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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최악의 2022 시즌, 새 시즌 반등 필요한 야구 천재 강백호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3.02.03 16:32 의견 0

KBO 리그 야수 중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현역 선수를 꼽으라면 키움의 이정후와 KT 강백호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두 선수는 우투 좌타의 공통점에 프로에 데뷔한 연차도 비슷하다. 선인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실력으로 입증했고 빠르게 팀의 중심 타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이제는 국가대표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22 시즌 두 선수의 처지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정후는 타격 부분에서 5개의 타이틀을 차지하며 정규리그 MVP에 올랐고 팀의 젊은 리더로서 리더십도 발휘했다. 다수의 주력 선수들이 팀을 떠난 키움에서 이정후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도 충분한 자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그동안의 활약과 지난 시즌의 성적을 더해 올 시즌 11억원의 연봉을 받게 됐다. 이제 프로 6년 차에 불과한 그의 나이와 경력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이정후가 이룬 성과와 팀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해 키움은 그 가치를 연봉으로 과감히 환산했다.

이정후는 이에 그치지 않고 7시즌을 마치는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도전할 예정이다. 부상 없이 무난히 시즌을 소화한다면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도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20대에서 KBO 리그에서 최고 타자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이정후는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영입 경쟁이 일어난다면 이정후의 포스팅 금액도 크게 치솟을 수 있다. 소속 구단 키움 역시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이정후는 이미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가 되면서 병역 혜택까지 받아 해외 진출에 중요한 걸림돌도 사라졌다. 이정후에게 2023 WBC는 중요한 오디션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정후는 WBC는 물론이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에 포함돼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이래저래 바쁘고 기대되는 이정후의 2023 시즌이다.

이런 이정후와 달리 또 한 명의 천재 타자 강백호의 2022 시즌은 그의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이었다. 강백호는 시즌 전 부상에 이어 시즌 중에도 부상으로 상당수 경기를 결장했다. 강백호는 1군에서 62경기 출전에 그쳤고 떨어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성적도 프로 데뷔 후 가장 저조했다. 0.245의 타율에 6홈런 29타점은 강백호의 성적이라 믿기 어려운 결과였다. 디팬딩 챔피언으로 나섰던 2022 시즌에서 KT가 정규리그 4위에 머문 중요한 원인 중 하나에도 강백호의 부상과 부진이 있었다.

이에 강백호는 2023 시즌을 앞둔 연봉 협상에서 큰 폭의 삭감을 받아들여야 했다. 최근 KBO 리그는 인상 요인이 있으면 대폭 상승, 그 반대라면 대폭 삭감이 중요한 원칙이 되고 있다. 특히, 고액 연봉 선수들에게 그 기준은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 2022 시즌 5억 5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강백호의 2023 시즌 연봉은 2억 9천만원이다. 물론,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삭감폭이 매우 컸다.

강백호는 이정후보다 1년 늦은 2018 시즌 프로에 데뷔했고 이정후 이상의 연봉 인상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그 격차는 매우 크게 늘어났다. 성적으로 말해주는 프로 세계의 냉혹함을 강백호는 제대로 느끼며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강백호는 어쩌면 프로 데뷔 당시 이정후 이상의 재능을 인정받았던 선수였다. 강백호는 야수 거의 전 포지션을 소호할 수 있는 운동 능력이 있었고 투수로서 150킬로의 강속구를 던지는 선수였다. 야구 천재라는 말을 실현한 선수가 강백호였다. 마침 그 이름도 유명한 농구 만화의 주인공 강백호와 같아 또 다른 의미도 주목을 받았다.

강백호는 KT에 입단할 당시 4억 5천만원의 계약금을 받았고 이는 이정후가 키움에 입단할 때 받았던 2억원을 크게 능가했다. 그만큼 강백호는 미래 가치는 매우 컸다. 강백호의 구단의 기대대로 신인 때부터 주목받았다.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타격에 뛰어난 타점 생산력까지 강백호는 단숨에 팀 중심 타자로 자리했다. 강백호는 시즌 진화하는 타자였고 리그를 대표하는 또 다른 타자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강백호는 이정후와 비교되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백호에게는 국제경기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강백호는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그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경기 중 태도 논란에 휩싸이며 이미지에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대표팀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병역 혜택의 기회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이정후와 함께 해외 리그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던 강백호지만, 그 꿈에 빠르게 다가가는 이정후와 달리 강백호는 한참 뒤 쳐지는 상황이 됐다.

2023 시즌 강백호는 자신의 존재감을 되살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KT 역시 2021 시즌 우승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강백호의 반등이 필요하다. KT에는 박병호, 황재규 등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 타선을 구성하지만, 강백호가 중심 타선에서 역할을 해야 타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강백호 역시 멀어진 이정호의 격차를 다시 좁힐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 이미 강백호는 성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고 거듭된 부상이 이어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게 부진의 큰 원인이었다. 또 한 편에서는 특유의 온 힘을 다해 때려내는 호쾌한 타격이 사라지고 공을 맞히는데 주력하는 타격이 오히려 부진의 원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강백호는 이제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고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시즌을 충실히 준비하고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 이런 강백의 재능과 반등 가능성을 믿고 2023 WBC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를 대표팀에 선발했다. 2022 시즌 성적만 본다면 어려운 결정일 수 있었고 마침 이강철 감독이 강백호 소속팀 KT 감독이라는 점에서 특혜 시비가 나올 수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강백호를 잘 아는 이강철 감독은 그의 타격 능력이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강백호는 같은 소속팀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박병호와 함께 WBC 대표팀에서 지명타자나 대타 요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강백호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백호는 올해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 선발될 가능성도 크다. 아시안게임은 강백호에게 병역혜택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함께 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올해 아시안게임은 KBO 리그를 넘어 더 큰 무대를 꿈꾸는 강백호에게는 그 꿈을 위한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강백호는 충분한 재능이 있고 매우 매력적인 타격을 하는 선수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KT의 팀명인 마법사와도 잘 어울린다. 그에게 따라붙는 자세 논란은 강한 승부욕과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결코 저평가될 선수가 아니다. 2022 시즌 부진했지만, 그 이전 성적으로 강백호는 충분히 자신을 증명했다. 2022 시즌의 부진이 강백호에게는 어쩌면 야구에 대한 열정을 더 뜨겁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이정후가 멀찍이 앞서 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강백호의 능력이라면 그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 그 시작은 2023 WBC다.

강백호가 2022 시즌의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그 정도가 얼마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2023 프로야구를 보는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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