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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육상자위대 헬기 추락사건과 음모론

정회주 전문위원 승인 2023.04.28 13:03 의견 0

육상자위대가 운용중인 UH-60JA (출처: 육상자위대)

지난 4월 6일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인근 해상에서 육상자위대 UH-60JA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사고기에는 지난 3월 30일 부임한 8사단장 사카모토 유이치 육장(중장) 등 10명이 탑승 중(조종사 2명, 정비사 2명, 기타 8사단장 등 6명) 이었다. 현재까지 5명의 시신을 인양하여 신원을 확인한 상태이며, 해안가를 비행하였던 관계로 경로상 인근 학교 CCTV 및 여행객 등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등 외부자료를 포함한 교신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비행 당시 현지 기상도 좋았고, 정상 고도의 정상비행 상태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기 비행 경로도 (출처: 육상자위대)

그런데 문제는 중국 정보수집함이 오키나와 본토와 미야코지마 사이 해역을 남하하였다는 관련 사항을 가지고 중국 공격설이 부각되었다. 일본 국회에서도 논란이 일었고, 이에 방위성은 “(당시 인근 해역에) 중국 함정은 6일 미명이었고, 사고 시간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공식적으로 답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에서 고래가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고래를 보다가 사고가 났다” 혹은 “중국의 공격이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陸自ヘリ事故、激しい衝突の形跡に深まる疑問と不安 元幹部は「ホエールウォッチング」島民は「やっぱり中国が」”4.23, FLASH 등 다수)

관련하여 도리우미 후지오(鳥海不二夫) 도쿄대학 대학원 교수가 흥미로운 내용을 주장하고 있어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도리우미 교수는 4월 6일부터 15일까지 ‘헬기’, ‘육자’, ‘육상자위대’, ‘자위대’’라는 단어로 검색하여 382,397건의 트윗을 수집하여 ‘격추’, ‘전파’, ‘전자파’, ‘미사일’, ‘드론’, ‘중국’을 포함한 내용을 뽑아냈고, 리트윗을 포함한 90,711건을 추출했으며, 그러한 결과로 ①‘사고에 대해 회의적인 그룹’(사고 회의파)과 ②‘격추되었다는 것은 음모론이다’(음모론 부정파)라는 그룹으로 구분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번역: 정회주)

①사고 회의파의 대표적 주장은 “사고로 판정하기에는 이르다”라는 주장인 반면, ②음모론 부정파는 “음모론자와 우익국수주의자는 증거도 없이 중국군의 공격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본 데이터를 분석하면 ①사고 회의파는 136개의 1차 트윗이 16,978개의 계정에 의해 30,681회로 확산되었다. 반면, ②음모론 부정파는 53개의 1차 트윗이 8,772개의 계정에 의해 14,693회로 확산되었다. 적어도 1만 7천여 개의 계정이 사고라는 발표에 대해 회의적인 계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사고 회의파에서는 ‘격추’ 및 ‘스파이’라는 용어가 특징적으로 출현하면서 원인에 대해 언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인’, ‘반일’이라는 단어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또한 사고 회의파에 대한 트윗을 확산한 계정의 81.2%가 과거에는 다카이치 사나에를 응원하는 트윗을 확산시킨 바가 있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보면, 사고 회의파 및 음모론 부정파 모두 보수적인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중 60~70% 정도가 자민당 지지 트윗을 확산시키고 있었다. 또한, 사고 회의파 계정은 2022년 44.3%가 백신에 회의적인 트윗을 확산시킨 바 있다.

결론적으로 육상자위대 헬기사건과 관련하여 일본 정부와 언론 등에서는 모두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계정이 전체계정 107,649개 중 17,754(16.5%)개나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일본 국내에서 크고 작은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인터넷이라는 열린 공간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여론까지 좌우한다. 물론 ‘팩트체크센터’(https://factcheckcenter.jp/)가 증거에 근거해 진위를 확인하고는 있지만 대응이 늦거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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