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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거버넌스(11)] 태평양 위의 수많은 돛단배같은 블록체인 거버넌스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19.10.08 20:38 의견 0

넓고 넓은 태평양에 수많은 돛단배가 떠있다 한들 제각각 표시가 날까? 대부분 배는 표시가 나지 않겠지만, 큰 배와 목적이 분명한 배는 구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구글에서 블록체인을 검색하면 무려 49,000,000만 건의 검색결과가 나타난다. 우리나라 인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키워드를 조금 구체적으로 명시해 ‘블록체인 거버넌스’로 검색하면 543,000건이 나온다. 역시 평생 봐도 다 볼 수 없는 수준의 정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어마어마한 정보를 훑고 글을 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거버넌스’라니? 대체 뭘 말하고 싶은거야?

그렇다면 필자가 현재 쓰는 ‘블록체인 거버넌스’ 연재는 다른 글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실, 그 차이점이 이번 연재의 특징이 될 것이며 태평양 가운데 떠 있는 수많은 돛단배 중 구분이 가능한 푯대가 될 것이다. 먼저, 기존 글들의 성격과 특징을 대략적으로나마 정리한 후, 앞으로 이어갈 글들의 특징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수십만 건이 넘는 글들이 있기에 모든 글을 읽고 정리할 수 없음을 정직하게 고백하며 글을 이어가려고 한다.

혹, 독자 중에서 ‘수박 겉핥기식’이라고 비판하고 그래서 필자의 글에 신빙성을 덜어 내려 한다 해도 막을 수 없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으로 글을 분석해서 쓸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더 정확히 분석한 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는 책에서는 사회물리학, 아이디어 흐름 등의 개념을 새롭게 제안하면서 인간관계에서 파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서 수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미래에는 분명, 참고할 목록, 참고 격언 등 모든 자료를 인공지능이 분석해서 제공해 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인공지능 시대가 아니다. 적어도 글을 쓰는 수준에서는 인간이 더 낫다. 그리고 인간이 더 많은 글을 쓰고 있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필자는 구글에 나온 자료들을 ‘수박 겉핥기’ 수준으로 읽고 정리했음을 미리 밝힌다. 그리고 기존 블록체인 거버넌스와 관련한 글들을 읽어보고 나서 몇 가지 성격으로 구분해 봤다.

▷블록체인 거버넌스 담론의 4가지 특징

첫째, 블록체인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異解)다.

즉,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정치·사회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블록체인 자체 내’의 협의 구조로만 이해하고 발전 방향으로 거버넌스를 제안한 것이다. 이런 글들은 주로 용어 설명이 나오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내의 협의 구조를 요약한다.

대체로 블록체인 개발자나, 암호화폐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주로 다루는 논의이다. 대체로 블록체인의 ‘탈중앙’ 성격이 대표적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내에서 중앙집중화 됐음을 역으로 비판하면서 거버넌스 체제를 제안하는 식이다.

둘째,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를 조금 풀긴 하지만, 주로 블록체인 중심으로 설명한다.

기존 블록체인에서 제기된 문제와 해결방법을 언급하고 탈중앙화한 블록체인 거버넌스 가능성을 선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건 아니다. 이런 경우 거버넌스 용어 이해가 상당히 부족하다.

거버넌스의 역사적 흐름과 그 역할에 대해서, 혹은 현실 속에서의 작동원리와 운용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블록체인 언어 이해만큼이나 거버넌스 언어 이해가 충분하지 않으면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제대로 정리되기 힘들다.

셋째, 필진이 이공계와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서 글을 쓴다.

이공계의 기술적인 부분과 경영 등 문과적인 분야가 접목해서 폭넓게 정리하고, 각 분야의 특징을 접목하다 보니, 글이 구체적이면서 풍성하다. 물론, 글 전체적으로는 이공계 성격이 강하다.

이공계의 언어가 많고 경영 분야의 언어가 많아서 일반 대중들이 해석하기에는 여전히 힘들지만, 협력 필진을 구성해서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논하는 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 사회적인 맥락에서의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건 아니다.

넷째,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글을 전개하는 글들도 있다.

그러나 거버넌스를 앞세운 블록체인이지,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아니다. 아마도 거버넌스보다는 블록체인이 더 익숙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부수적으로 글의 조회 수가 더 높아질 거라는 기대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거버넌스를 언급하고 그 가능성을 따져보는 글들이어서 거버넌스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한 에스토니아나 전자 민주주의를 설명하는 등의 노력은 신선하다.

그러나 현재 등장한 글들이 블록체인을 앞세우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방점이 찍혀야 할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점이 필자의 글과 기존 글들의 차이점이라고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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