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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드라마 "엉클" 민지후 역 배우 이경훈 - "음악천재인 '지후' 만의 사랑스러움 넘치죠"

- '엉클'에서 아역으로 첫 주연 맡아 매 회 화제 모으며 최고 시청률 달성
- 음악천재 연기 위해 피아노, 노래, 댄스 등 두루두루 개인교습 받아
- 롤모델은 송중기, 선함 베푸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

글렌다박 기자 승인 2022.02.28 19:16 | 최종 수정 2022.02.28 19:19 의견 0
드라마 '엉클' 스페셜 포스터

2021년 12월 11일 방영을 시작해 2022년 1월 30일 종영한 TV CHOSUN 토·일미니시리즈 ‘엉클’(연출 지영수, 성도준/극본 박지숙/제작 하이그라운드, 몬스터유니온)은 12년 만에 만나 한 집 살이를 하게 된 오합지졸 가족의 유쾌, 힐링 성장기를 그렸다.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진 에피소드와 동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영상미, 배우들의 특급 호연 등 ‘엉클’만의 비교 불가 매력은 안방극장에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첫 방송에서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2.2%로 출발했던 ‘엉클’은 14회에서 수도권 시청률 10.5%, 최종회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 9%를 기록, 무려 5배가 껑충 뛴 경이로운 상승세를 나타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서로의 얼굴도 몰랐던 삼촌과 조카가 12년 만에 만나 한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티격태격, 알콩달콩한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냈지만, 주거갈등과 교육문제, 양육권 소송이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모습들이 눈물을 쏟게 했다. 여기에 속도감 넘치는 전개는 “지루할 틈이 없다”, “눈 깜짝할 새 흐른 한 시간”이라는 호평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마지막 회에서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왕준혁(오정세)이 건강을 되찾고, 7년 후 대세 유망주 뮤지션으로 거듭난 민지후(이경훈)와 왕준혁-송화음(이시원), 왕준희(전혜진)-주경일(이상우)이 대가족을 이룬 ‘꽉 찬 해피엔딩’이 담기면서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엉클'에서 아역으로는 첫 주연을 맡아 매회 화제를 모았던 '민지후' 역의 배우 이경훈과 만나 ‘엉클 스페셜-못다 한 이야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작품의 비하인드 이야기와 배우로서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배우 이경훈


▶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특별히 ‘엉클’ 작품 전후로 일상생활이 바뀐 게 있다면?

긴 촬영 기간에 비해 드라마가 너무 빨리 끝난 거 같아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역이 드라마에서 많은 역할을 하기가 싶지 않은데, 이런 역할을 주신 감독님한테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합니다. 연기 인생에 큰 은인인 것 같습니다. 감독님을 포함해서 제작진들과 모든 배우가 고생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 행복합니다.

일상에서는 학교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좋아해 주십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많이 표현해주시는 거 같지는 않습니다. 친구들도 ‘너 연기 잘하더라’, ‘네가 자랑스럽다’ 같이 말해주긴 하지만 일상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댓글은 ‘귀엽다’, ‘오정세 배우와 케미가 좋다’, ‘연기 잘한다’라는게 대부분인데 그중에 ‘왕석현이 이렇게 컸나’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엉클'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역도 오디션 과정을 여러 단계에 걸쳐서 출연 여부가 결정됩니다. 처음부터 ‘민지후’라는 역할로 오디션을 봤고, 최종 오디션에는 오정세 배우도 참여해서 리허설처럼 오디션을 봤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지후’가 학대받은 아이여서 많이 마른 배우가 필요했지만, 감독님이 ‘경훈이의 모습에서 너무 사랑스러운 민지후의 모습이 보였다. 시청자분들도 사랑스러워할 거 같아서 뽑았다’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뚱뚱한 건 아니지만 약간 통통한 느낌이 있거든요.

