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①] 끝나지 않은 이야기 - “기업은 여전히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

이연지 기자 승인 2019.04.16 01:40 의견 0

▲ 팽목항의 세월호 리본 모양 조형물 ⓒ 출처: Pixabay. 이정미

지난 2014년 4월 16일.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세월호가 가라앉으며 304명의 승객과 선원들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세월호 참사 5주기가 돌아왔습니다. 참사 이후 우리는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을 방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시민들로부터, 정부로부터, 사회로부터 터져 나왔죠. 하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근원적 원인은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정책, 기업의 안전관리 외주화, 민관유착의 구조적 병폐 등이 꼽힙니다. 세월호가 가라앉을 때 정부 대처가 늦어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사고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검찰이 소환해 수사한 300여 명 중 처벌 받은 정부 책임자는 해경 123정의 김경일 정장 한 명뿐입니다.

세월호 유족과 시민사회단체는 여전히 책임자 수사 및 처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책임자 처벌이 가능한 공소시효는 총 7년인데요, 이제 남은 시간은 2년 뿐입니다. 책임자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재발 방지 대책에 관한 논의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본지는 2년 전 “[세월호 특별기획(2)] 대참사 일어나도 처벌받는 자가 없다(2017.4.17.)”라는 기사를 통해 이 문제를 정리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청해진해운의 안전 의무 위반으로 인해 비롯됐습니다.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경영자로 지목된 유병언 회장은 사망해 책임을 물을 수 없었고, 김한식 대표이사는 징역 7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안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청해진해운 기업 자체는 ‘기름 유출’이라는 명목으로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에 대한 책임으로 김한식 대표와 청해진해운의 형량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는데요, 우리나라 현행법으로는 기업 경영진의 과실을 따지기가 어렵고 기본적으로 처벌 강도가 낮으며, 기업 자체에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제2의 세월호가 나오지 않도록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기업 처벌에 관한 법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2017년 4월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발의 기자회견 ⓒ 당시 노회찬 의원실 제공

지금도 가습기살균제 사건, 태안화력발전소 근로자 사망사건, 제주 생수공장의 고등학생 실습생 사망사건 등과 같이 기업의 안전 의무 소홀로 인한 사건 사고도 5년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고(故) 노회찬 의원이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중입니다.

‘제2의 세월호’라고 불릴 수 있는 사건이 또 일어나기 전에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려면 시민들의 관심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세월호 5주기] 기획기사에서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왜 기업 처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란 무엇인지, 이제까지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외국에는 기업 처벌에 관한 법이 있는지 등을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계속)

◆[세월호 5주기] 기사는 다음 자료들을 토대로 했습니다. ① <세월호에서 옥시참사까지,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입법토론회> (국회세미나,2016.06.23.) ②<인명피해 야기 기업 처벌법 입법 토론회 자료집>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2016.6.15.) ③<4.16 이후는 달라야한다: 안전사회를 위한 첫 걸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