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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총재 선거, 공통의 적을 만들어 승리한다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승인 2021.09.23 09:01 의견 0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 관심을 있다면 왜 2A라는 아베-아소의 연합과 고노 타로(河野太郎)의 대결 구도가 생겼는지 궁금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아베-아소와는 이념이 맞아 연합을 꾸민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라는 인물이 아베-아소와의 공통의 적으로 작용한다.

아소 타로 현 부총리의 경우, 2008년 9월 24일 내각 발족시 지지율은 51.1%이고 중의원 임기가 1년여 남은 시기에 취임했다. 당시 이시바는 농림수산대신으로 아소 당시 총리의 내각에 있었지만, 지방선거에서 6연패를 당하자 이시바는 아소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당시 아소 총리는 7월 21일 중의원을 해산하였고 취임 약 11개월 만인 2009년 8월 30일 역사적 참패를 기록하면서 퇴진하게 됐다.

아베 전 총리의 경우도 2012년 9월 있었던 자민당 총재 1차 선거에서 141 대 199로 이시바 시게루가 우세한 상황이었지만, 1차 선거에서 과반수를 넘지 못하자 대다수 의원들만 투표하는 2차 선거(결선투표)를 실시했고, 여기서 파벌의 지원을 받아 108대 89로 선출됐다.

그런데 이시바 시게루는 당시 아베 총리가 저지른 비리 문제에 대해 자민당에서 함구하던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올바른 소리를 했다. ①모리토모 학원 토지가격 인하 문제와 관련하여 “상당히 기괴한 이야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해관계가 어떻게 되어있고, 누가 어떤 권한으로 결정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대놓고 아베를 비난했고 이를 두고 아베 주변에서는 “뒤에서 총을 쏘았다”고 반발했다.

②2018년에도 가케 학원 문제 관여를 부인하는 아베를 염두해 “있었던 것을 없었다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도망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을 뿐 아니라, ③2019년에 ‘벚꽃을 보는 모임’과 관련한 정부의 자세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국회인데, 충분했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고 하는 등 사사건건 비난(사실 올바른 목소리이지만 아베 입장에서는 비난으로 인식)했다.

불교경전에서 나온 일본 속담에 “베푼 정은 없던 일로 하고, 받은 은혜는 돌에 새겨라”(かけた情けは水に流せ。受けた恩は石に刻め)”라는 말이 있는데, 반대로 일본 정치판(나가타쵸)에서는 “받은 은혜는 적으로 갚고, 베푼 은혜는 잊지 마라(受けた恩は仇で返せ かけた恩は忘れるな)”라는 말도 있다. 고노 다로는 2A(아베-아소)에게 접근을 시도도 했지만, 이런 배경을 가진 이시바가 고노를 지원한다고 하니 2A(아베-아소)의 공통의 적이 된 것이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예상대로 고노 타로가 1차 선거에서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고 2차 선거(결선투표)를 하게 되면, 2A(아베-아소)의 생각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

즉, 1차투표는 의원들 각자가 파벌의 의사가 아닌 자유투표를 하되 표가 분산되어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하고 2차 투표로 가고, 2차 투표(결선투표)에서는‘돈과 인사권’을 가진 2A(아베-아소)의 생각대로‘손타쿠’(마음을 헤아려 행동한다)할 것이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는 아베와 아소, 그리고‘그들의 적’과의 싸움이 될 것이며, 이것이 정치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mwBGofa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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