▶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대사도 많고 다양한 촬영도 소화해야 했는데, 작품 촬영 전후로 가장 많이 걱정하거나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그래도 그동안 영화에서 주인공 역할을 해서 긴 호흡의 작품을 하는 게 익숙하기는 했습니다. 체력도 좋은 편이고요. 물론 드라마는 영화와는 다른 환경이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또 역할이 크다 보니까 연기적인 부분도 수업을 받아야 했고요.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작품 들어가기 전에 살을 조금 빼 오길 요구하셨어요. 고상하고 어른스러운 아이 역에 맞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연기 솜씨보다는 ‘지후’만의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 특별히 '지후'를 연기하며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려고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음악천재’를 연기해야 해서 피아노, 노래, 댄스 등을 두루두루 보여 드리기 위해 레슨을 받으면서 준비했습니다. 또 학대받은 친구였기 때문에 체중 감량을 위해 노력했는데 촬영 중간에는 관리를 못 했더니 요요현상이 오기도 했어요. 그리고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이 연기에 대해 요구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연기학원 선생님이신 이수련 선생님과 고민하며 연기연습을 같이 했었습니다.

▶ 극을 한가득 채우는 '지후'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우선은 사랑스럽고 귀여운 지후에게서만 보이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역할 상으로는 불우한 환경에 처해 애어른으로 자란 아이잖아요. 시청자분들에게 ‘보호 본능’을 자극하고 공감하는 점도 많아 좋아해 주셨던 거 같습니다.

▶ 체력적인 면에서나 연기, 혹은 다른 이유로 인해 가장 힘들게 촬영한 장면과 반대로 가장 즐겁게 촬영한 장면을 각각 소개해주세요.

힘들었던 장면으로는 포크댄스 장면이 있는데 운동장에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촬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날씨도 더워서 다들 힘들어했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동선이나 카메라 위치를 맞춰야 했는데 여러 명이 하는 춤이라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반대로 즐거웠던 촬영은 극 중에 운동회 장면이 있어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실제로 운동회를 하지 못하는데 다 같이 모여서 꼬리잡기, 피구, 달리기, 공굴리기 등을 하니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 많은 시청자분이 '지후'와 '엉클킹'의 티키타카를 좋아해 주셨는데, 촬영 현장에서의 오정세 배우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실제로 장난도 많으시고 관심표현도 많이 해주시는 분이셨습니다. 또 그런 모습이 영상에서도 자연스런 티키타카로 나타났고요. 연기적으로도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같이 대사연습을 해주시며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배우는 아이디어가 많아야 한다’고 하면서 신기한 뉴스나 신기한 기사, 그림 등을 보여주시기도 했어요.

한 번은 소품 중 장난감 총이 있는데 삼촌(오정세 배우)이 ‘가지고 놀라’고 해서 놀았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소리가 나지 않는 거예요. 당황했는데 삼촌이 ‘네가 고장 내서 이제 촬영 못 하겠다’라고 해서 더 당황했었거든요. 알고 보니까 저를 놀리려고 삼촌이 배터리를 빼놓고 준거에요. 그것도 모르고 제가 울먹거리니까 삼촌이 당황해 수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전혜진, 이상우, 윤희석, 송옥숙 등 여러 중견 배우들과도 촬영을 했는데 어른들과 연기하는 건 어땠나요?

모든 배우분들하고 연기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다들 자상하셨고요. 제가 처음 해본 연기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가르쳐주셔서 신기하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송옥순 배우님한테 뺨을 맞는 장면이 있는데 현장에서 제게 ‘긴장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안 아프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하게 아프지 않고 잘 표현됐던 거 같습니다.


▶ 중견 배우들 사이 유일한 아역배우로 출연한 장면도 많았는데 현장에서 어려웠던 점, 반대로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현장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삼촌처럼 엄마처럼, 또는 드라마에서는 나쁜 아빠였지만 현장에서는 좋은 아빠같이 잘해주셨거든요. 윤석환 배우님도 제가 ‘형님’이라면서 인사를 드리곤 했습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친구들하고 같이 촬영할 때와 달리 같이 놀 친구들이 없어서 함께 게임을 못 한다는 것 정도일 거 같습니다.

