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우진아 時_20] 술

우진아 승인 2022.05.31 09:00 의견 0

너 때문 나는 외로웠다

어제 일도

오늘 일도

나 위한 것이라며

항아리 물

내게 쏟아 부었다

너 때문 나는 괴로웠다

미래 일도

현재 일도

나 위한 것이라며

유리병물

내게 쏟아부었다

너 때문 나는 서러웠다

고운 삶

젊은 꿈

나 위한 것이라며

독 그릇물

내게 쏟아부었다

주발 대접 입맞춤에

유리컴 입맙춤에

뚝배기 입맞춤에

내 취기 머물동안

그 취기에 놀아나

인생도

히망도

청춘도

그렇게 그렇게

모두 잃었다

이젠

허탈감만 갓 쓴 채

오직 방랑자 남루 한 벌

어이 쇠하는 줄

왜 몰랐던가

▶우진아:
천편 넘는 습작 시를 남겼다. 작고 후 가족들에 의해 열 권 넘는 습작 노트가 발굴되었다. 경남 거창 출신. 우진아는 그의 필명이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