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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산어촌(134)] [쌀은생명이다] 누군가엔 또 다른 안식처가 되는 새벽 논 풍경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04.07 13:55 의견 0

계절은 무더위를 뚫고 가을로 가을로 향하고 있습니다.
달력의 시간은 8월을 지나 9월로 나아갑니다.
가을 걷이의 상징과 같은 논의 벼들도 결실의 시간을 기다릴 것입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예전에 찾았던 농가에서 새벽 논을 담았습니다.
전날 내린 비가 논의 벼들을 촉촉히 적시고 있었습니다.
낱알이 여물어 가는 벼들은 시원한 풍경속에서 생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벼 곳곳에 얽기설기 선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물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크기가 크지 않고요.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자세히 살펴보니 거미들이 쳐 놓은 거미줄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벼들이 거미들에게는 집을 지을 수 있는 터전이 된 셈입니다.
거미줄 하면 왠지 꺼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폐가나 흉가, 으스스한 동굴을 상징하기도 하는데요.

그 덕분에 거미들도 사람드에게서 환영받지 못합니다.
우리들에게 유해한 해충들을 박멸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데도 그들의 만든 거미줄의 끈적끈적한 느낌은 혐오감을 높입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이런 거미줄이 무공해 농사의 상징이라면 생각이 좀 바뀌지 않을까요?
거미들도 농약사용이 없는 곳에서만 거미줄을 치고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거미줄이 처진 논의 풍경은 유기농 농사를 실천하는 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거미들이 함께 하는 우리 쌀도 더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농약 사용이 없는 유기농 벼 재배지역은 거미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쌀을 먹을 수 있고 다른 생물들에게 멋진 안식처가 생기는 셈이죠.
이렇게 유기농 재배는 우리 생태계를 살리는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유기농 농작물은 그 재배의 어려움과 함께 생산물의 모양이 예쁘지 못합니다.
면적대비 생산량이 적은 탓에 가격도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유기농 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 부담이 커짐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우리 환경을 살리고 몸에 덜 유해한 농작물을 먹을 수 있다면 그만한 투자도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편안한 안식처와 좋은 쌀이 함께 하는 풍경을 더 많이 볼 수 있을테니 말이죠.
이번 가을 거미줄 처진 논에서 나는 쌀들이 더 많이 우리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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