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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_이야기(24)] ‘좋은 리더’가 되자!

3부: 미래 지방분권 시대의 주민은 청소년 #01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2.10.17 06:00 의견 0

지금까지 지방분권과 관련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이야기해봤습니다. 최근 이슈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이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겠죠. 하지만 학교와 학원에 얽매여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한 청소년들이라면,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단언컨대, 학교와 학원만 다니면서 대학입시에 연연하기 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 우리의 두뇌가 익숙해지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새로운 시대, ‘지방분권’, ‘뉴디지털화’시대의 주역은 현재 청소년들이니까요. 어쩔 수 없이 새롭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죠.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면 걱정할 게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앞에서 말했던 4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준비할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좋은 리더’가 되자!

제8대 전국동시 지방선거부터 청소년들도 피선거권자가 돼 후보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십대 정치인이 등장할 수 있었다는 의미죠.

세계적으로 살펴보니, 독일에서는 2002년도에 만 19세 국회의원 ‘안나 뤼어만(녹색당)’이 등장했습니다. 굉장히 어린 정치인이 탄생했습니다. 무려 국회의원으로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번 선거 전까지는 법적으로 십대 국회의원 선출은 불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입후보 나이가 25세 이상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나라 기록은 고(故)김영삼 대통령이 보유하고 있는 26세입니다. 그 외에도 김영삼 대통령은 국회의원 9선이라는 기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말 평생 정치인으로만 사셨죠. 이 기록은 앞으로도 쉽게 깨기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최연소 기록은 십대 정치인들이 등장함에 따라 깨질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정치인의 나이가 어려지는 곳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 경우 고령화 탓인지는 몰라도 다소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20대 대선 이후 대통령 주요 공직자 인선 결과 ‘서육남(서울대 출신, 60대, 남성)’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니 분명히 젊은 정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앞으로 각 정당은 선전용으로나마 선거 때가 되면, 십대들을 등장 시킬 것입니다. 왜냐하면, 십대들도 유권자가 됐으니까요. 유권자가 됐다는 것은 적어도 선거 때만이라도 정치인들이 허리를 굽혀야만 하는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고령층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몰지각한 행동을 해서 ‘꼰대’라는 비난을 받아도 정치인들이 마냥 비판 할 수 없는 게 선거가 꾸준히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일정 연령(만65세)이 넘어서면 복지차원에서 많진 않아도 기초연금을 지원합니다.

이번 20대 대선 때도 기초연금 증액을 양당 후보가 공약했습니다. 대체로 30만 원대를 50만 원 수준까지 올린다고 했는데, 거의 그 수준을 맞출 것입니다. 공약을 실행하지 않으면, 바로 다음 선거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미래의 주역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피부에 닿는 정책은 추진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교육 프로그램, 급식 카드 등으로 지원하는 데, 사실 성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지원이지 청소년들이 원해서 만들어진 지원책은 아닌 듯합니다. 청소년 유권자가 생기고 십대 정치인이 등장하면 실제로 십대들이 원하는 공약이 등장하고 실행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당장) 정치체제에서 십대 정치인들의 역할은 홍보 이상은 아닐 듯합니다. 왜냐하면, 우선 충분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으니까요. 십대는 여전히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거나 대학교 저학년입니다. 학교와 학원을 주로 오가며 생활했기 때문에 정치, 특히 지방정치와 관련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대학교에 다니거나 졸업하지 않았어도 할 수 있지만(역대 대통령 중 대학 졸업장이 없는 분도 있습니다),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학습들이 꽤 있습니다.

일단, 법을 알아야 합니다. 헌법도 알아야 하고, 법률과 조례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필자도 우리나라 헌법을 처음 읽어본 게 대학시절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교과서에서 언급하는 구절 정도만 대충 기억할 뿐이었죠.

참고로 우리나라 헌법은 현재 9번 째 헌법입니다. 즉, 8번 개정했다는 것이죠. 1987년 이후 현 헌법 체제가 죽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개헌에 대한 주장과 움직임이 있긴 했으나, 개헌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나 의원내각제로의 권력 구조의 전환을 고민했던 시기도 있지만, 쉽게 개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막상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면 막강한 권력을 포기하기 힘든 것이죠. 이럴 때마다 영국 액턴 경의 말이 떠오릅니다.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Power tends to corrupt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다음으로 본인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정치인들과 토론할 수 있을 정도로 현안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말은 아버지뻘이나 할아버지뻘 되는 사람과 토론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도 하고 때로는 설득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최근에 코로나 방역 패스와 관련해서 몇 명의 고등학생이 위헌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소견을 정리해서 헌법소원을 요청했습니다. 용기 있는 일이며, 다른 청소년의 귀감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행동들이 상급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일회적 액션으로 전락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20대 대선 기간에 한 정당은 지역의 선거구 요직에 19세 청소년을 임명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주역인 청소년의 정치 등용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 또한 나름 의미 있는 정치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전국적인 차원에서 정치 참여를 하는 십대들도 있는가 하면, 필자와 가까운 지인의 자녀들은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서 친구들과 함께 탄원서를 써서 제출하기도 했고, 지역 문제에 관심을 두고 적극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21세기 들어서 청소년들의 정치참여와 행동은 확실히 발전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정치참여와 관련해서는 최근에 부상한 일이 아닙니다. 이미 의미 있는 역사적 자취가 존재합니다.

과거 일제 식민시대 때부터 청소년들은 방관자가 아니었습니다. 6·10만세 운동이나 2·28대구 학생 의거 등은 성인이 시작한 운동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독립 운동가 ‘유관순 누나(1902-1920년)’도 독립 운동을 하다가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독재 정권에 대항했던 십대들이 있으며, 군부 독재시대 때는 만20세가 되지 않은 많은 대학생이 독재타도를 외치며 민주주의 불꽃을 지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청소년들은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세계 주요 이슈에 참여하는 모습입니다. ‘말랄라 유사프사이’는 1997년 생으로 파카스탄의 세계적인 여성 인권 운동가입니다. 그녀는 성인이 되지 않은 나이에, 노벨평화상(2015년)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이며, 미성년자로 첫 수상자가 됐습니다.

관심과 열정이 있으면 공부하게 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기존 과정대로 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거쳐 전문가가 될 수도 있지만, 정치, 사회, 문화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개념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존 지식인의 개념을 벗어나 ‘신지식인’을 선정한 적도 있습니다. 제1호 신지식인이 개그맨 ‘심형래’씨입니다(2호가 정치인 ‘안철수’씨입니다). 당시에도 꽤 파격적인 선정이었고, 지식인이라는 개념이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청소년들도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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