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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종의 대한민국 리뷰] 기억과 복기: 되돌아보는 2022년 국내외 정치 이슈 (상편)

유명종 전문위원 승인 2022.12.29 11:51 | 최종 수정 2023.02.03 19:36 의견 0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잊는다는 것은 날마다 새로운 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때론 기억하고 복기해야할 것도 있다. 특히 한국정치가 퇴행을 거듭하는 현 시점에는 더욱 필요한 것이 ‘복기’다. 잊지 않고 ‘복기’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권력자들은 국민을 두려워하고 함부로 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2회에 걸쳐 2022년 국내외 정치상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022년 국내 정치 이슈 중에서 가장 극적인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이라 볼 수 있다. 당선인 본인부터 정치인 출신이 아니었던 데다, 국민의 힘 내부의 부진함, 보수통합의 진통 등 내부적인 문제 이외에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 돌풍이 거셌기 때문이다. 개표 시작부터 대접전으로 시작해 박빙으로 이어지다 결국 막판에 승리를 거뒀다. (사진출처: 국민의힘)


◆1월: 뜨거워져 가는 대선 열기

대선의 열기로 뜨거운 1월이 시작되었다. 여전히 주가가 오르던 이준석은 기싸움에 들어갔고, 캐스팅 보트를 쥔 안철수가 나섰다. 좌충우돌하는 윤석열 캠프가 정상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의문시 되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방역패스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소상공인들의 원성을 샀다. 사실상 무의미한 규제로 선거에 미세하게나마 악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또한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합당하였으나 별 영향력 없는 정치퍼포먼스에 불과했다. 이 와중에 지지율이 전혀 오르지 않는 심상정은 선거일정을 중단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반토막이 나고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는 치열하고 팽팽한 선거전을 이어갔다. 양자토론도 계속 무산되었고 안철수는 한때 17%라는 지지율을 형성하며 자기로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2월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하지만 국내에선 대선보다 더 관심을 끌지 못했다. 중국의 무리한 방역정책과 편파 판정 등으로 동계올림픽은 국제적 위상을 전혀 높이지 못한 채 흘러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적인 태풍의 눈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접전은 지속되었고 안철수 캠프 유세버스에서 선거운동원들이 사망하는 사고로 안철수 후보의 선거일정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완주를 외치고, 한편으로는 윤과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계속하였다.

민주당은 다당제와 책임총리제 도입,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 각종 정치개혁 공약을 쏟아내며 중도층을 공략하려 했지만, 여전히 여당인 민주당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치개혁에 무심한 모습을 보였다.

2월 24일, 러시아의 움직임에 우크라이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곧바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 순식간에 시작된 전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초기에는 파죽지세로 몰아치던 러시아는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평원에 묻힐 지경에 이르렀다.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젤렌스키 급부상

3월이 되면서 이재명 캠프는 김동연 캠프와 손을 잡았고, 이후 김동연은 경기도 지사가 된다. 결론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큰 이득을 본 이는 김동연이라 할 수 있겠다.

3월 2일 방역패스가 중단되었다. 한 달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단견으로 인해 민주당은 박빙의 승부처에서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3일에는 안철수가 윤석열과 조건없는 단일화에 합의했다. 과연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이 단일화로 중도를 표방하는 제3지대는 시대전환을 제외하고 거의 소멸지경에 이르렀다.

8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사수를 결의하며 국제적 지도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9일, 역사적인 대선 투표가 진행되었고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윤석열 후보 당선을 예고했다. 10일 윤석열 당선 확정, 이재명 후보의 대선결과 승복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후 이재명은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 행보를 선택했고, 이어 당 대표가 되며 민주당은 방탄 정당으로 변모하고 만다.

안철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되었지만 허울뿐인 위원장이었고, 지금은 여당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어질 지경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안철수는 과연 보수정당의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이었고, 이로서 용산 집무실 시대가 열리게 된다. 초대 총리로는 한덕수씨가 물망에 올랐고 예정대로 총리가 되었다.

