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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_이야기(32)] 좋은 디지털네이티브란? (하편)

3부: 미래 지방분권 시대의 주민은 청소년 #09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2.11.14 10:15 의견 0

넷째, ‘좋은 디지털네이티브’가 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다소 모순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디지털화 시대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기기들을 잘 활용하는 게 ‘좋은 디지털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는데, 갑자기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참여를 권하니까요.

급속도로 인터넷이 확산한 시기에 사람들은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하다못해 매일 새롭게 생성되는 채팅방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니까요.

오죽하면 당시(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채팅 문화를 토대로 해서 등장한 영화 《접속》은 당대 최고의 스타가 캐스팅됐고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확산되고 발달하자, 기존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소멸과 개인주의, 그리고 소외현상 등을 SNS로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SNS의 효과로 기대한 이런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좋아요’, ‘싫어요’에 민감해지고 혹은 익명의 댓글에 사회적 혼란만 가중됐을 뿐이었죠. 아울러 엄청난 회원 수를 자랑하는 SNS는 그 영향력도 대단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고(특히, 페이스북의 정치적 영향력 등) 경제적 이득–대체로 광고 수익–이 이런 플랫폼의 주 수입원이 되다 보니, 순수한 정보 전달조차 어려운 실정이었고요.

결국, 돈 벌이를 위해 정보 자정작용을 포기한 것이었죠.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발전까지 기대했으나, 결론은 자본의 힘에 눌려, 역시 돈으로 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간섭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 나온 대부분의 SNS와 관련한 연구 결과물은 초기 기대를 입증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만 나열하고 있습니다. 이런 온라인의 한계 극복은 오프라인에서 가능합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모임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발전적으로 토론하면서 적절한 결과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문명 속에서 과거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면서 타인과 공유하고 활발하게 토론한다면, 개인 수준에 머물던 정보가 공동체 수준으로 확대되고 그 영향력도 더 커질 것입니다. 아울러 메타버스의 발전으로 오프라인의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한다면,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메타버스가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실재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니 발생하게 될 부작용에 대해서는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벌써부터 일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성추행 등과 같은 범죄가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디지털네이티브’는 다양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자칫 잘 못 생각하면 “과거보다 더 많은 채널이 생겼으니, 당연히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객관적인 수치만 본다면 분명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수많은 채널 중 내가 시청하는 채널은 얼마나 되나요? 여러 견해를 듣고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채널을 시청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브로드시트 신문(일반적인 크기의 신문)을 거의 읽지 않다보니, 구독자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종종 출근길 지하철 입구 등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모습을 볼 수 있고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많은 언론의 기사를 모두 접할 수 있으니, 돈을 주고 신문을 구매해서 읽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 대중교통 내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연세가 60대 이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과거에도 자신의 성향에 따라서 신문을 선택해서 읽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은 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읽었고, ‘한겨레’신문은 진보적인 사람들이 읽었습니다.

적어도 이렇게 구분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필자의 청소년 시절 한 선생님께서는 논술 준비를 위해서 다양한 생각을 참고하는 게 좋다고 하시면서 두 부류의 신문 읽기를 권하셨습니다. 이후 대학에 입학하니, 교수님들은 여러 신문을 구독해서 읽으셨습니다. 연구를 위한 자료로 활용도 하셨지만, 자신의 견해를 최대한 중립에 위치하고 싶으셨던 것이죠(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현재로 돌아오겠습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채널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케이블 채널을 거의 보지 않습니다. 주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등에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시청하겠죠. 이때, 유튜브 인공지능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시청자의 성향을 파악해서(현재까지는 왠지 어색한 권유지만) 계속 유사한 콘텐츠를 소비하기를 제안합니다.

즉, 내가 보수적인 성향의 채널을 주로 시청했다면, 점점 더 보수적인 성향의 콘텐츠를 제안하는 식이죠. 심리학에는 ‘문간에 발 들여놓기(foot in the door)’라는 개념이 있는데, 처음에는 쉽게 시작했더라도 나중에는 점점 깊이 빠져든 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수많은 채널이 있어도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채널은 다양하지 않다는 의미죠. 그래서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채널, 특히 내가 현재 즐겨보지 않는 채널을 찾아서 봐야 합니다.

인간은 ‘확증 편향’이 있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콘텐츠는 기피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지 않으면, 쉽게 한 쪽 사고에 매몰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인생의 방향이 결정된 성인들은 이런 시도조차 거부하겠지만, 계속 발전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견해를 찾아서 보고, 듣는 게 개인의 삶을 위해서도, 미래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디지털화가 더 확산되고 발전될 것입니다. ‘좋은 디지털네이티브’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현재를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합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메타버스’가 급부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본인이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과 ‘메타버스’시대의 체험과 관련한 생각을 나눠봅시다.
‘디지털네이티브’가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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