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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 PD의 음표-쉼표-느낌표] KTBC 바리스타 챔피온 나초록

칼럼니스트 김재호 승인 2019.08.19 11:55 의견 0

오늘은  KTBC(코리아 팀 바리스타 챔피언쉽) 챔피언 출신의 커피 내리는 여자 나초록님과 즐거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나초록님은 한때 제품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새로운 도전으로 커피를 시작해  KTBC에서 당당히 챔피언을 수상하며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초록이네 ”라는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리스타 나초록  (나초록 제공)

▶HO PD: 나초록이라는 이름 너무 예쁜데요... 본명인가요?

▷나초록: 네 본명입니다. 한글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풀 초”, “푸를 록”, 풀이 푸르다라는 뜻을 가진 이름입니다.

▶HO PD: 듣기로는 제품 디자인 공부를 하셨던걸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커피는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나초록: 어릴 때 부터 시각적인 요소들을 좋아했고 'made by 초록'이라는 이니셜을 새겨 전 세계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 전공은 시각디자인이고 보통 제품 디자인을 하시는 분들은 산업디자인 전공자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미대 편입 준비를 하다가 여러 환경적 문제로 도중에 그만두게 되었어요. 편입 준비를 하면서 친구에게 학원비 두 달치를 빌렸는데, 어린 마음에 그게 가장 속상했고 빌린 돈부터 갚기 위해 도망치듯 카페에 들어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낙오자라고 생각하며 커피 기계처럼 일만 했습니다. 그러다 근무하는 곳에서 인생 처음으로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는데 그분한테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커피에 진지하게 임하게 됐어요. 제 커피 인생은 러브스토리로 시작하게 된거죠. 하하… 

그곳을 관둔 후 국내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로스팅하는 카페에 입사하게 되었고 쉬지 않고 일하며 공부했습니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듯 공부를 하면 할수록 모르는게 방대했고 작은 편차 하나로 값이 크게 달라지는 커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HO PD: 재밌네요. 나초록님의 커피 안에는 러브스토리가 있었군요. KTBC 대회를 참가 하는 과정과 당시 가장 기억의 남았던 해프닝 같은 게 있을까요?

▷나초록: 한국 커피 업계가 이렇게 성장하게 되기까지는 불과 몇 년이 안되었어요. 제가 처음 커피를 시작했을 때는 대회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죠. 근무 중 우연히 팀으로 출전 할 수 있는 블루오션급 대회 공고를 보게 됐어요. 4명이 한 팀으로 이루어져 매장에 러쉬타임을 그대로 옮겨놓은 현장 대회였어요. 긴박하고 무엇보다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대회였습니다. 팀원들 간에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데 다들 성격이 불 같아서 연습하면서 종종 싸웠던거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들 예민했었는지 하하..

▶HO PD: 본인의 이름을 딴 “초록이네”는 나초록님께 있어서 어떤 의미의 가게인가요?

나초록 : 초록이네는 제게 실험실 같은 공간이에요. 그동안 머리로만 구상해왔던 걸 실현 시킨 첫 번째 매장입니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참 이상한 힘이 있어요. 처음이다 보니 이 조그만 가게를 시작할 때 온갖 부담스러운 모습으로 머릿속에 있던 걸 다 끄집어내 시도하느라 많이 복잡하고 헤맸지만 제가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게 해준 공간입니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로기스 커피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공간을 만들려고 해요. 초록이네는 다른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손님과 일대일 대면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가게입니다.

▶HO PD: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음악 이야기를 해볼까요? 커피 내리는 여자 나초록님의 [음표-쉼표-느낌표]가 될 수 있는 인생 음악은 어떤 걸까요?

▷나초록 : 인생 음악이라는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이 음악을 듣게 된 지 얼마 안됬거든요. 올해 들어 제가 29살인데요.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데도 앞자리 수가 바뀌게 될 일은 왠지 기분이 묘해요. 평소에도 저지르는 스타일인데, 올해는 하고 싶은 건 다 하자라는 게 더욱 강해져 계획하는 일이 많다 보니 정신없이 지내고 있었어요. 우연히 하루 끝에 이 노래를 듣게 됬는데 저한테 하는 말처럼 가사가 와 닿았어요. 저에게 있어서 선물 같은 쉼표에요 선율도 그렇고 음악을 들으면서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gUSVenaVywE&feature=youtu.be


▶HO PD: 바리스타 나초록 또는 여자 나초록의 앞으로의 계획, 또는 인생 목표와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나초록 : 손님에게 친근한 바리스타가 되려고 해요. 서비스업이라는 건 자기가 가진 에너지를 정당한 범위 내 상대가 필요한 만큼 만족 시켜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 안의 에너지가 가득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저는 바리스타로서 맛을 내는 일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역량이며 보다 서비스가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물론 기본에 충실하지 않다면 기반이 없는 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겠죠

저는 감정이 예민한 사람이라 스트레스에 반응이 심한 편인데요. 분출구를 찾다 발레, 재즈, 스트릿 댄스를 배우게 됬는데 정적인 운동만 하다가 동적인 것들을 하니 성격부터 많은 게 변화되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말을 체감했어요. 제가 가진 에너지가 충분하다 보니 여유가 생기고 손님에게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더라구요.

여자 나초록의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저 포함 누군가를 그저 한 사람으로서 바라봐요. ”나초록“이라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저의 삶은 많은 것들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우선 나 자신을 많이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전에 저는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느라 스스로에게 채찍질만 해대고 칭찬에 많이 인색했어요.

쓸데없는 걱정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싶어요. 살아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사랑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나초록 제공)


◆ HO PD가 이야기 하는 음악: "그런 날" (Feat. 김호연 of 달 좋은 밤 ) – 크래커

가수 “크래커”는 작곡 , 작사 , 편곡을 직접하는 프로듀서 겸 가수이다.  “그런날” 이라는 곡은 <달 좋은 밤>이라는 밴드 보컬 김호연이 피쳐링한 곡이다.

일반 발라드로 느껴 질 수 있는 이 곡은 이례적으로 일렉트로니카나 애시드한 편곡 기반으로 되어 있으며, 전반적인 사운드의 중심은 근래 잘 사용되지 않는 일렉트로닉 피아노 사운드로 감싸고 있다. 어쿠스틱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가 앞 뒤에 가벼운 스케일 라인으로 계속 따라 붙으며 귀를 간질이고 있다. 

멜로디 라인은 세련되고 심플한 맛에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전반적인 음악 색깔을 보여준다. 곡에서 몇 걸음 뒤로 나와 지켜보면 과거 윤상이나 유희열, 015B 등과 같은 뮤지션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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