◆4월: 지방선거 국면 전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4월이 되자 대선의 열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다시 지방선거 국면으로 전환이 되었다. 송영길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오세훈에게 완패하여 정치적으로 큰 데미지를 입게 된다. 이재명은 민주당 장악의 수순을 밟기 시작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10일 영국 존슨 총리가 키이우를 방문하여 전쟁은 사실상 러시아 대 EU의 대리전이 되어 버린다. D+50일을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인플레에 불을 붙이게 되고,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도 전에 스리랑카는 디폴트를 선언하게 된다. 한편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선언하면서 트위터의 늪에 빠지게 된다.

18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하며 안철수는 보수의 길에 서게 된다. 경기지사는 김동연과 김은혜의 대결로, 강원지사는 이광제와 김진태의 대결로 굳혀졌는데, 김진태가 승자가 되며 이후 레고랜드 발 채권대란이라는 금융참사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후 김진태 지사는 전혀 책임지지 않는 태도로 집무를 지속하고 있다.

30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본회의 통과로 귀결된다. 이는 대선 직전에 발의했던 정치개혁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태도로,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진영을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비춰졌다.

◆5월: 미 바이든 대통령 방한, 한동훈의 등장

5월이 되면서 재보선과 지방선거가 이슈가 된다. 안철수는 분당갑에서, 이재명은 인천 계양을에서 아주 안전한 선거를 치르면서 의원배지를 달게 된다.

배우 강수연(7일), 시인 김지하(8일)가 세상을 떠났고, 시민들 모두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1호 결제로 한덕수 임명동의안을 내세우며 보수정권의 출범을 알린다. 그러나 윤 정부의 초대 내각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한동훈 법무장관이었다. 이후 재계총수와의 만남,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 강행 등 마이웨이로 정국을 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은 윤석열 정부가 확실히 어디에 서는지를 보여주었다. 바이든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으며 한국에게 반도체 “칩4” 동맹국(한·미·일·대만)으로 확실한 전선을 형성하도록 종용한다. 또한 현대차그룹에 고맙다며 엄청난 규모의 미국 투자를 이끌어 낸다. 바이든은 단 한 번의 방문으로 미국 현지에 대한민국이 반도체, 자동차 및 연관 시설을 투자하게 했으며, 이를 계기로 다시 제조 강국으로 부상하려는 계획을 차분히 추진해 나가게 되었다.

◆6월: 국민의 힘 지방선거 압승, 글로벌 인플레발 금융위기 시작

6월, 지방선거와 재보선이 끝나면서 다음 총선 이전까지 윤석열 정부의 초기 정국이 형성되었다. 선거 결과는 여당인 국민의 힘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경기지사 김동연 후보가 신승을 거둔 덕에 민주당은 겨우 참패는 면했다. 국회로 간 안철수는 당 대표에서 일개 의원이 되며 견제받기 시작하고, 민주당은 친명과 반명이 난타전을 펼치는 등 당권 투쟁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하여 미국은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기 시작하였고, 전 세계의 금리가 인상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폭풍이 시작된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는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전 세계 자산 시장이 폭락의 징후를 보이면서 경기침체의 짙은 어두움도 함께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2023년 초에 전 세계를 뒤덮는 자산시장 폭락과 경기침체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무너지며 수많은 시민들이 도탄에 빠지게 될 것이다.

8일에는 전국노래자랑의 국민MC 송해 옹이 소천하며 추모 열풍이 불어닥친다. 후임으로 개그우먼 김신영이 선정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10일에는 뜬금없는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기사(중앙일보 6월 10일자)가 이슈가 된다. 이재명, 오세훈, 한동훈 등이 차기 물망에 오른다. 정권 초에 불거진 이 기사는 윤석열 정부 패스의 의지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21일, 누리호 발사 성공의 기쁨도 잠시, 여당에서는 이준석의 당권투쟁이 점입가경으로 전개되지만 완전히 패배하고 가라앉게 된다. 과연 이준석은 부활할 수 있을까?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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