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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협력하는 개인주의자들이 만드는 새로운 시대”

[J-Connect Day 2019 특집(3)]
로컬크리에이터는 나답게 혁신하는 사람 -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전정환 센터장

윤준식 기자 승인 2019.12.31 22:42 | 최종 수정 2020.05.21 20:49 의견 0
<J-Connect Day 2019> 행사 중 만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전정환 센터장  (사진: 윤준식 기자)

<J-Connect Day 2019>의 또 다른 의의를 찾아본다면 지난 10월 11~12일 개최된 <2019 로컬크리에이터 페스타> 이후 가장 크고 의미있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행사라는 점이다. <J-Connect Day 2019>를 주관하고 있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정환 센터장은 <2019 로컬크리에이터 페스타>에서도 공동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로컬크리에이터의 발굴과 육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 <밀레니얼의 반격>이라는 저서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변화를 이끄는 라이프스타일 혁신가들을 밀레니얼 개척자라 부른다”고 언급하며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같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크리에이티브 생태계를 설명하고 있다.

▶보통 세대를 논하는 경우, 어른의 시각에서 아이를 대하듯 보는 경우가 많은데, 전정환 센터장님은 얼마 전 펴낸 저서 <밀레니얼의 반격>에서도 그렇고 이번 <J-Connect Day 2019>의 기조강연에서도 모든 세대를 수평으로 펼쳐 놓고 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소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센터장님은 오히려 ‘혁신가’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유가 궁금하다.

☞전정환 센터장: 바로 지금이 시대가 전환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그런데 시대의 전환이 빠르다 보니 이전의 세대와 지금의 세대가 경험하는 것들이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 보니 보는 관점도 달라서 세대 간 충돌이 있기도 한 상황이다.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그들이 청년기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에게 우선 순위가 되는 일들을 보면 기존 세대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취향 중심의 커뮤니티를 필요로 한다거나 ▲로컬에서 콘텐츠 가치를 만들어 내려하는 모습이, 단지 치기 어린 행동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치가 있고 우선순위가 높기 때문에 한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그 부분이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왜 그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를 주목하다보면, 은퇴를 앞둔 세대나 나처럼 다리 역할을 하는 세대도 새로운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를 같이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밀레니얼 세대는 경험도 자본도 다 부족하지 않나? 반대로 은퇴를 앞둔 세대는 경험도 자본도 풍부하다. 은퇴자가 은퇴 후에 지방에 건물을 사서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식으로 협업을 하게 된다면, 기존 세대도 은퇴 후 삶을 계속 전환하면서 다양한 네트워크 속에서 재미있게 살 수 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공감과 협력이라고 본다.

<J-Connect Day 2019> 기조강연 중인 전정환 센터장  (사진: 윤준식 기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시점’이라고도 했는데, 그렇다면 새로운 시대정신도 필요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시대정신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전정환 센터장: 이제 기존에 많이 해왔던 ‘경쟁’ 형태는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하지도 않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을 느끼게 하지도 않는다. 과거 50~60년대는 먹고 사는 게 숙제인 시대였기 때문에 그 때 세대는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래도 경제 성장을 이룬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배고프던 시절의 방식으로는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시점이 왔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이나, 가치관, 문화 이런 모든 것들이 변화해야 한다.

지금은 사람들이 각자의 가치나 취향을 추구하고 실현하려고 하는 시대다. 기존 사회와 완전이 다른 점은 먼저 자신의 가치나 취향을 구현하는데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가치 실현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게 되고, 그렇게 공동체를 형성하다보면 나의 행복도 달성되는 형태다. 이런 게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 간다고 볼 수 있다.

전정환 센터장. 저서 <밀레니얼의 반격>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새로운 시대변화를 설명했다.  (사진: 윤준식 기자)

▶새로운 시대정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혁신가로서의 로컬크리에이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전정환 센터장: 사실 로컬크리에이터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게 1년도 안된 것 같다. 지난 10월에 열렸던 <로컬크리에이터 페스타>를 기점으로 이런 용어가 보편화되지 않았나 싶은데, 이들의 영향력이 메이저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 로컬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내가 지역의 혁신가야”라고 생각해 시작한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서울에 없는 비즈니스 가능성이 지방에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시작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나답게 살고 싶은데 서울에서는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지방에 내려와 살기도 하고... 그러면서 커뮤니티가 생기고 비즈니스가 만들어지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나답게 살고 내가 지속가능하기 위해 혁신을 하다보면, 지역이 살기 좋고 일하기 좋은 곳으로 변한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혼자서는 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협력에도 열려있는 개인주의자라고 할까? 결과적으로 우리가 시대를 전환하기 위한 사회적 자본, 문화 자본이 이렇게 시작해 쌓이는 거다.

그래서 로컬크리에이터가 직업의 형태처럼 정의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춰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룰 때 “이런 사람들이 로컬크리에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위 기사는 로컬트렌드 미디어 <비로컬>과 인터넷신문 <시사N라이프>가 공동기획·취재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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