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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_이야기(29)] 어떤 시민이 좋은 시민일까?

3부: 미래 지방분권 시대의 주민은 청소년 #06

조연호 전문위원 승인 2022.11.03 00:56 의견 0


첫째, 당연한 말이지만 지역 사회에 관심을 두는 시민입니다. 지방자치제를 다시 실행하면서 분명, 과거와 비교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수도권 중심(특히, 서울)으로 자원이 몰려있다 보니, 어떤 지역이든 상대적 박탈감, 혹은 열등감을 안고 있습니다.

지역의 일자리 여부와 상관없이 청년들은 수도권에서의 직장생활을 선망합니다. 실제로 기본적인 생활비 등을 고려하면 지방 일자리 조건이 더 좋을 수 있는데도 수도권행을 선호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방에서의 청년인구 유출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방분권 시대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역 내 청소년들이 지역에 관심을 두고 활동해야 합니다. 물론, 대학 입시에 모든 학창 시절을 쏟아 붓는 현 시스템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의도적으로 지역문제에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아무리 시스템적으로 개선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미래 시민으로 살아 갈 청소년들이 무관심하다면, 시스템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소년들이 지역 정보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학습해야만 합니다. 물론, 초기에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겠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충남 금산군에는 대안학교 ‘간디학교’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안학교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 학교와 다른 시스템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학교 구성원은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산에 학교가 위치하고 있음에도 졸업 후에는 학생들이 본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령화가 심한 금산군 입장에서는 외부에서 유입된 청년들을 그대로 돌려보내는 상황이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죠. 그래서 금산군에서는 특별 사업을 진행해서 이들을 금산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금산 시장은 ‘청년 몰’을 새롭게 조성하고 주변에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춰서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됐습니다.

아울러 한 달에 한 번 ‘월장’을 개최해서 금산 내 지역은 물론, 외부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테마 상품이 됐고요. 하지만 아무리 지역 내에 좋은 지원 사업이 있다고 해도 청소년들이 동의하지 않았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다행히 간디 학교 졸업생들은 금산 지역에서 방향을 찾았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이디어도 제안하면서 말이죠. 굳이 도시로 돌아가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살아보면서 깨달은 것이죠.

둘째, 관심을 갖게 됐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역에 관심을 두면 당연히 지역 내 정보를 습득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게 정보의 취사선택인데, 좋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얻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활동해야 합니다.

다행히 현 시점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이 지역 내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열정을 환영합니다. 필자도 과거 대학생 시절에 지역에 관심을 두고 활동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열정적으로 도와줬습니다. 당시로는 보기 드문 대학생이었고, 역시 흔하지 않은 공무원이었습니다. 탁상공론(卓上空論)은 성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청소년들도 여러 가지 핑계를 대고 지역 일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일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게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대학 입학이라는 가치가 과거와 비교할 때 많이 수그러든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청소년에게 좋은 대학 입학은 여전히 ‘위시리스트’ 상단에 적혀 있으니까요.

제8대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십대(만 19세) 시의원이 선출됐습니다. 현재 대학생 신분입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인 서울’ 대학교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나이는 십대지만, 현실적으로 성인으로 대우받는 위치였죠. 그리고 비례대표로 선출된 것이니,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첫 시작이 중요합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어느 순간 보편적 현실로 확대될 때 십대 선출직이 늘어나고 좋은 일꾼도 더 많이 배출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청소년들은 적극적으로 지역에 관심을 두고 열정을 갖고 지역 일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활발한 열린 네트워크 활동입니다. 현재 기성 조직의 지역 간 네트워크는 제한된 수준입니다.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영향 받는 것은 물론이고, 세대 간 차이도 쉽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라고 하지만, 기존 물리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청소년들은 물리적 한계를 가상공간 내에서 극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메타버스 ‘제페토(ZEPETO)’에서는 ‘반모(반말 모드)’가 원칙입니다. 기성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청소년 세대는 게임을 하더라도 전 세계 각지의 친구와 만나서 교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이 발전한다면 지역 내 문제를 해소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리서치 수준을 넘어서 다양한 공기관의 활동을 찾아볼 수도 있고, 국제기구의 자료도 충분히 확보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수준이 되기까지는 꾸준한 학습이 필요합니다. 분명한 것은 기성세대와 비교할 때,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데 편견이 덜하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네트워크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지역감정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시점에서 청소년들의 열린 네트워크 활동은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십대가 ‘좋은 리더’, ‘좋은 공무원’,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노력과 학습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기성세대의 지방정치 활동과 관련해서 온고지신(溫故知新)해야 할 점과 개혁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본인이 선출직, 공무원 등이 됐다고 상상해 보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먼저 변화시켜야 할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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