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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육상자위대 고관들 구 일본군 전몰자 기념비 참배

정회주 일본지역연구가 승인 2020.07.01 11:10 의견 0

정복으로 ‘여명지탑’을 참배중인 육상자위대 간부(ABE Takasi 트위터), 일본군 우시지마 미츠루(위키백과)


지난 6월 23일은 오키나와 위령일(慰霊の日) 이었다. 오키나와전에서 사망한 전몰자를 추도하는 날인데, 이 날은 오키나와전 당시 지휘관이었던 ‘우시지마 미츠루’가 자결함으로써 일본군의 조직적 전투가 종식된 날에 해당한다. 2차대전 이후 오키나와현은 이날을 기념일로 제정하고 있고, 오키나와현 뿐 아니라 현내 시정촌의 각 기관들도 휴일로 지낸다.

그런데 이날 구 일본군을 기리는 기념물에 육상자위대가 집단으로 참배했다. 육상 자위대 제15여단의 사토 마코토 여단장 등 간부들이 23일 오전 5시경 구 일본군 우시지마 미츠루 사령관 등을 기리는 오키나와현 이토만시 마부닌의 여명지탑(黎明之塔)을 집단 참배한 것이다.

우시지마 사령관이 오전 4시 반에 자결한 것에 맞추어 육상자위대 15여단 여단장 등 30명이 정복으로 기념비에 참배했다. 이같은 집단 참배는 2004년부터 지속중에 있지만, 사토 15여단장은 정복을 입긴 했지만 헌화는 사비로 했고 개인차량을 이용했다며 '사적 참배'라는 인식을 강조했다.

구 일본군 우시지마 사령관은 오키나와전의 패배가 명백해진 6월 10일 연합군 측 사령관 사이먼 버크너 중장으로부터의 항복권고를 받았으나 이를 묵살한 책임도 있다. 당시 상황을 봤을 때 ‘전진훈(戦陣訓)’의 상징적 전통과 군인으로서의 자존심 등으로 인해 어려울 수도 있었다 하더라도, 6월 19일 이후 매일 4,00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결과적으로는 대규모 희생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그의 자결이 잔존병력들의 철저항전 분위기를 유도해 오키나와 주민들도 이에 말려들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주민 4명 중 1명이 사망하는 등 민간인 9만 명을 포함한 총 18만 8천여 명이 사망하는 일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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