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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우의 인물채집(1)] 공중부양 보다 가족부양이 문제라는 고수 '이외수'

시사-N 승인 2018.03.20 18:24 의견 0

이외수!그가 가둔 세상을 석방 시키다!

 

그는 외롭다!그러나 그 외로움이 창조적 원천이 되어 이외수는 오늘 거기 있다.그의 외로움이강이되고바다가 되어 마침내 이외수라는 섬을만든다.그러나 그 섬에는 배를 타고 가지 않아도된다. 다행이다.강원도 화천. 감성마을 입구에는 새한마리가 그려져있는 조그만 간판이 있다.그새의 시선을 따라가면이외수가 살고있는 그 섬이 있다.총을 든 병사가 서있는 군부대 위병소를 왼쪽으로 비껴지나이제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계곡길을 한소금 돌아가면, 그가 먹고 자고 사색하고 노동하듯글을 쓰는 삶의 공간이 있고 그런 그의삶을들여다 볼 수있는 전시공간도 거기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그의 그림과 육필원고지등이전시되어있고그의 삶과고통과 환희를들여다볼 수 있는소품들이 거기 있다.특히,전시장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낡은 철문.자기 스스로를 가두고 그 속에서 스스로 수인이되어 명상과 집필을 감행하기위해춘천교도소 납품공장에 의뢰해서 설치했던감방 문이특히 눈에띈다.
2017년 가을. 소설가 이외수와 함께

(오치우 제공)

무엇을 가두었던가세상에 널려진 분내나는 여자들의 교성"이리오너라!"를 외쳐보고픈마초의 본능그는 천진한얼굴로 히죽이 웃는다.수수께끼의 정답을 혼자 알고있는 아이의표정으로..."내가 시끄러운 세상을 가두고 살았지"바로 이게 이외수다.

 

끼니때가 되면 철문 하단부의 구멍을 통해 밥을 받아 먹으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그는 또웃는다.수줍은 표정으로 참 잘웃는다,"'칼'의 주인공은 지금무엇을 하고 있을까""'장수하늘소'에 나왔던 사람들은어찌 살까""나는 어떻게 '공중부양'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 중에는 그의 소설이나 그림보다공중부양을 보고 싶어 하는이가 많다."공중부양이요ㅎㅎ 그거 쉬운데 ...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그의 표정을 보니 정말국민체조처럼 쉬울 것 같은데...세상에서 그가 어렵다생각하는게있기나 할까있다!그가 별을 따다 주기보다휠씬어렵게생각하는거,그건"가족 부양"이다.일찌기"가족부양"만 성공했었다면 그는 아마도 지금쯤 전설속,인도의 요기들처럼 가부좌를 틀고 앉아 헬기처럼 공중부양을 하며 허공을 떠다녔을지도 모른다.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물감 값이 없어서친구인 시인 최돈선의 조언으로 좀 더 경제적인예술활동,볼펜과 종이만 있으면 되는 예술활동,비로소 소설을쓰기시작한 그는 뒤늦게 화가로서의 면모를 세상에 내놓으며 "공중부양"보다약간 어려운()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기도 한다."공중부양"으로는 절대"가족부양"이안된다는 걸 아는 이외수의 선택이 아름답다.어쨌든,화천의 계곡을 비추는 가을 햇빛이사위어가는 일요일 오후 네시에전시관한가운데 야외무대에서 국내 최고수이자 당연 세계 최고수인 대금 연주자 한충은의 연주로 예고됐던퍼포먼스 "묵향 그리고 가을"이 열렸다. 아티스트 이외수는마임의 명인 유진규와 함께 환상적인 무대를 연다."보라고!" 그의 말이 너무 짧다!그러나 보고나서 설명은 좀 길다.눈으로 보면 보이지하지만 그건 보는게 아냐,눈감아야 보여,뭐래"눈 감으면심안이 열리거든.그게 열려야영안이 열리고 그러면 보는게 아니라 함께 느끼고 교감하는 거 거든네가 나고 우리가 되는거지."늘 이런식이다.외로움이라는 섬주민이자 주인인이외수는...사위어가는 가을 햇살위로 스물거리며 퍼져가던 대금 소리가 물고기처럼헤엄치며다가오고때때로 퍼덕인다.그리고 대금과 소금소리가 어우러져 바다속 조류처럼 흐르다가마침내심연에만 사는 눈먼물고기의숨소리처럼가녀린한숨을 토해낼 때,이외수는찬물을 가르고 나타난 명태처럼무대의 백월을 겸하는 대형 캔버스를찢고등장했다.퍼포먼스의 중심을 끌고가던 마임의 명인 유진규의 존재감을 일거에 주저앉히며 왜소해보이던그의 육신이 부풀어올라 거인처럼 무대를 가득 채운다.무대에서 내려온 이외수!머리부터 먹물을 뒤집어쓴 이외수는 물총싸움을 끝낸 아이처럼웃는다."같이 사진찍자!"이외수는 이런식이다. 늘...그에게서 아티스트 백남준을 본다.생김새도 닮지않고생전에 단 한번도마주친 적도 없으며,사고의 방향성마저 전혀 다른그에게서 왜 백남준이 느껴질까아마도 그 두사람이 같은 별에서 온,어쩌면 그별에서도 아주 가까운 곳에 살았던 사람들 일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리라.최고의 예술혼으로 세상을 깨우고 먼저 가신 고 백남준님이 어쩌면 아티스트 이외수에게나머지 숙제를 남기고 간 것 아닐까소설가 이외수,화가 이외수에게서아티스트 백남준을 느끼는건 우연이 아니다.오늘, 아티스트 이외수의 새로남을 축하할 만한 이 가을이 참 아름답다.축복의 가을이다!이 가을에 세상 사람들은드디어 석방될 것이다.일찌기 세상을 가두어 버릴 커다란 감옥을 짓고모두를 가두어버린 천재아티스트 이외수가 비로소 이 가을에 감방문을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기억하는가몇백만의 팔로어들과 그 수많은 대통령후보들이 손을 내밀때도 그저 면회만 허락했던 이외수를...청량한화천의 바람한 켠을 베어내어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우리에게 전해온 아티스트 이외수는이 가을을 기해,그동안 세상의 모든이를 가두었던자신의 감방문을 열고,옛날에 가둔 세상을 석방하기로 했다고말했다.참으로축복의 가을이 왔다.자!이제 우리모두 이외수의 감옥에서무조건 석방됐다!(2017년 가을에...)

 

[글쓴이: 오치우 / 아이디어 컨스트럭터, 스마트킹 세종 제작자, 빅브라더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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