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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청·in 특별기고] 미디어 속에서 청소년이 사라졌다?

아·청·in 김상덕 공동대표 승인 2019.07.23 11:08 | 최종 수정 2019.07.24 16:49 의견 0
미디어 속에서는 청소년이 사라졌다. 큰 이슈가 된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한 청소년들조차도 성인들에게 종속된 존재로 표현되는데 지나지 않았다.  (출처: JTBC)


‘청소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얼마 전까지 이슈였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떠오르는가? 아니면 BTS에 열광하는 팬클럽 ‘ARMY’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혹은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학교 폭력, 성범죄 등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생각하며 걱정스런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겠다.

만약 학부모라면, 교육에 대한 걱정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나친 경쟁 위주의 교육 방식과 높은 사교육비, 생존/취업이 목적이 된 교육 현장 속에서 내 자녀의 인간관계나 인격 형성에 대해 걱정이 들 것이다. 

그런데, 혹시 ‘청소년’ 하면 떠오르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무엇인가? 청소년을 떠올리면서 걱정, 한숨, 두려움, 분노 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주를 이룬다면 ‘그것은 바람직한가?’ 그리고 ‘이런 현상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정말 한국의 청소년들이 그렇게 문제인가? 아니면 우리의 인식의 문제인가?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이란 누구인가? 그 인식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필자는 이 글에서 한국 청소년의 인식에 관한 미디어 속 재현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청소년에 대한 인식은 제한된 각각의 경험들을 제외하면 대다수는 언론/미디어를 통하여 얻어진 결과이다. 한국 언론/미디어는 청소년에 대하여 어떻게 재현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미디어 사회에서는 청소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미디어에서 청소년이 등장하는 사례는 놀랍게도 거의 없다. 한 예로, 2017년도 하반기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연령별로 분류할 때, 15세 미만의 청소년이 등장하는 비율은 4.3%이며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0.5%로 가장 적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7년도 미디어 다양성 조사 연구> 하반기 조사결과 참조)

이는 나이가 어리고 아직 학생이라는 특징을 감안해야 하지만 우리의 인식이라는 측면에서는 이야기 할 때 미디어 속 청소년의 존재감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뉴스의 경우는 다르다. 언론의 특성 상 사회적 이슈로서 청소년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주로 청소년과 관련한 사회문제와 그 심각성에 초점을 두기 마련이다. 따라서 뉴스 매체에 등장하는 혹은 재현되는 청소년의 이미지는 긍정적인 면들보다는 주로 부정적인 면들이 부각되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방식의 재현은 청소년과 관련한 사회 제반의 교육, 제도, 정책 및 문화에 대한 변화와 책임을 촉구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을 자칫 대상화하거나 시청자로 하여금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영향을 낳기도 한다. 

필자는 언론/미디어 사회 속에서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다는 데에 놀라곤 한다. 기껏해야 수능시험 때를 제외하고는 청소년들은 소위 중요한 일들에 밀려 잊혀져 사는 존재들과 같다.

그러나 가끔씩 뉴스 미디어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놀라곤 한다. 주로 ‘문제거리’로 재현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어른이나 혹은 청소년들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미래의 모습을 꿈꾸며 살고 있을까? 

“요즘 청소년들 문제야...”라고 혀를 끌끌 차거나, “한국의 청소년 문제는 심각해...”라고 걱정을 하는 것보다 청소년들의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삶의 자리를 살아내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더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론/미디어 속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들이 표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은 단지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을 건강하고 합리적인 인격적 주체로서 인식하고, 그렇게 자라가도록 돕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임일 것이라고 믿는다. 

[칼럼니스트 김상덕 박사 / 아.청.in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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