좋았던 점은 역시 감독님이나 제작진들 또 성인 배우들이 많이 이뻐해 주고 관심 가져주셔서 좋았습니다. 또 연기적으로나 앞으로 배우 인생에 대해서 여러 가지 좋은 조언도 해주셔서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제가 아직 어려서 모든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없으니까 촬영장에 함께 온 아빠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던 것도 있습니다.

▶ 또래 아역배우들과의 연기 합은 어땠나요?

(박)시완(박세찬 역)이는 작년에 개봉한 ‘아이들은 즐겁다’라는 영화로 재작년에 6개월 동안 촬영했던 친구입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비슷하게 악역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너무 착하고 조용한 친구입니다. 공부도 잘하고요. 요즘 자주는 못 보지만 절친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년 동안 같이 작품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입니다.

또래 아역배우들과는 촬영 두 달 전부터 작품을 위해서 만났습니다. 앞서 소개한 시완이나 (윤)해빈이, (고)경민 형은 원래 알던 친구들이고, 하연이는 처음 만난 친구인데 원래 작품을 많이 하던 친구들이어서 제가 배울 게 많았던 친구들이었습니다. 성격들도 다들 너무 착해서 항상 만나면 웃는 걸 참느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연기한 친구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 촬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체험학습 촬영을 열매반 친구들하고 다 같이 갔는데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체험이어서 재미있었던 거 같습니다. 마치 어린이집 다닐 때 친구들하고 소풍 갔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날 마침 ‘엉클’ 촬영 마지막 날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 거 같습니다. 요즘은 소풍을 가지 못하니까 간접적으로 경험한 기분이었습니다.


▶ 이번 작품의 OST 세 곡을 직접 불러 의미를 더했는데, 평소에도 노래 부르는 걸 즐기나요?

그렇게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평소에 흥이 있긴 합니다. 잘하진 못하지만 랩을 즐겨하는데 소코도모의 ‘회전목마’를 좋아합니다. 김하온과 비오도 좋아고요. 윤도현 가수의 ‘나는나비’와 정동원 형의 ‘물망초’도 즐겨 듣습니다. 작품 중에서는 ‘저 산 너머’라는 영화에서 노래를 불러 본 경험이 있긴 한데, 이번에는 노래가 더 많아서 재밌기도 하고 어려움도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고병욱 음악감독님이 여러 가지 도움을 많이 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 드라마에서 '지후'와 '준혁'은 서로에게 엄청난 존재인데요. 실제 삶에서 '엉클'('준혁')과 같은 존재가 있나요?

아빠 대학 친구 중에 땡 삼촌이란 분이 있는데, 어려서부터 같이 캠핑도 다닌 적도 있고 아는 것도 많아서 여러 가지 도움을 주십니다. 요리도 잘하시고요. 가끔 슈퍼맨처럼 해결해주시기도 합니다.


▶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요?

아직은 현장에서 제작진분들하고 배우분들하고 작업하는 게 즐겁습니다. 저는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아빠는 아직 제가 어리니까 좀 더 경험해보고 결정하라고는 하십니다. 제 롤모델이 송중기 형인데 형처럼 선함을 베푸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 전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경훈다운 연기'를 각인시킬 수 있길 바랍니다.

▶ 2022년 배우로서의 목표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현재는 차기작을 위해서 오디션을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랬던 거처럼 긴 호흡으로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봉준호 감독님을 뵐 일이 있었는데 ‘연기 잘한다’라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봉 감독님 작품에 한 번 출연을 해보고 싶습니다. 배우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소망이라면 앵무새를 키우고 싶습니다. 아빠랑 약속한 게 있는데 꼭 달성해서 키우고 싶습니다.

▶ '엉클'을 시청해준 시청자들과 팬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마디.

그동안 ‘엉클’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민지후’를 너무 사랑해주셔서 저도 힘이 많이 납니다. 또 다른 작품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2022년, 저희 노래처럼 우리 같이 살아요!

[사진=TV CHOSU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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