 우리 세대보다 윗세대는 ‘라떼’를 언급하면서 요즘 세상의 부정적인 부분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가 어렸을 때랑 비교했을 때도 분명 달라진 게 많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부족하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부모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더 심해졌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집마다 자녀가 많지 않고, 세상이 흉흉해져서 아이들끼리 어울리기도 힘드니, 자연스레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훈련도 부족하고 협력할 일도 별로 없습니다. 그 결과 대인관계도 과거처럼 끈끈하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성’을 접하는 루트도 비공식적인 경우가 많아서 잘못된 성 의식을 갖게되는 경우도 있어서 다른 이성의 ‘성’에 대한 존중심도 부족합니다. 그나마 고등학교까지는 아이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잘 짜여있던 계획은 성인이 된 순간부터 스스로 짜야만 합니다.

이제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혹, 도움의 연장이 있다면, 고시 공부를 하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할 동안까지 지원해 줄 수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부모의 계획은 열심히 공부시켜서 좋은 대학교에 보내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데까지 계획을 짜놓았는지도 모릅니다. 덕분에 우리나라 공무원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 ‘세상’이라는 목표를 세워주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세상’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세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안아한테 “세상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줍니다. 물론, 안아는 ‘세상’을 아직 잘 모르니 이해하기 힘든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아가 성장하면 아빠의 말을 충분히 이해할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피아노 학원을 보내면서 ‘혹, 좋은 작곡가가 되면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미술 학원을 보내면 ‘세상에 행복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보냅니다. 외국어 공부를 시키면서는 ‘더 다양한 세상을 보고,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의 성과에 대한 욕심이 없진 않습니다. 남들이 봤을 때, ‘잘’하는 아이였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있으니까요.

굳이 나눠서 분류할 수는 없지만, 위에서는 무형의 것들에 대한 계획을 말했습니다. 이제 유형의 교육 목적을 말해보겠습니다. 눈에보이는 목적은 당연히 육체와 관련한 것입니다. 즉, ‘건강’입니다. 조기 교육의 대명사 ‘칼 비테’와 관련한 일대기를 보면, 매일 건강을 위한 산책이 있었습니다. 산책의 유용성과 관련한 내용은 책으로 나올 정도로 많지만 가장 큰 목적은 건강이었습니다.

안아는 6살 때 발레를 시작했습니다. 이사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이어 가지 못했지만 2년 정도 꾸준히 발레를 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인근 호수 주변 2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걷습니다. 장난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즐겁게 걷습니다. 덕분에 코로나 동안에 올라왔던 살들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일이 없다 보니, 아이들의 활동하는 시공간도 대부분 학원 차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학원도 고학년이 되면, 더 보내지 않습니다. 가정마다 조금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나면, 책상을 떠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위한다면 꾸준히 육체를 위한 활동도 계획에 포함해야 합니다.

요즘 안아는 수영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방학이 되면, 수영장을 보내려고 합니다. 물론, 아이가 원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다 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그리고 한 번 다니면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걸 아이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처음 배울 때는 힘들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체력은 나이에 반비례해서 떨어집니다.

◇ 새로운 시대에 맞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귀찮게 그 모든 걸 어떻게 다 따지면서 아이를 가르치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펼쳐집니다. 적어도 한동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야 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정보화 시대에 큰 혼란을 맞이했습니다. 5G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면서도 2G 수준으로 사용하십니다. 아무리 손녀가 뽀로로를 틀어 달라고 해도 스마트TV에서 유튜브를 찾아줄 수 없습니다. 혹은 손녀가 잠시 가지고 논 본인의 스마트폰을 보면서 당황해 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니까요. 하지만, 정보화 시대부터 변화를 경험했던 지금 우리 자녀들의 부모 세대들은 새로운 적응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의 세대가 분명히 변하는데, 그 시대를 잘 이해하지 못한 부모일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그러니 부모들의 세대를 생각하면서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하며 세우는 자녀와 관련한 계획은 많은 수정이 필요합니다.

안아의 꿈은 ‘아이돌(너무 자주 바뀌어서 최근에는 성우라고 하네요)’입니다. 그러면서 디자이너도 하고 싶고, 비행 승무원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 시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꿈은 하나였습니다. 과학자, 정치인, 선생님, 운동선수 중 하나를 선택했죠. 물론, 꿈은 계속 바뀌었고 자신이 원한 바람을 실현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꿈은 자유롭게 꾸지만, 현실은 꿈과 다르니까요. 그러나 분명히 부모 세대와 아이들이 생각하는 꿈의 의미는 다릅니다.

부모의 꿈은 평생 직장과 같은 의미였고, 추상적으로나마 세상을 위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꿈은 다양하지만 개인적입니다. 세상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이 흥미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합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의미가 똑같은 게 아닙니다. 언어의 통시성과 공시성을 따져서 아이들과 대화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성공,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은 부모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다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깊은 골을 만들고, 결국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 좋은 아빠TIP

1. ‘라떼’를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좋은 점은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 계획을 세울 때 반영해야 합니다.

2.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부모는 변하는 시대를 아이들보다 먼저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부모 세대와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가 다름을 인정하고,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을 위한 계획이 진짜 아이들을 위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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