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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리칼럼(6)] 로컬카페 vs 스타벅스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로컬 청소년 이야기

권기효 멘토리 대표 승인 2020.08.14 09:00 의견 0
(멘토리 제공)

그동안 강화도 여행객들은 주로 성공회성당을 들르거나 읍을 거치지 않고 목적지로 바로 갔는데, 이제는 읍내의 카페 <조양방직>을 찍고 강화 여행을 시작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조양방직>이 강화를 대표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강화의 산업을 이끌었던 방직공장을 카페로 변신시킨 건 아주 멋진 발상이지만, 그 속에는 강화다움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강화를 대표하는 카페가 아니라 ‘주제 없이 닥치는 대로 모으는 수집가의 커다란 보물창고’가 맞는 수식어가 아닐까 해요.

그리고 이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작은(?) 카페가 <조양방직>의 반대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타벅스> 강화점은 자신들의 색을 유지하면서 강화에 녹아들기 위한 고민을 했습니다. 강화‘고인돌’은 교과서에도 나올 만큼 유명하지만 ‘강화’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에서는 후순위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고인돌의 중요도가 더 높지만 강화를 대표하는 역사는 고려 시대입니다. 이를 활용한 것은 지역적 색을 담기 위해 정말 많이 고민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벽 곳곳에 강화의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디테일에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지역에만 있는 카페가 전 세계에 매장이 있는 거대한 체인보다 지역적 특색을 살리지 못한다면 존재 의미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로컬카페의 ‘힙(hip) 함’은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가 아니라 이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후죽순 생기는 한옥카페나 힙한 콘셉트의 카페들은 이제 매력도 없고, 힙하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저희가 생각하는 지역의 ‘힙스터(hipster)’는 꼭 전통이나 역사가 아니더라도, 내가 느낀 지역의 매력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철학 없이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것은 로컬이라 불리는 판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필요로 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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