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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리칼럼(17)] 문경시, 달빛탐사대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권기효 멘토리 대표 승인 2020.09.22 09:00 의견 0
(멘토리 제공)

지난해 <삶기술학교>에 이어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세 번째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위한 도전이 이제 곧 경북 문경에서 시작됩니다!

지난주 내내 문경에 머무르면서 <가치살자> 팀과 함께 고민했습니다. 심사에서부터 준비과정, 앞으로 실행하는 과정까지 이렇게 옆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은 제게도 큰 성장의 기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심사위원이 아닌, 감시자나 평가자는 더더욱 아닌, 같은 청년으로서, <가치살자>의 미션에 공감하는 팬으로서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달빛탐사대의 1호 대원이 되었습니다.

“문경시 만의 차별점은 바로 ‘저희’입니다.”

심사를 할 때 이 사업을 하기 위한 문경시 만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다른 지역은 특산품이나 정책, 자연환경을 이야기 했지만 <가치살자>는 문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본인들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문경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준비하고 운영한다. 목포나 서천과 가장 큰 다른 점이 이것입니다. 그동안 거의 모든 지역의 멋진 행사들은 외지에서 온 청년들이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문경에서는 지역의 핫한 카페, 청년들의 작당 공간, 청년몰을 운영하는 ‘오리지널’ 문경의 청년들이 도시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돕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았던 상처와 고생했던 일들을 겪게 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들이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힘들었던 일들을, 이제 들어오는 청년들이 겪지 않도록 해주는 일입니다. 아마 도시 청년들이 지역에서의 삶을 꿈꿀 때 가장 무서운 부분이 이 부분일 것입니다.

그렇게 지역에 즐겁게 적응했다 하더라도 ‘이제 뭐 먹고 살지’라는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장점이 나오게 됩니다. <가치살자> 팀은 모두 지역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집도 사서 경제생활을 하고 있는 ‘창업가’들 입니다. 이들과 지자체, 전문 기업이 함께 먹고 살 길을 고민하고, 찾고, 정착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 입니다. 그러니 먹고 살거리는 걱정하지 마세요!

(멘토리 제공)

로컬에서의 창업은 아이템만으로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 입니다. 단순한 창업지원금이 아니라 지역에서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도와줄 지역 내 파트너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사업의 핵심은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경제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문경 청년들’입니다. 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은 것도 기특하지만, 보조금이나 지원금 없이 경제활동을 해왔고 더 나아가 이제는 외부 청년들을 데려와 ‘같이 살자’고 말합니다. 이 정도면 숨겨진 보석이 아니라 대놓고 반짝이는 보석이 아닐까요? 이런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마 로컬에서의 삶을 꿈꾸는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입니다.

결국 이 사업의 성패는 제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의 역량과 에너지는 결코 도시 청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원 한 푼 받지 않고 열심히 살았지만 지역에 남으면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고통의 시간과 경험을 줄여야한다는 이들의 이야기는 지역의 청소년들을 청년으로 키워내자는 제 주장의 든든한 근거가 되리라 기대 합니다.

사업 시작 전부터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 부담을 주는 것 같지만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주일 내내 곁에서 지켜본 이들의 열정이 부디 멋진 결과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달빛탐사대원 1호의 문경 체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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