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의 명불허전 영웅본색의 명장면 중 하나 주윤발이 버버리 코트를 입고 쌍권총을 쏘는 모습을 우리는 기억한다. 양손에 권총을 쥐고 끊이지 않는 총알을 계속 쏴대는 모습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 생생한데, 일본에서는 이처럼 권총이 아닌 양손에 칼 또는 검을 쥐고 공격과 방어를 하는 기술을 ‘니토류(二刀流; 이도류)’라고 한다.
이런 니토류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은 로스엔젤레스 다저스와 10년간 7억불(9,324억원)의 역사적 계약을 한 오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라는 야구선수 때문이다. 타자와 투수를 겸한 선수라는 의미에서 니토류라고 하지만 한 가지만 하기 어려운 프로 세계에서 양쪽을 다하는 겸업선수가 성공한다는 것은 야구계에서는 거의 100년 만이라고 한다.
또 다른 면에서 오오타니 선수를 주목하는 배경에는 그가 가진 니토류의 빛나는 성적뿐 아니라 타고난 성실함과 인간미에 있다. 이를 증명하는 유명한 것이 바로 그가 고등학교 때부터 ‘8개 구단으로부터 드래프트 1위’라는 확실한 목표를 수립하고 노력해 나가기 위한 ‘오오타니 만다라챠트’(大谷翔平マンダラチャート)다.
자신이 가진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해 8가지 목표를 정했으며, 각각의 목표마다 8개의 세부적인 실천목표를 정했다. 여기를 보면 야구를 위한 기술적 노력 뿐 아니라 멘탈 관리와 인간성, 행운을 잡기위한 노력 관련 목표를 어린 나이인 17살 때 정했고, 무엇보다 이 목표를 꾸준히 실천했다.
오오타니 쇼헤이의 만다라챠트
행운을 잡기 위해 해야 할 일조차도 훈련과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①인사, ②쓰레기 줍기, ③방 청소, ④도구를 소중하게 사용, ⑤심판에 대한 태도, ⑥긍정적 사고, ⑦응원을 받는 사람이 되자, ⑧책 읽기 등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신경쓰지 않으면 대충 넘어갈 수도 있는 것들을 세부 실천 목표로 했다는 점이다. 가끔 “오오타니 선수가 행운을 줍는다”면서 경기장의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보도되는데, 대중은 이같이 신선한 모습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오오타니를 만나기 위해 JTB라는 일본의 여행사가 ‘오오타니 투어’를 만들었다. 지난 2월 8일 공개된 오오타니 투어는 한국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관람만을 위한 것인데, 전석이 내야석이지만, 하네다-김포 이코노미 항공편, 호텔 일반실, 호텔에서 고척 경기장까지의 교통편을 제공하는 3박4일 투어(2경기 관람)로 728,000엔 상당이다. 2박 3일 투어(1경기 관람)은 498,000엔으로 두 상품 모두 추첨으로 확정되었는데, 응모한 수는 약 200배였다고 한다. JTB의 오오타니 투어는 2인 프로그램으로 1인 혹은 3인은 추첨에 참가할 수 없다. 결국 2경기를 관람하고자 하면 원화로 환산했을 때 2인 1,500만 원이나 하는 큰 금액이다. 이런 거금을 지불해서라도 오오타니를 보겠다는 것이다.
한편, 오오타니 부인에 대한 공개도 화제가 되었는데, 얼마 전까지는 결혼 사실도 SNS를 통해 깜짝 공개했을 정도로 사생활 노출을 피해왔다. 부인이 누군지도 비공개를 유지해 왔지만, 한국으로 출발 직전에 부인을 공개했을 정도다. 최근 일본의 각종 방송에서도 이에 대한 궁금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게다가 그의 SNS에 한국 국기가 자주 등장하고 아니라 손가락 하트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오타니가 한일관계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보도마저 나올 정도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대중을 사로잡는 것은 사소한 행위가 감동을 주는 것이며, 이는 그 어떤 능력보다도 우선한다는 것이다. 겸손함을 갖춘 오오타니 선수의 5년 뒤, 그리고 10년 뒤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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